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한국서부발전은 김용균 죽음에서 대체 뭘 배운 건가? [권영국 대표]
[성명] 한국서부발전은 김용균 죽음에서 대체 뭘 배운 건가?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는 반복되는 사고에서 대체 왜 아무것도 배우질 못합니까? 노동자 생명을 우선적으로 보호할 의지는 있습니까? 지난 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 김충현 님 사망사고와 관련한 일련의 사실들이 너무나 참담합니다.

섣부른 현장 정리와 작업 재개 요청, 변하지 않는 원하청·도급 구조 등 사태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동료 노동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소식들만 들립니다. 책임을 다하려는 모습은 안 보이고,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만 보입니다.

제가 지난 3일 현장을 방문했을 때 현장은 상당부분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기계들과 재료들이 제자리를 찾아 정리되어 있었고, 혈흔도 대부분 지워진 것 같았습니다. 현장을 보존하는 것은 상식이지만 그러지 않아 보였습니다. 김용균 때도 그랬습니다.

작업 재개는 또 어떻습니까? 발전소 노동자들은 불과 이틀 전 동료가 사망한 현장을 목격하고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전KPS는 사고 현장에서 일하는 다른 업체에 작업 재개를 요청했습니다. 고인이 속한 업체가 아니니 가능하다는 취지입니다.

사고 과정을 정확히 수사하고, 노동자들의 심리가 안정된 다음 재개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입니다. 당장 눈앞의 작업에 집착해선 안 되지 않겠습니까? 김용균 때도 그랬습니다.

원하청·도급 구조로 인해 올라갈수록 면피할 우려가 높으므로 중대재해 책임자를 찾는 과정은 철저해야 합니다. 정비 공사 방식, 설비 임차 방식, 정비사업의 업종 분류, 필수불가결 업무 포함 여부 등에 따라 한국서부발전의 책임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가 결정됩니다. 

무리한 외주화 원하청 구조가 김용균의 죽음을 낳았습니다. 제가 김용균특조위 간사로 활동하며 위험한 업무의 직접고용을 권고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권고안은 휴지조각이 됐고, 김용균과의 약속은 지워졌습니다. 그 공백 속에서 죽음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오늘 고용노동부가 강력한 감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현장을 보존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작업 재개 요청은 누구의 판단인지, 다단계 하청 구조 속에서 한국서부발전의 역할은 무엇이었는지, 죽음의 구조적 원인은 무엇이었는지 다시 분명하게 밝혀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족과 대책위가 요구하는 신뢰할 수 있는 진상조사위원회(유족 및 대책위 추천 전문가 포함)를 구성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그 결과를 가지고 원청 경영책임자 포함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대책과 유족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취하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2025년 6월 5일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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