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원교육
  • 당비납부
  • 당비영수증
    출력
  • 당비납부내역
    확인
  • [김제남][논평] 실질적 내용 없는 '송변전시설 주변지역 지원법'처리 운운, 밀양 갈등 더 커질까 우려

 

 

 실질적인 내용 없는‘송·변전시설 주변지역 지원법’처리 운운, 오히려 밀양 갈등 더 부추길 수 있다

◈ 피해주민들의 재산상 피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아

◈ 밀양 송전탑 공사를 마무리 짓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돼

 

어제(22일) 정부와 새누리당은 송·변전시설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법을 6월 임시국회에서 최우선 입법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력수급을 위해 불가피하게 공사를 강행하게 되었으며, 지역주민들을 위해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한전의 송전탑 공사강행을 법적으로 수월하게 보장하려는 꼼수이며, 주민들에게는 오히려 공사강행을 받아들이라는 최후통첩이나 다름없는 태도이다.

 

본 의원은 지난 4월 송변전시설 주변지역 지원법에 관한 공청회에서 ‘지원’에 불과한 현재 법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선하지와 주변용지의 가격하락에 따른 재산상 피해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입게 될 정신적, 신체적 피해 등 피해대상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대책이 하나도 수립되어 있지 않으며, 지원사업 또한 주변지역 전반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피해주민들이 직접적으로 받는 혜택은 거의 없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를 국민이 내는 전기요금으로 조성된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충당한다면 국민들에게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얼마나 당위성을 지닐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결국 이 법은 실질적인 갈등 해결이 아닌, 단지 ‘돈’으로 밀양송전탑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단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며, 장기적으로는 국가차원의 송전선로 건설 사업에 따른 지역 갈등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새누리당은 목적과 대상이 불분명한 법안을 마치 피해주민들을 위한 보상인 것처럼 포장하여 본회의 통과를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이 원하면 공사기간 완급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등 밀양 주민들을 오히려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송·변전시설 주변지역 지원법은 애초에 첫 단추부터 잘못 꿰어진 법안이다. 그동안 수차례 국책사업에 따른 허울뿐인 지원금이나 차별적 보상금이 해당 지역 공동체를 얼마나 훼손하고 파괴해 왔는지 온 국민이 지켜본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은 피해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주민들을 밀어내고 있다.

 

이미 극단의 갈등과 대립에 처한 밀양 현지의 상황을 외면하고 6월 국회에서 졸속적으로 법안 처리를 밀어붙일 경우, 이는 비단 밀양지역 뿐만 아니라 앞으로 들어서게 될 수많은 송전탑과 송전선로 설치를 두고 겪게 될 정부와 주민의 갈등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며, 또한 지원과 보상을 둘러싼 주민 간의 갈등은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밀양 주민들은 공사를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협의해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피해주민들과 전문가, 그리고 정부와 국회가 모두 모여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피해가 있는 곳에는 국가가 충분한 보상을 하는 상식적인 법과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따라서 송?변전시설 입지로 인한 피해보상은 물론 주변지역에 대해 헌법에 보장된 실질적이고 완전한 피해보상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검토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2013년 5월 23일

국회의원 김제남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