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혐오에 편승하겠다는 선언입니다
[논평]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혐오에 편승하겠다는 선언입니다

국민의힘이 '여성가족부 폐지론'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뿐 아니라 이준석 당대표까지 나섰습니다.

국민의힘의 행태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온 ‘여성가족부 무용론’을 되풀이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재미도 감동도 신선함도 없습니다. 여태껏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중 여성가족부보다 더 나은 성평등 실현 대안을 내놓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번에 또다시 여가부 폐지를 들고 나온 국민의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성 정책을 모든 부처가 다루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성평등 실현에 진정성이 없으니 명분을 위한 명분일 뿐입니다.

국민의힘이 원하는 것은 성평등이 아니라, 여가부 폐지 공약에 환호할 일각의 ‘표’일 뿐입니다. 누가 봐도 뻔하고 지겨운 술수를 언제까지 반복하실 것인지 궁금합니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은 여성가족부 예산 중 일부를 군필 청년을 위해 쓰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여성을 위한 예산과 남성을 위한 예산을 대립시키고, 여성에게 돈 쓰는 대신에 남성에게 돈 쓰겠다며 국민들을 갈라치기하는 나쁜 술수입니다.

집값 안정에 실패했다고 국토교통부를 없애야 한다는 사람은 없습니다. 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다고 고용노동부를 없애야 한다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여성가족부는 매번 폐지 논란에 휩싸여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여성가족부는 폐지하지만 성평등 실현은 강화하겠다’는 국민의힘의 입장이 거짓말이 아니려면, 적어도 아래 세 가지를 약속해야 합니다. 이런 약속 없는 여가부 폐지론은 성평등을 외면하겠다는 선언일 뿐입니다.

첫째, 현재 여성가족부에 할당된 인력보다 더 많은 인력을 정부 각 부처의 성평등 전담 인력으로 배치하겠다고 약속해야 합니다. 현재 여성가족부 공무원 정원이 275명 정도이니, 이보다 더 많은 인력이 성평등 정책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실행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십시오.

둘째, 현재 여성가족부 예산인 1조 2325억원보다 더 많은 예산을 성평등을 위한 예산으로 추가 책정하겠다고 약속하십시오.

셋째, 유승민 전 의원이 언급한 ‘양성평등위원회’를 여가부 대신 설치한다면, 성평등 업무 컨트롤타워로서 현재 여가부에 보장된 것 이상으로 권한, 지위, 독립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의힘이 이 세가지 중 어떤 것도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원하는 것은 성평등이 아니라 혐오에 편승해 얻고자 하는 ‘표’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유치하고 무용한 방식의 정치를 계속하실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2021년 7월 7일

청년정의당 대표 강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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