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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10년평가위원회 의견수렴

  • [당원] 국회의원 배진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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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의견서를 제출합니다.
  • 정의당 비대위로부터 평가서 제출을 요청받고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진보정당 창당부터 지금까지 20년이 넘는 세월을 몸담아 왔습니다. 지구당을 창당하고 9번의 출마, 그리고 2번의 당선, 수도권 최초의 진보구청장으로, 정의당의 국회의원으로 진보정당을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몸부림의 기간이었습니다. 

    저 긴 시간을 돌아보고 평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지만, 진보정당의 산증인중 한명이라 자임하는 사람으로서 냉정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겠다 생각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이후 당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더 채워가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작성한 평가서는 7/3(일)에 비대위에 제출하였습니다. 일주일이 넘는동안 공개하지 않은것은 평가내용을 정리하기 위한 숙고의 시간이 더 필요한 의원님들도 계셨기 때문에 시간을 조금 맞추고자 하였습니다. 늦었지만 제가 제출한 평가서를 공개합니다.


    ■ 진단

    1. 리더십 붕괴, 전망 부재

    2020년부터 세 번의 선거에서 모두 패배하였고, 그 과정에서 기존에 당을 상징하고 대변하던 인물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새로운 리더십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탈당까지 이어지는 몇가지 이슈를 겪음. 이슈때마다 그 프레임에 갇혀서 수습에 집중하다가 대중들의 신뢰를 잃어감. 예를 들면 보다 더 과감한 민생투쟁으로 전환 국면을 뚫어내거나 하는 모습이 없었음. 
    당의 규합과 전망 제시, 위기 대응 등 모든 부분에서 당이 대처 능력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반복되었음. 과정에서 지도부와 의원단도 단결하지 못하고, 각자의 전망에 따라 움직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음. 또한, 지난 혁신위를 통해 도입된 집단 지도체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필요함.

    정파들 역시 위기를 기회로 바꿀 노선과 전망을 밝히지 못하고, 제대로 된 경쟁 없이 매번 돌아오는 선거 준비에 급급한 실정임. 

    2. 지지기반 소멸, 노동중심성 실종

    민주노총 등 노동계, 진보진영 내 반민주파, 민주당 내 비판적 진보블럭 등, 지지기반이 모두 이탈하거나 이완되었음. 정의당은 집토끼가 누구인지부터 정의해야 하는 상황임. 이중 진보정당의 근간을 이루는 ‘전통적 지지기반’은 분명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임. 그러나 비상구와 파리바게뜨 투쟁 이후 새로운 모범과 동력을 만들지 못하고 있고, 노동계에서는 정의당이 노동중심성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온 지 오래임.

    특히 중재법 이후 노동문제에 대해서 원내 활동이나 메시지 이외에 눈에 띄는 활동이 없었고, 메시지는 꾸준히 내더라도 언론의 관점에서 편집되어 전달되기 때문에, 노동중심성을 잃었다는 내외의 비판은 중요하게 성찰해 봐야 할 대목임.

    3. 활동가의 축소와 체력 소진, 간부의 재생산-수혈의 단절

    진보정당의 골간을 이뤘던 활동가들은 전망-노선-정책-조직 등 당의 토대를 닦는 일과 멀어져 있으며, 당 중앙이 위기를 겪고 선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급격하게 위축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겪었음. 이에 기존 활동가는 더이상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갈 체력이 없고, 그렇다고 새로운 활동가가 수혈되지도 않는 치명적 위기 상황에 빠졌음.

    과거 당직자들은 활동가 중심의 인적 구성이었으나, 현재는 일반직은 공채로, 실장급 이상의 고위당직은 정무직으로 채용하는 추세임. 당의 중간간부 역할을 할 신규 당직자들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성장하게 할 프로그램이 없음. 더욱이 당을 움직이게 할 기획 역량이 재생산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임.

    또한 당이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외부에서 당 활동가나 간부를 꿈꾸며 뛰어들 이유를 만들어주지도 못하고 있음.

    4. 지역활동이 사라진 정의당

    지역 활동을 유지할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적절한 타개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중앙에 의존적인 구조가 유지되었으며, 당의 상승세가 꺾이자 지역 활동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였음. 선거 기간 외에 지역활동이 거의 없으며, 규모와 질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음. 지역을 이끌 간부와 출마자들의 재생산 기능이 마비됨.

    물론 지역활동만 강화한다고 해서, 당의 지지율이 상승하지는 않는다. 중앙 정치의 영향력을 통해 당의 지지를 유효정당 수준으로 올려놓아야 꾸준한 지역활동이 접목되어 시너지 효과를 볼수 있다. 거꾸로 중앙정치가 탄탄하게 뒷받침해도 당선이라는 결실을 맺어야 할 지역에서 기초(지역기반, 간부, 출마자 등)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소용이 없다. 따라서 이 둘은 어느 것이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준비되어야 하며, 특히 지역에서 기초를 다지는 것은 단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의 우선적 과제로 삼아야 함.

    5. 민생의제에서 사라진 정의당

    민생의제에서 정의당은 ‘민주당보다 쎄게!’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존재감을 잃었음. 코로나 시기 재난지원금, 자영업자 지원 등에서 그랬고, 경제민주화법, 중재법 등 노동 관련 법에서도 그랬음. 특히 부동산 문제에 있어 민주당의 정책이 가져온 결과에 공포감을 느낀 많은 국민은 ‘더 쎄게’ 가자고 하는 정의당의 정책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음. 그렇게 정의당은 민생에서 사라짐.

    캐스팅 보트를 쥐었던 20대 국회와 달리, 이제는 대세에 영향을 줄 수 없는 의석으로 ‘누구의 구색을 맞출 것인지?’ 끊임없는 편들기 질문을 받고 있음. 여기에 휘둘려선 안 됨. 이제 공중전에 참전하여 대세를 조정할 수 없는 위치에 있으며, 유격전 혹은 게릴라전에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함. 다시 말해, 원내 상황이나 정치 상황에 대한 대응은 그것대로 하더라도, 민생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임.


    ■ 제안

    1. 노동-민생중심성 확보

    노동중심성 확보를 위해 지도부-의원단이 사활을 걸고 공동의 노력을 펼쳐야 함. 민주노총과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중재법처럼 입법과제를 선정하고 이에 함께할 수 있는 산별이나 개별노조를 조직해 내는 과정에 전 의원실과 전당이 총력을 쏟아 조직적 성과를 내는 사례를 반드시 만들어 내야함.

    민생에 있어서 정부가 기업만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 논평보다, 서민들에게 어떤 지원과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 한 가지를 선도적으로 명확하게 내세우는 것이 훨씬 이로움. 현재 물가 폭등과 금리 인상, 고환율 등으로 경제 불안이 크고, 앞으로 큰 경제 위기가 예고되고 있음. 제도를 바꾸는 전환적 주장보다,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 주장이 더욱 필요한 시기이며, 당의 작은 역량을 선택과 집중으로 최대한 끌어내야 함.
    국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 한 가지라도 명확하게 대안을 내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의당의 체질과 이미지를 바꿔내는 것이 중요함. 

    2. 재창당(당명개정과 노선 재정립)

    당연한 얘기지만, 간판 바꾸는 재창당이 아니라, 국민들앞에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진정성 있는 다짐으로서의 재창당이 되어야 함. 위에서 언급한 노동중심성, 민생중심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획득한 새로운 지지세력이 재창당의 기반이 될 것임.
    당명 개정은 노동중심성, 녹색-보라 등 진보적 가치를 재정비하고, 87년 체제에서 벗어나 더 나은 제7공화국으로 가는 방향으로의 노선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수렴될 수 있을 것임.

    3. 지역활동 혁신과 이에 보탬이 될 당비 인하

    지역활동 강화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전국적으로 평균적인 집행은 효과를 보기 어려움. 현재 지역의 기초가 미비한 우리 당의 현실을 감안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함. 가능성 있는 지역을 세밀하게 판단하고, 과감한 지원 체계를 만들어야 함. 현재로서 가장 절실하게 다가올 곳은 2024년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는 지역, 이번에 지선에 첫출마하고 2026년 지선을 준비하는 지역 등일 것임. 지역과 중앙이 짜임새 있는 태세를 갖추고, 의원실과 이 지역과의 협업체계를 구축해야함. 장기적으로는 이를 통해 모범을 창출하고 확산시킴.
    지역활동의 핵심인 조직사업을 위해서 당비인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 선거이후 인적관리를 위해서는 담아둘 그릇이 있어야 하고, 우회하지 않고 할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당원가입임. 인간관계에서 월2천원 내기 시작하면서 가입한 정당이, 지속적으로 당의 소식등을 받아보면서 스스로 당원으로의 정체성을 구축해 가게 됨. 선거시기 만났던 수많은 지지자들을, 선거가 끝나고 나서 잠시 휴식만 취하고 돌아와도 모두 소실되어 버렸던 경험은 대다수 출마자들의 공통의 고민일 것임. 

    4. 단일 지도체제를 통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곧 치러질 당직선거로 선출될 새 지도부는 단일지도체제로 복귀해야 함. 위기일수록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 체계를 구축해야 함. 집단지도체제는 위기 상황에서 장점을 발휘하지 못함이 여실히 드러났음.

    지도부와 의원단은 공동의 목표를 정하고, 공동의 노력을 통해, 공동의 성과를 내는 데에 집중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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