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권영국 후보, 익산 모녀 사망사건 “삶이 저주가 되어선 안돼…모서리에 선 사람들 지지대 만들어야”
왜 삶은 누군가에게 저주가 되는 겁니까?

익산에서 두 모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딸은 한참 전에 떠났습니다. 집에서 먼저 떠나버린 딸을 마주한 어머니는 그로부터 한참 뒤인 20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옷에서 발견된 한 문장이 전해질 뿐입니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딸이 집에 있어요.”

딸은 어머니에게 미안함을 전하는 쪽지를 남겼습니다. 이혼한 뒤 살아가던 모녀는 기초생활수급자였습니다. 그러던 중 결혼한 큰 딸에게 소득이 생겼습니다. 사실상 독립생활 중이었지만 세대 분리가 되지 않아 수급 자격이 중단되었습니다. 지병마저 있었던 두 모녀는 심각한 생활고 끝에 살아가길 포기한 것입니다.

서류상 세대 소득이 아니라 실제 생활 형편에 맞춰 복지가 제공되어야 했습니다. 위기에 놓인 이들에게 버팀목이 되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취지를 살려 모녀의 생활을 보호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가족단위의 복지제도, 가족이 먼저 부양을 책임져야한다는 정책 기조가 그들의 존재를 지웠습니다. 높이 올린 복지의 허들을 그들은 넘지 못하고 고꾸라졌습니다.

왜 그들이 서류상 세대를 분리하지 않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건 중요치 않습니다. 가족이 온전한 부양을 떠 맡을 수 있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온갖 개인 찬가 속에서 왜 복지와 돌봄은 늘 가족으로 회귀하는겁니까? 그 사이에 가난이 사람들을 잡아먹고 있습니다.

다른 후보들에게 묻습니다. 우리에게 이 책임이 없습니까? 2025년에도 가난이 삶을 저주로 만드는 이 현실에 답해야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지 않습니까?

제안합니다. 삶의 가장자리에서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비관하는 이들이 떨어지지 않도록 복지안전대를 만듭시다. 이제 돌봄과 빈곤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가 책임지는 시대를 선언합시다. 가난이 죄가 되지 않는 사회 만듭시다.

부디 두 모녀가 다시 만나 평안하길 빕니다.

2025년 5월 21일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 권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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