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 고 이선호 노동자 산재 사망 사건 해결 촉구 기자회견 발언
[보도자료] 고 이선호 노동자 산재 사망 사건 해결 촉구 기자회견 발언

청년정의당 대표 강민진입니다.

오늘 여러 정당의 청년대표자들과 청년단체들이 정부청사 앞에 모였습니다. 스물세 살, 평택항에서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 고 이선호 님이 300kg의 컨테이너에 깔려 숨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일곱 명씩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산재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노동자의 목숨을 노리는 이윤추구의 칼날 앞에 청년들도 자유롭지 않습니다. 스물 네 살 김용균, 스물 여섯 살 김재순, 스물 네 살 김태규, 열아홉 살 ‘구의역 김군’... 산재로 숨진 청년 노동자의 이름만 나열해도 발언 시간을 다 채울 지경입니다. 

우리의 목숨 값은 얼마입니까? 주어진 생의 반의 반도 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청년들의 목숨은 안전을 위해 들이는 돈보다 아깝지 않습니까? 누군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죽음의 산업현장을 방치하고, 변화를 가로막는 이들은 누구입니까. 

우리는 고 이선호 노동자의 죽음에 정부의 책임을 묻습니다. 통계만 봐도 평택항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위험한 일터였습니다. 평택항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죽은 청년 노동자는 해가 갈수록 증가했습니다. 대책 하나라도 제대로 수립하고 시행했다면 고 이선호 노동자의 죽음은 막을 수 있는 죽음이었습니다. 

자식 잃은 부모들이 엄동설한에 곡기까지 끊어가며 만든 중대재해법의 적용범위와 처벌대상을 반쪽짜리로 후퇴시킨 건 정부여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중대재해법 시행령의 내용을 두고 재계는 하청업체에서 벌어진 중대재해에 원청이 꼬리자르기를 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려 들고 있습니다. 

산재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 중 82퍼센트는 하청 노동자입니다. 고 이선호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외험의 외주화를 금지하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헌신짝 취급하며 저버린 수많은 노동공약 중에, 적어도 노동자 목숨을 지키기 위한 공약만큼은 반드시 실현해야 합니다.

우리는 정부에 계속 실망하고 있습니다. 사건 이후 관계 부처에서 보여준 태도는 여전히 실망스러울 따름입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은 대책위 면담 도중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의전을 해야 한다며 갑자기 자리를 비우는가 하면,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은 사고 발생 사실에 대해 장관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았었다고 합니다. 산재 사망 사고가 사회적 이슈가 될 때만, 여론의 눈치 보며 내놓는 말뿐인 애도와 땜질식 대책으로는 고 이선호 노동자와 같은 죽음을 막을 수 없습니다.

고 이선호 노동자의 죽음 앞에, 우리는 요구합니다. 정부는 고 이선호 노동자의 죽음과 관련한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십시오. 사고원인을 규명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평택항 전체에서 유사한 작업을 중지하고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십시오. 하청노동자의 안전을 강력히 보호할 수 있는 중대재해법 시행령을 만드십시오. 문재인 정부는 제발 더 이상, 자본과 노동의 이해관계가 부딪힐 때 노동자를 저버리던 행태를 반복하지 마십시오. 노동자 목숨에 계산기 두드리는 사회를 끝내야 합니다. 우리의 생명과 존엄을 위해, 나의 가족과 친구 동료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2021년 5월 11일 

청년정의당 대표 강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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