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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평] 아.... 그건 셧다운제 폐지가 아닌데.

아.... 그건 셧다운제 폐지가 아닌데. 
-청와대 정책실장의 '시간 선택적 셧다운제' 도입 언급에 부쳐


 지난 23일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에서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번 주 안에 셧다운제를 폐지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폐지하겠다는 말을 한 후 ‘과몰입 예방 조치와 시간 선택제 등을 이용해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거의 마쳤다’고 발언했다. 셧다운제를 폐지한다면서 시간선택적 셧다운제를 도입하겠다는 유체이탈 화법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는 자정에서 아침 6시 사이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강제 차단(셧다운)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게임중독 및 과몰입 예방과 수면 부족 방지를 이유로 도입된 셧다운제는, 실생활에서 그 목적을 이루기는커녕 청소년의 사생활•행동의 자유와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셧다운제의 뒤를 잇는 조치로 ‘시간선택제 셧다운제’를 도입하는 것도 문제의 본질을 해결할 수 없다. 만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접속을 막는다는 본질은 변화가 없으며, 청소년의 자기 결정권이 보장되지 않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회를 보장하는 척 더욱 교활하게 생색을 내는 정책일 뿐이다. 셧다운제의 형태가 바뀐다고 해서 셧다운제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 문제의 본질적 해결은 셧다운제 조항의 전면적 폐지로만 이뤄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현 정부가 청소년의 수면 부족과 건강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고 있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학습시간은 OECD에서 압도적인 상위권을 줄곧 기록해왔다. 반면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의 44%가 하루 2시간 미만의 여가생활을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진정 청소년의 건강과 수면 부족이 염려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게임 셧다운제’가 아니라 ‘학습시간 셧다운제’여야 한다.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는 셧다운제 폐지의 탈을 쓴 ‘시간선택제 셧다운제’에 반대한다. 문재인 정부가 진정 청소년의 자기 결정권을 보장할 의지가 있다면 완전한 ‘셧다운제 폐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의당 청소년위원회는 앞으로도 셧다운제 전면 폐지를 위해 힘쓰고 함께할 것이다.

2021년 8월 25일
정의당 청소년위원회(위원장 노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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