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이은주 원내대표, '노란봉투법 환노위 통과 기자회견' 발언문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이은주 원내대표, <노란봉투법 환노위 통과 기자회견> 발언문

 

일시: 2023년 2월 21일 (화) 11:15

장소: 국회 본관 앞 농성장

 

■ 이정미 대표

 

안녕하십니까. 정의당 대표 이정미입니다.

 

민주주의가 우리의 일터 앞에서 멈춰서고, 노동3권은 무력화되었습니다. 대화하자고 목소리 한번 낸다고 손배폭탄으로 입을 틀어막아왔습니다.

 

낡은 법이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의 입을 봉하고, 누구나 같은 권리를 가질수는 없는거라고 체념하게 만들었습니다.

 

“참아라, 일하다 다쳐도, 임금이 깎여도 참아라. 쌍용차 꼴 못봤느냐, 대우조선해양 사람들 꼴 못봤냐. 사장이 단체행동한다고 불이익 주면 어떻게 하냐”

 

한해 수천명이 산재에 희생당하고, 수십억의 임금이 체불되고 있는데도 우리는 고개를 돌리고, 애써 외면해야만 했습니다.

 

오늘로부터 85일 전, 정의당은 노란봉투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 천막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일하면서도 노동자일수 없었던 플렛폼 노동자들들, ‘진짜 사장’에게 한마디도 할 수 없었던 하청 노동자들, 아무리 부당한 일을 당해도 ‘손배 폭탄’ 때문에 입 한번 뻥끗할 수 없었던 이들, 우리곁의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한 85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모인 염원이, 노동자를 돈으로 짓누르는 이 세상을 바꿔보자는 평범한 사람들의 염원이 노란봉투법을 지금 여기까지 이끌어 왔습니다.

 

재벌기업과 정부는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으로 산업평화를 해친다고 우기지만, 대화가 가능해야 평화도 있는 것입니다. 결단코 노란봉투법은 산업현장에 대화와 협상의 길을 뚫어 상생의 사회로 가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아직 갈 길이 남았습니다.

노란봉투법은 지금 8부능선을 넘었을 뿐입니다.

 

소수 재벌들과 경총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정권은

노란봉투법이 위헌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법원 판결, 국가인권위 권고, 국제사회까지 제안하고 있는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삼권분립을 어겨가며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모진 대통령입니다.

 

열악한 일터에서 고통받는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들여다 봤다면 입법부와 이런 대치를 선택할수 없습니다.

 

정부가 삼권분립 정신을 짓누르려 한다면 국회의 모든 권한을 동원할것입니다.

 

오늘 정의당은 국회 노란봉투법 농성장은 철수하지만, 우리의 싸움은 장소를 바꾼 것 뿐입니다.

 

앞으로 정의당은 노란봉투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경총만을 대변하는 대통령의 거부권에 맞서기 위해 국회에서 싸워나갈 것입니다.

 

노란봉투법은 반드시 완성될것입니다.

 

정의당은 소수의 이윤이 다수의 목소리를 짓밟지 못하는 정의를, 일하는 사람이 주인되는 정치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더 나아갈 것입니다.

 

오늘 노란봉투법의 환노위 통과까지 애써주신 우리 이은주 원내대표와 국회 밖에서 단식과 농성으로 연대해주신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이은주 원내대표

 

정의당 원내대표 이은주입니다.

 

20년 전 배달호 열사, 가깝게는 우리 30여 명의 노동자와 가족들이 목숨을 잃었던 쌍용자동차. 그날의 후유증으로 아직도 병원 치료를 받고 계신 쌍용차 노동자가 오늘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생각났습니다.

 

조금 전 노란봉투법이 국회 환노위를 통과했습니다. 젊은 청춘을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다 보내면서도 자기 목소리 한 번 내지 못했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와 택배노동자들의 용기와 목숨 건 투쟁이 없었다면 오늘에 이르지 못했을 겁니다.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여러분과 노조법 개정 운동본부 여러분, 또 이 투쟁을 엄호해왔던 우리 전국의 당원들과 시민 여러분께 존경과 연대의 마음을 전합니다.

 

참 오래 걸렸습니다. 두산중공업이 청구한 65억 손배 폭탄에 고통받던 배달호 열사가 분신한 지 20년, 노란봉투법이 국회에 발의된 지 9년 만입니다. 하청노동자들이 진짜 사장인 원청의 사용자성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는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10년입니다. 노동자들의 권리와 시간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조차도 동등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번 노란봉투법 처리 과정을 통해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래 걸린 만큼 현장의 변화 역시 클 것입니다. 부당한 처우를 바로잡기 위해 법원 문부터 두드려야 했던 하청노동자들은 이제 교섭장 문을 두드리게 될 것입니다. 정리해고 반대 파업으로 평생을 불법집단이라는 주홍글씨에 살았던 쌍용차 노동자들의 비극도 다시 되풀이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환노위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노사간 대화를 정착시킬 뿐 아니라 산업현장의 평화를 가져오는 산업평화촉진법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본격적인 입법의 시간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입법의 마지막 관문인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21대 국회에서의 입법은 사실상 끝이라는 각오로 사력을 다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 국민의힘에 경고합니다. 입법폭거니 파업 만능주의니 같은 무도한 막말을 중단하십시오.

정부 여당이 바라는 세상이 손배천국, 손배 만능주의입니까. 손배 폭탄만큼이나 끔찍한 것이 정부 여당이 퍼붓는 반문명적 말폭탄입니다. 기업의 손배 폭탄에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흔들린다면 정부 여당의 말폭탄에 흔들리는 것은 바로 노동3권을 부여한 헌법정신입니다.

 

똑똑히 말씀드립니다. 기업의 야만적 손배소에 지금껏 정부 여당이 취한 대안은 회의장 줄퇴장, 대통령 거부권이 전부였습니다. 집권세력다운 책임있는 대안은 단 한 차례도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더 다른 대안이 없다면 노란봉투법을 즉각 수용하고 입법에 협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저와 정의당, 오늘 이뤄낸 진전을 반드시 입법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을 비롯한 이 땅의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헛되지 않도록 꼭 완수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3년 2월 21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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