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오늘 강남역에서 한 여성이 죽었습니다. 일면식 없는 누군가에게 영문도 모른 채 죽임 당했던 여성을 기억합니다. 저항할 수 없기에, 손쉬운 대상이었기에, 달리 설명할 수 없는 죽음에 우리는 여전히 공포와 분노를 동시에 느끼고 있습니다.
여전히 죽음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아역 살인사건에서도 가해자는 여성들을 골라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한 여성은 목숨을 잃었고, 다른 여성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동탄의 한 여성은 사실혼 관계의 남성에게 납치·살해당하기도 했습니다. 지속적인 폭력으로 수사받던 남성에게 보복당할 것을 염려한 희생자는 경찰에 2주 전부터 구속수사를 요청했지만 보호받지 못했습니다. 저항하지 못하는 약자들은 계속해서 희생양이 되고 있습니다.
바르게 직시해야 합니다. 이 살인들은 우발적이지 않습니다. 약자를 향한, 여성을 향한 살해입니다. 이 죽음들을 직시하지 않곤 반복되는 참사를 끊어낼 수 없습니다.
생존을 위협받는 시민들은 평등해질 수 없고, 평등 없는 민주주의는 위태롭습니다. 여성들이 거리에서 죽는 사회를 바꿔야 합니다. 지난 9년 사이 다양한 대안들과 요구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무엇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습니까? 여성 살인과 싸우지 않고 여성과 싸우겠다는 후보가 버젓이 말을 얹는 대선입니다. 9년 전으로 되돌아가려는 이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대선입니다.
“강남역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구호를 안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더는 여성 살해 범죄에 좌고우면 해선 안됩니다. 지금도 이미 늦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여성 살해 범죄와 싸워야 합니다.
좌절하지 않고 강남역 9주기 추모행동에 나선 시민들에게 연대와 지지의 인사를 전합니다. 권영국과 민주노동당은 여성 살해와 싸우겠습니다. 여성이 불안하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2025년 5월 17일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 권영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