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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평] 홍준표의 공약 속에서 트럼프의 향이 느껴진거야
[정의당 기후정의·일자리특별위원회 논평]

홍준표의 공약 속에서 트럼프의 향이 느껴진거야

막말 하나는 인정할 만한 홍준표 국민의 힘 대선 후보가 ‘에너지 정책 대전환’ 공약을 발표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전면 폐기하고, 핵발전과 그레이수소 중심으로 에너지원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덧붙여 인천, 대구, 무안, 가덕도 공항을 4대 관문공항으로 확장·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허무맹랑한 소리다. 탄소 줄이겠다고 방사능 오염을 늘리겠다는 발상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궁금하다. 홍 후보의 공약처럼 핵발전 비중을 50%로 늘리게 되면, 신한울 3·4호기 뿐만 아니라 백지화된 영덕 6기, 삼척 6기로도 부족하여 전국 각지를 핵발전소로 뒤덮게 된다. 이참에 서울 시내에도 핵발전소를 짓자는 공약은 왜 안 하는 것일까. 핵발전소 자체의 위험은 차치하더라도 끊임없이 나오는 핵폐기물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다. 전국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서울에 핵폐기물을 버리자고는 왜 안 하는 것일까. 

수소 강국 도약 공약도 마찬가지다. 내용을 보면 러시아와 미국의 천연가스(LNG)를 도입해 동해안 핵발전 전력과 결합해서 수소를 만든다고 한다. 천연가스를 개질해서 수소를 만들면 수소 1kg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10kg이 배출된다. 그레이수소는 기존 화석연료와 다를 것이 전혀 없다. 경선 토론과정에서 관련 내용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르는 모양이다. 게다가 핵발전과 결합한 핑크수소까지 언급했다. 한심할 따름이다. 수소는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그린수소여야 한다. 

공항 역시 ‘관문공항’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각지에 대규모 토목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심산일 뿐이다. 개념도 실체도 모호한 관문공항은 탈탄소 시대로의 전환을 늦추는 탄소배출시설이 될 뿐이다. 

가장 압권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폐기이다.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기존의 것을 폐기하고 핵발전과 수소 중심의 시나리오로 만들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폐기는 무슨 의미인지 알 수가 없다. 아예 폐기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목표를 세우겠다는 것인지, 다른 목표를 세운다면 어느 수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이 전혀 없다. 단순히 폐기하겠다고만 발표했다. 기후위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인지 묻고 싶다. ‘기후변화는 거짓말’이라며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던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이 떠오른다. 막말부터 얼토당토 않는 공약까지 둘은 참 많이 닮아 있다. 

탄소중립이라고 이름만 갖다 붙인 홍 후보의 공약은 결국 산업계의 입장만 대변한 꼴이다. 기후위기 극복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홍 후보는 잘 모르고 있겠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는 이미 서서히 스며들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공약은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불안하게 할 뿐이다. 지금이라도 공부를 좀 더 하길 바란다. 


2021년 11월 1일
 
정의당 기후정의·일자리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강은미, 류호정, 이헌석, 박웅두, 노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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