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통령 후보, 군대 내 성평등 및 인권증진을 위한 젊은 여군포럼 간담회 인사말
일시 : 11월 26일(금) 오후2시
장소 : 국회 본관 223호
안녕하세요. 정의당 대통령 후보 심상정입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의 멋진 여성 장교, 부사관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갖게 되어 정말 뜻깊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응해주신 ‘젊은여군포럼’, 영원히 젋은 김은경 대표님, 김희정 중령님, 유은희 소령님, 전미선 소령님, 강현숙 원사님 그리고 또 한 분의 여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대한민국 여군이 창설된 지 71년 됐습니다. 6.25 전쟁 때 ‘여자 의용군 교육대’가 그 최초였는데, 지금 우리 여군은 1만 3천 명가량으로 군 간부의 약 7%(6.8%) 정예병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방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임관한 육군 부사관의 82.5%가 여군 하사였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기사를 보니 독립 운동가의 손녀, 참전용사의 딸, 여군 언니의 모습을 보고 군인의 길을 결정한 동생까지. 사연은 다양했는데 이분들의 공통점은 바로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겠다는 투철한 애국심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흔히 여성들은 군을 기피하는 것 아니냐? 이런 말이 있지만 실은 기회가 없었던 것이지 얼마든지 나라를 위해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오늘 아마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들이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대 여성들에게 군복무 의향이 있느냐 물어보면 절반 이상이 가겠다고 답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한국형 모병제를 이제는 도입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성들도 군이 더 이상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 될 수 있도록 하고, 또 여성들도 명예로운 국방의 과업에 참여할 기회를 충분히 드려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여군 부사관 경쟁률이 무려 7:1이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런 열망을 한국형 모병제로 빨리 수용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우리 여성들의 군 복무 의지를 먼저 말씀드린 것은 그만큼 대한민국 군대가 시대의 흐름에 맞게 시급히 ‘성평등 선진군대’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과연 지금 우리 군대가 여성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나? 이 점에서 굉장히 회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올해 공군, 육군, 해군에서 드러난 성추행 사망사건은 정말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 정도면 사실 국방부 장관이 수십 번 해임되었어야 할 일인데,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 이것이 시급한 대책을 바라는 저희를 아주 조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실제 병영현장의 목소리를 저도 좀 들어봤습니다. 특히 여군 부사관들에 대한 성희롱, 성추행이 아주 일상화되어 있다는 것, 여성 부사관들에게 허드렛 일 시키고, 농담 핑계로 음담패설하고,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일삼고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엄격한 계급 사회이고 닫힌 체계니까, 저항을 하면 하극상으로 몰리고, 신고를 하려고 해도 계급 위계 속에서 묵살되고, 또 재판까지 가봤자 제 식구 감싸기에 무력화되고, 그래서 결국 극단적인 선택 밖에 남는 게 없는 그런 참담한 현실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군성폭력을 제대로 기강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 ‘성 주권’을 확립해야 합니다. 제가 어제 성폭력 근절 공약을 내면서 제1의 원칙을 ‘성적 자기결정권’이 존중되는 그런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성적자기결정권을 시민의 기본권 차원에서 보장하고, 교육하고, 또 침해하면 단호히 처벌하는 그런 원칙을 군에서도 확실히 세워야 합니다.
군인은 제복을 입은 시민이기 때문에 당연히 시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을 군인도 누려야 합니다. 우리 여군들이 “나라 지키러 군대 갔지, 시중들러 간 것 아니다” 공군 이 중사께서 엄마를 볼 때마다 그런 얘기를 하셨다는 말씀이 지금 생각이 납니다.
둘째로는, 평시 비군사 범죄는 민간에 넘겨야 한다는 겁니다. 저희 당이 지금까지 강력하게 주장하고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군은 이미 스스로 기회와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공군에서 고 이예람 중사님 외에 추가로 드러난 성추행 사망 사건 역시 군이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번 이예람 중사님 사건 때 그래서 빨리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을 했고, 공군 차원이 아니라 국방부 차원에서 조사하겠다고 얘기를 했을 때 그래 봐야 군 담장 안 아니냐? 이렇게 지적을 했는데 역시 그 이후 과정도 매우 참담했습니다.
민관군 합동위원회의 권고대로 평시 군사법원은 폐지되는 것이 마땅하고, 지금 당장이라도 최소한 성폭력 사건은 민간으로 넘겨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여러분들 오늘 어렵게 저희 당에 방문해주신 만큼 우리 군 문제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주시고, 또 군복을 입은 시민의 권리가 존중되는 군대로 만들기 위한 지혜들을 제안해주시길 바랍니다. 또 아마 보도를 보셨겠지만 제가 ‘한국형 모병제’ 공약을 냈습니다. 이 공약을 좀 더 구체화하는 데도 여러분들의 오늘 말씀이 아주 소중한 토대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11월 26일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