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철도공사 노사합의 잠정타결을 환영한다
□ 서울교통공사 노사 합의 타결에 이어 오늘 새벽 철도공사 노사가 밤샘 마라톤협상 끝에 극적으로 잠정 합의를 이뤘습니다. 아직 조합원 인준투표가 남았지만 다행입니다. 노사 모두 수고하셨고 박인호 위원장과 나희승 사장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 노조의 정당한 작업장 안전 요구가 받아들여져 인력증원과 시설투자가 진전을 이뤘다고 합니다. 지난 오봉역 산재 사망사고 관련한 사측의 공식 사과가 있을 것이며, 인력충원을 통해 현행 2인 1조 작업을 3인 1조로 개편하고 노조가 제출한 선로개량 등 작업환경 개선 요구도 수용됐습니다.
□ 사측의 공식 사과와 근무조 개편은 진작에 이뤄졌어야 할 일입니다.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한 안전 요구가 안타까운 산재 사망 사고 발생 이후에야 사후약방문식으로 수용된 점에 대해서는 무척 유감스럽습니다. 그러나 노사 상호 간의 민주적인 방식으로 자율적인 양보와 타협에 기초해 합의 타결을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 오봉역 사망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오봉역과 같은 화물취급역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예산 300억을 국토위 예산안으로 확정해 놓았습니다. 정부와 예결특위가 이 예산을 삭감하는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 노동자와 사용자, 정치권 모두 안전한 일터와 안전한 대중교통을 만드는 일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노동조합이 제기해온 안전한 일터 만들기에 정면 역행하는 안전 인력감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전과 정당한 처우를 요구하며 헌법적 권리를 행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을 정치파업으로 예단한 채, 출구없는 봉쇄전략으로 노동자의 굴복만을 강요하며 매일같이 서슬퍼런 언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 이번 합의 타결을 비롯해 인천공항공사 파업, 서울교통공사 파업 등은 모두 사용자가 노조의 합리적 요구를 수용했기 때문에 타결되었습니다. 사측이 노조의 비판에 귀 기울이고 상호 간의 이견을 좁히고자 노력한 노사 민주주의의 정신을 통해 결실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과 국토부 장관이 직접 나서서 노동자 공격을 주도하는 화물연대 파업만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 즉, 정부가 직접 개입한 곳에서는 갈등과 충돌이 발생하고,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노사가 주도하는 곳에서는 타협이 이뤄지고 있으니 노동자들이 개탄하고 있는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강경일변도 노조혐오적 태도야말로 합의 타결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연이은 노사합의 타결 소식이 주는 교훈을 돌이켜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윤석열 정부는 화물연대와 조속히 머리를 맞대시길 바랍니다. 화물노동자들의 삶을 보듬고 물류대란을 끝내는 국가의 책임을 다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