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정채연 청년정의당 대표 직무대행, 제67차 대표단회의 모두발언 "돌봄사회 만들기 위한 논의 시작해야"
지난 3월,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간병살인한 것으로 알려진 A씨의 징역 4년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제주도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노모를 간병살인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간병’에 한정된 사건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팽배한 ‘각자도생’, ‘돌봄의 부재’가 매우 비극적이고, 극명하게 나타난 사건들입니다.
코로나 이후 돌봄이 사회적 의제로 부상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소외되고 외면된 죽음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돌봄은 곧 청년들의 눈앞에 닥친 문제이기도 합니다.
세계 최고의 저출생율을 보유한 한국에서, 형제들과 함께 부담을 나눠질 수도 없는 외동 청년들에게는 당장 10년, 아니 5년 앞에 닥친 문제입니다. 특히나 각종 의료기관이 현저히 적은 비수도권 청년들에게 이는 정말로 혼자 짊어지기 어려운 짐일 것입니다.

돌봄은 또한 청년들 스스로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울증, 양극성 장애, 조현병처럼 20대에 가장 발병률이 높은 정신장애를 가진 청년들은 더더욱 사회의 도움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그러나 미비한 제도로 인해 쉽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악화되어 사회에서 고립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간병살인과 반대로, 오랜 기간 치료와 보호에 지친 부모가 중증정신장애인을 살해하는 간병살인 또한 늘 있어왔습니다.

돌봄은 멀리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청년들에게 곧 닥쳐올 미래이자 현재의 이야기입니다.

치매나 정신장애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모두 어느 시점에서 아프고, 병들기도 하며, 언젠가는 늙게 되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집니다. 무엇보다 ‘나’는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형성되기에, 우리는 타인을 돌볼 윤리적인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니 더더욱, 더 이상 논의를 ‘간병살인’으로 끝맺어서는 안 됩니다. 이대로라면 곧 개인이 돌봄을 감당하지 못해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점점 늘어날 것입니다.

이제 ‘돌봄사회’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대대적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의 수가를 정상화하고, 지역사회 곳곳에 의료인들이 상주하는 기관을 설립하고, 누구나 자유롭게 치료를 받으며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제도를 설계해야 합니다. 또한 사회의 약자에게 함께 할 자리를 마련해주고,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공간과 사람을 키워내야 합니다.

돌봄사회를 만드는 길에 청년정의당이 앞장서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2년 4월 11일
청년정의당 대표(직무대행) 정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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