• [보도자료] ‘삼성 X파일 떡값 검사 실명 공개’ 20주년을 맞이하여 [권영국 대표]
[성명] ‘삼성 X파일 떡값 검사 실명 공개’ 20주년을 맞이하여

20년 전 오늘, 노회찬 당시 국회의원이 국회 법사위 회의장에서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떡값 검사’ 7인의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한국 최대의 성역인 삼성을 건드린, 고난을 각오한 위대한 결단이었습니다.

1997년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이학수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장과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 사장의 대화를 도청한 녹취록(삼성 X파일)이 2005년 처음 보도됐습니다. 이 녹취록에는 삼성그룹이 정치·재계·언론계·검찰 등 사회지도층 곳곳에 ‘떡값’을 뿌린 불법 로비 실태가 담겨 있었습니다.

X파일의 존재만 알려지고 당사자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회찬 의원이 용기를 내어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했으나, 정작 뇌물을 주고받은 당사자들은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불기소됐고, X파일을 보도한 기자들과 노회찬 의원만이 유죄 판결을 받게 됐습니다.

노회찬 의원의 결단은 우리 사회의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검찰과 언론과 기업의 유착이 얼마나 끈끈한지를 폭로했고, 그 후 당사자들에 대한 불기소 처분과 삼성에 대한 면죄부가 이어지며 한국 사회가 반드시 풀어내야 할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떡값 검사 실명 공개 20주년을 맞이한 마음이 무겁습니다. 자신의 운명을 내건 노회찬 의원은 우리 곁을 떠났고, 검찰의 권력은 여전히 기세등등합니다. 삼성은 오히려 ‘제국’이 되어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이재용 회장 경영권 승계를 위한 국민연금 동원(뇌물공여), 장충기 사장 문자청탁 사건 등 삼성의 부패한 경영은 X파일 이후로도 반복되고 있으나, 매번 솜방망이 처벌로 봉합되거나 법망을 피해 가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연금 동원과 관련하여 뇌물공여죄로 징역을 살았던 장충기·최지성·박상진·황성수 네 전직 삼성 임원이 지난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복권된 것은 우리 사회 최후의 성역으로서 삼성의 존재를 다시금 확인케 했습니다.

검찰과 삼성의 권력에 맞서는 여정은 여전히 이어져야 합니다. 정의당은 노회찬 전 대표의 용기와 결단을 영원히 기억하며, 삼성그룹과 검찰이라는 대한민국의 두 거대권력을 민주화하고 정상화하기 위해 용기 내어 원칙의 길로 나아가겠습니다.

2025년 8월 18일
권영국 정의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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