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2년 12월 14일(수) 09:30
장소 :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입니다.
올해는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중요한 지적 자원이자 국제적으로 산업안전보건의 보편적 준거점으로 인정받는 로벤스 보고서(Robens report, 정식명칭은 일터에서의 안전과 보건에 대한 보고서)가 발간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영국은 로벤스 보고서의 권고를 기초로 1974년에 산업안전보건 관련 자신들의 법제와 시스템을 일신해, 50년이 지난 지금에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일터를 가진 나라 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피할 수 없는 위험은 없다. 다만 그 위험에 대처하는 정치와 산업, 사회의 책임이 필요할 뿐이다”라는 것이 당시 산업안전보건 개혁을 이끌었던 로벤스 경의 생각이었습니다.
세상은 계속 변하고, 산업의 조건과 구조, 양태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변화할 수 없는 것이 노동과 생명의 가치입니다. 이것은 인간과 공동체의 기본 전제이자 본질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및 산업 전반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부상하고 있는 것이 유통산업입니다. 거대 유통기업들은 이익 추구를 위해 앞다투어 기존 노동과 삶의 방식에 변형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형은 일터에서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새로운 위험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 토론회에서 다루게 되는 유통노동자들의 ‘야간노동’, ‘특수고용’, ‘가중된 노동강도’, ‘저임금’, ‘불안정’ 등입니다. 당연히 이러한 변형된 노동은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가중시킵니다.
반면, 새로운 위험을 안고 일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와 기준, 책임은 피해가 눈덩이처럼 확연하게 커진 이후에나 굼뜨게 움직입니다. 많은 부분 정치가 시민의 안전과 생명 문제에 예민하지 못한 탓입니다. 그렇하기에 변화된 위험에 맞서는 실증적 조사, 연구, 분석, 문제제기, 대안 모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기존 유통산업 내에 문제시 되었던 저임금, 감정노동 문제 뿐만 아니라 새롭게 제기되는 위험들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노동조합의 교섭력과 협상력이 높아져야 하며, 이는 안전 및 노동관련 법과 제도로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어떤 변화도 안전하고 안정된 일터에서 일할 권리를 훼손할 수 없습니다.
오늘 토론회가 일하는 시민들의 안전과 보건의 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저도 여러분들로부터 배우고, 또 입법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위험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로 여러분과 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2월 14일
정의당 원내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