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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에 바란다

  • [당원] 정의당 혁신위원회에 바라는 몇 가지 안에 관하여

 정의당 혁신위에 몇 가지 과제와 쟁점에 대해서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운동과의 연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본래 한국의 진보정당은 사회운동정당의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비롯한 여러 운동들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염원에 바탕하여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분당과 실패를 거치면서, 정의당은 의회를 중심에 둔 제도 정당으로서의 비전을 가지고 활동해왔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진보정당의 본래 기반을 훼손하는 자학적 노선입니다. 정치 구도 상에서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점, 그리고 사회운동과 시민사회라는 지역적, 사회적 기반을 스스로 저버리게 된다는 점 때문입니다. 정의당의 기반은 호남향우회나 바르게살기연합이 아니라, 민주노총, 여연, 전장연과 같은 사회운동이며 참여연대와 같은 시민사회와의 우호적 관계입니다. 운동이라는 본래의 뿌리를 상실한다면 진보정당은 더 이상 '진보'일 수 없으며, '정당'으로서의 존립도 위태로울 것입니다. 이미 각 지역과 운동의 현장에서는 정의당에 대한 회의와 의심이 팽배해 있습니다. 이제는 운동과 정치의 유기적 관계를 회복해갈 때입니다. 여러 시민사회의 인사들이 정치에 입문하면서 문제가 불거지는 요즘, 진보정당이 제공해야 할 것은 시민사회의 명망가의 영입 정치가 아니라 제도적이고 유기적으로 정당이 운동과 긴밀하게 관계 맺고 협조하면서 운동에서부터 정당 활동가를, 정치인을, 당의 노선과 비전과 정책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소수' 전략입니다.

 2. 지역위원회를 강화해야 합니다.
 외희중심성은 곧 지역에 대한 소홀함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지역에서 생활인이자 평당원으로 활동하는 당원들 하나하나가 우리 정의당의 중심이며 근거입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쉬우며 화려하게 느껴지는 중앙 정치에만 몰두할수록 정작 정당의 존립의 근거인 지역의 평당원들의 삶과 정서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이미 인력, 자원, 권한이 없는 지역위원회는 지역사회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지역의 당원들에게조차도 큰 영향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역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합니다. 지역, 사업장, 대학 등 당원들의 생활의 공간에서부터 대중을 만나고 조직하며 당원들이 정의당의 이름을 드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지역위원회에 더 많은 권한을, 그리고 지역위원회를 통해 당원들이 교육받고 대중들과 만나도록 해야 합니다. 지역에서부터 정치인이 커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3. 젠더 평등과 평등 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정의당의 성비는 압도적으로 남성중심적입니다. 비단 성비 자체만이 아닙니다. 문화적으로도 그러합니다. 정치 참여를 갈망하는 많은 여성들이 아직도 정의당에 거리를 둔 채 관망하고 있습니다. 정의당 활동가가 보여주는 평등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의 결여, 정의당 행사에서 나타나는 권위적이거나 폐쇄적인 문화들, 이 모든 것들이 여전히 정의당으로 하여금 시대적 감수성에서 뒤떨어진 정당으로 보이게 만듭니다. 여성 당원들이 플러팅에 시달리거나 동료 당원을 신뢰하지 못한 채 침묵하다가 탈당하는 사례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젠더 이슈가 사회의 중심 갈등축 중 하나가 되었고, 페미니즘이 시대를 최전선에서 밀고 나가며 많은 청년 여성들로 하여금 정치를 고민하도록 하는 지금, 정의당이 이에 반응하지 못한다면 기존의 여느 기성 정당 중 하나로 분류될 수밖에 없습니다. 평등문화에 대한 분골쇄신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더 많은 여성들이 필요합니다. 이 사회의 폭력과 억압을 홀로 견뎌내고 있는 이들이라면 그 곁에는 진보정당이 있어야 합니다. 진보정당이 그들이 안도할 수 있고 신뢰하는 품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4. 청년정의당이 필요합니다.
 정의당도 나이든 당입니다. 70년대생 90년대 학번이 '젊은 정치인'으로 취급받는 건 여타의 기성정당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60~70년대생이 10년, 20년 이후에도 당의 얼굴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나이에 기반한 과두제에 불과합니다. 이제 당은 사람을 키워야 합니다. 이미 지난 10년 간 진보정당의 부진과 실패는 많은 80년대생 00년대 학번 활동가들이 당을 떠나게 만들었습니다. 이미 이 당은 '허리'가 극도로 빈약한 당입니다. 당선가능성조차 많지 않으니 실력 있는 이들은 민주당으로 향할 것이 명약관화입니다. 그렇다면 그 다음세대를 키워야 합니다. 다음 세대에게 권한을 주고 그들이 지역과 현장에서 대중들을 만나고 조직하며 훈련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어떤 정치적, 운동적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자족적인 게토에 머무르거나, 대중활동가로서의 훈련을 받지 못한 동아리 오타쿠 운동권이 되거나, 운동과 정치를 혐오하다 극우적 정서에 이끌리거나, 문재인 대통령의 팬덤에만 머무르는 소극적 시민이 되는 선택지 외엔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정의당이 그 대안이 되어야 합니다. 정치적 시민으로서 훈련받으며 공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내 옆의 이웃과 동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전망을, 즉 새로운 정치와 운동이 필요하며 가능하다는 것을 청년 세대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길은 청년정의당의 완성, 그리고 사회운동과 지역, 평등문화라는 앞서의 세 키워드를 관철해가는 플랫폼으로서 청년정의당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세대교체는 필연입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안배하지 않는 정당에게 10년 후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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