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소모임

  • 서울시당 페미니스트 학습 소모임 '정공타파' 1회차 후기
'정공타파'는 '정'의당에서 여성주의를 '공'부하고 성차별을 '타파'하는 여성당원 모임입니다.


정공타파 1회차 모임 후기

- 일시 : 2021년 2월 27일(토) 18시
- 장소 : 줌 화상회의 & 종로구 열정공장 (온오프 모임 별도 진행)

당내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특히 성평등 가치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내에서 여성주의를 공부하고, 당내 조직문화 그리고 성차별적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후에는 실천까지 고려할 수 있는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1회차 모임에서는 영화 <비하인더홀>을 보고 사이버 성폭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 <비하인더홀>은 불법촬영 피해와 가해 그 심각성에 대한 메시지를 선명하게 담은 영화였다. 영화의 주인공은 불법촬영 피해에 대한 우려로 밖에서 화장실을 절대 가지 않는다. 당연히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난처한 상황에 처하다가 심지어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기까지 한다. 그런 주인공은 주변에서 '예민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영화 속 불법촬영 가해자는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없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저 불법촬영물 촬영과 소비를 자신의 '취미생활'로 여긴다. 영화 중간 범죄가 발각되지만 벌금형으로 끝나자 더욱더 용기를 얻기도 한다.

영화 상영 후에는 모임원 각자가 인상 깊은 장면과 자신이 겪었던 비슷한 경험을 나누며 공감대를 만들어갔다. 공공 화장실 칸막이에 뚫려있는 수많은 구멍들, 불법촬영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사회, 범죄를 반복하는 가해자는 사실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 왜 가해자가 아닌 내가 불안해하고 공포를 느껴야 하는 것인가 등.
현실을 잘 담았고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 못하던 가해자에게도 자극을 줄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영화가 나올 필요 없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모임원의 의견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를 통해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의 출발선에 함께 섰고, 이후에는 대안과 해결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토론에 앞서, 현재 국내 성폭력 관련 법안은 어떤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흐름을 통해 변화해 왔는지에 대한 브리핑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체감하는 것과 달리 타 국가 대비 한국의 성폭력에 관한 법안 자체는 어느 정도 갖춰진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부분이 놀라웠다. 그러나 법제도상의 처벌 수위와 별개로, 사회문화적으로 이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면 실제 현실에 반영되는 것이 어렵다.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많은 문제가 후자에 해당된다.

법 제정과 별개로 현실의 변화는 더디고, 성범죄 해결에 있어서 제대로 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원칙과 방향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관련 영상 시청과 해설 이후, 변화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토론이 진행되었다.
현재 법제도상 가해자 처벌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범죄 근절을 위한 기본이다. 그를 넘어선 피해자의 회복을 목표로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해설에 공감했다. 피해자의 회복에는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성이 잘 이뤄지지 않고 따라서 재범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특성이 있다. 반복되는 고리를 끊기 위한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 지금의 성교육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결국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 한 명의 변화가 아닌 전반 사회적·문화적 변화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이 토론 도중 변화를 위한 실천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할 때 영화 <비하인더홀>의 장면이 언급되었는데, 다시 한 번 안타까움을 느꼈다. 영화에서는 불법촬영에 맞서 주인공이 가면을 쓰고 온갖 장비를 동원하여 각종 기기들을 없애 나간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주인공은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더 무겁고 더 많은 장비들로 무장한다. 범죄와 맞서는 개인에게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개인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 개인 단위의 실천이 아닌 집단, 특히 우리 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를 성평등하게 변화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임과 동시에 서울시당의 다양한 지역구에서 참석한 여성당원들을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모임이었다. 이후에 진행될 강의와 책모임에서는 더욱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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