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들이 색깔을 찾는 정당으로!
- 다양한 얼굴이 뚜렷이 존재하는 정의당을 만듭시다.
정의당은 대중적 진보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모두들 이야기합니다. 방법을 찾고 있지만 정작 대중은 정의당을 주목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잊고 있던 질문을 드립니다. 도대체 ‘대중’은 누구입니까?
대중이라는 이름 속엔 수많은 얼굴이 있습니다.
목숨을 빼앗지 말라며 거리에 나선 여성들
교내 성폭력에 스쿨미투로 응수하고 연대하는 학생들
참정권을 외치는 청소년
존재를 부정당하며 학교와 일터와 집에서마저 배제당하는 성소수자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크고 작은 사투를 벌여야 하는 장애인
을 중의 을로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현장실습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얼굴이 곧 대중입니다.
정의당은 대중의 삶을 바꾸어야 한다고 늘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얼굴을 한 대중 앞에서 정의당은 망설였습니다. 주저했습니다. 대중성과 선명성은 양립불가능 하다는 시대착오적 인식 속에, 삶의 구체적이고 다양한 서사와 마주해야 하는 숙명적 과제는 쓸쓸히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애타게 찾는 모든 사람들은 정의당을 ‘내 삶을 바꿀 정당’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사표론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대선에서 사표심리를 뚫고 정의당에 분명한 기대와 믿음을 보여주었던 소신표는 1년 뒤 지선에서 어디론가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내가 미안해서... 비례는 정의당 꼭 찍을게요.”
“정의당이죠? 걱정 붙들어 매요~ 비례는 정의당이야!”
선거운동을 하면서 마음이 참 아팠던 두 가지 반응입니다.
신이 나서 응원하시는 표정 속엔 마치 정당투표만으로도 제가 감격스러워 할 거라는 당연함이 서려있었습니다. 같은 표정을 지어드리고 싶지만 이 당혹감은 뭘까. 감사함과 안타까움이 순서 없이 밀어닥쳤습니다. ‘견고하다’고 자평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미안함과 애틋함의 정서임을 확인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한계입니다. 이 한계를 깨고 싶었습니다.
주목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여기 이미 있습니다.
같이 한계를 극복할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저는 먼저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어디든 찾아가 만나고 뻔하지 않은 모임을 기획하였습니다. 새롭게 만난 당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정의당이 마주한 한계를 극복하기 이전에 당 내부에 존재하는 벽을 먼저 발견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스스로 정의당과 우리의 삶을 잇고 국회와 광장을 잇는 다리가 되겠다는 신념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있었습니다.
청년위에선 행사가 마치면 뒤풀이에 참여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시던 여성 청년당원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논알콜 모임을 추진했습니다. '술이 있어야 얘기가 시작된다'는 조롱이 무색하게도, 당원님은 밤늦게까지 눈을 빛내며 처음으로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교육제도의 변화와 평등한 문화에 관심이 많던 그는 지금 지역의 운영위원이 되어있습니다.
서울에서 열린 당원교육 프로그램에서, 저는 누구보다 진취적인 발언으로 매력을 끄는 청년 당원을 만났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는 공직 출마를 꿈꾸는 성소수자 당원이었습니다. 그는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혐오발언들이 지역모임 참여가 힘든 이유라고 했습니다. 경기도당으로 돌아간 저는 그 말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고민 끝에 ‘찾아가는 성소수자위원회’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부천, 파주 등 각 지역위에서부터 성평등한 정의당을 만들고자 고심하는 운영위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위원회 강사 워크숍에선, 정책설계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가진 장애인 당원을 만났습니다. 지금 당장 국회로 들어가 활동해주셨으면 싶을 만큼 그는 호감 가는 대화와 설득의 귀재였습니다.
제가 만난 예비당원들은 정의당의 정책과 현재 우리가 놓인 정치지형을 꿰뚫어보는 예리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고, 당의 안과 밖,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 없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연대하며 ‘정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지역 활동가들은 기초의원이 없어도 당원들과 함께 주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민사회와 호흡하며 정의당의 다음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당의 주목도가 여의도와 수도권에 머물러 있을지라도 당 확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항상성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고 있었습니다.
정의당의 일부가 아니라, 정의당의 전체입니다.
언뜻 보면 이들은 그저 고립된 점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보니 이들은 이미 정의당 안에서 커다랗게 모여 있던, 정의당이 찾던 그 ‘대중’이었습니다. 단지 변화의 주체로서 긴밀히 세력화되기도 전에 당 안의 높은 벽을 먼저 마주했을 뿐이었습니다. 정의당은 소수자에게 있어 평등하고 안전한 공간이 아니었으며 ‘지역’은 주변에 불과했습니다.
유독 더웠던 올해 5월, 저는 각자의 환경에서 저와 같은 고민과 실천을 이어가던 다른 당원들을 만났습니다. 그 자리는 뜻있는 젊은 정의당원들이 누구의 도움도 없이 손수 판을 깔았던 “도전! 정의당 청년부대표 우리끼리 공개경선”이었습니다.
이 공개경선을 통해 훌륭한 당원동지들과 마주앉아 토론하면서 한국 사회와 정의당이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던 수많은 소수의견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지금까지 마주한 것 중 가장 크고 절실한 요구였습니다. 이러한 절실함을 발견하고 서로를 엮는 경험은 저에게 참 가슴 뛰는 일이었습니다.
“지역은 정의당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이다.” 이효성 동지의 기조연설이 지금도 제 안에서 강렬하게 울립니다. 지역뿐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부’라고 여겼던 부분, 우리의 역량이 미진해서 어쩔 수 없이 함께하지 못한다고 여긴 사람들. 지금의 정의당은 이런 부분들을 잊고 있지 않나요? 그렇게 모든 일부를 잃어버린 채, 어디론가 사라진 전체를, 다수를 허망하게 찾고 있지 않나요?
그들은 어디에 숨어있을까요. 숨은 것이 아닙니다. 제대로 찾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사회가 투명인간으로 취급해 온 다양한 얼굴을 찾아, ‘내 삶을 바꿀 정치’가 바로 여기서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와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벽을 허물겠습니다
당원들이 만나게 될 정의당의 가장 일상의 모습을 평등하게 바꾸겠습니다. 이것은 당내문화에만 집중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새로운 정치인의 등장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지만 하늘에서 뚝 떨어진 후보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주변에서부터 확인된 사람을 원하면서도, 당의 여러 행사나 지역 모임 등 일상의 공간은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청소년 당원에게는 안전하고 평등한 일상의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그 결과 정말 귀중한 기회, 어쩌면 당연한 기회에서 배제되고 말았습니다. ▲당원모임에 나와 어떤 철학과 성향을 지닌 사람인지 알리고 관계 맺을 기회 ▲지역 내에서 사업을 추진하며 역량을 확인 받을 기회 ▲일상적으로 당원과 접촉하며 동료 정당인, 정치인으로서의 지지와 신뢰를 얻어나갈 기회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세력을 구축해나갈 기회가 바로 그것입니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청소년 당원도 이 기회를 동등하게 누려야 합니다. 이는 우리 당 전체와 시대의 요구를 위한 지상과제입니다. 다양한 주체들에게 ‘정치할 수 있는 일상’을 돌려드리겠습니다.
기둥은 튼튼히 세우겠습니다
정의당의 가치와 역량의 보고인 부문과 지역을 강화하겠습니다. 우리 당에는 부문위를 비롯해 여러 과제별·특별위원회와 본부가 있습니다. 당의 핵심 의제를 담당하는 이들 조직과 정책위, 대표단, 의원단의 소통체계를 다듬겠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의 골간을 이루는 지역을 탄탄히 하겠습니다. 중앙중심성을 극복한다는 것은 <예산 확대>보다 많은 것을 말해야 합니다. 각 지역이 당면한 과제를 바탕으로 이슈 공론화, 활동가 발굴, 지역조직 돌파 전략 면에서 의미 있는 사례들을 모아 축적하겠습니다. 이를 공유·확산하여 지역 활동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부문과 지역의 강화를 토대로 당원과 당원, 당과 시민사회가 토론하고 호흡하는 장이 열립니다. 사회문제의 정곡을 찌르는 정책이 꽃피고 제도 변화로 열매 맺을 수 있습니다. 정의당은 정당의 본분에 더욱 성실하고 충실한 당이 될 것입니다.
정의당 약진의 기틀을 확실히 마련하겠습니다
청년활동은 당의 핵심입니다. 선거권 연령 하향의 성과 이후의 정당 지형을 당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합니다. 사실 지금도 늦었습니다. 무너진 청년조직을 다시 세우겠습니다. 청년위원회와 대학위원회의 전국적 망을 짜고 청소년 당원 역시 당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하겠습니다. 청소년, 청년 당원이 주체가 되어 당의 진보적 청사진을 그려낼 것입니다. 이는 정의당 전체가 기다리고 고대하는 결과입니다. 이들과 함께 청년 정의당 건설을 위한 토양을 만들어내겠습니다. 우리는 촘촘하고 역동적인 활동을 바탕으로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진보세력이 될 것입니다.
정의당을 투명인간들이 색깔을 찾는 정당으로!
저는 길 어딘가에서, 광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일터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는 ‘일부’를 찾아 나서겠습니다. 백상진이, 왕복근이, 이효성이, 그리고 저를 비롯한 우리의 젊은 당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했던 바로 그 일을 이제 전국의 지역 곳곳을 아우르며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정의당 구호 속의 '소수'를 모아낼 것이며 그 옆의 또 다른 일부를 발견하고 또 다시 모아 낼 것입니다. 그렇게 누구보다도 커다란 다수를 정의당으로 엮어내어 이들이 곧 정의당의 얼굴이 되게 하겠습니다.
학교 친구들, 동네 이웃들, 직장 동료들과 함께 불합리한 일을 해결하고 싶지만 아무도 방법을 알려주지 않고 지원해주지 않아 막막한 열혈 당원 여러분.
이 사회 곳곳에 응축된 기성세대의 모순을 똑똑히 바라보지만 정의당에서 이를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는 청소년 당원 여러분.
퇴근하고 나온 당원 모임에서까지 차별을 마주하며 피로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젊은이, 여성, 성소수자, 학생 당원 여러분.
모임 장소나 정보접근성에서 늘 일정 부분은 기대를 접고 활동하게 되는 장애인 당원 여러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에 중앙당을 세우는 마음으로 보수 네트워크를 뚫고 정의당의 기반을 닦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지역의 활동가 여러분.
그리고 ‘노회찬에게 진 빚’을 떠올리며 입당했고, 이제 노회찬의 정신을 이루는 정의당을 간절히 염원하는 당원 여러분.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일부도 아닙니다. 당신이 바로 정의당의 전체이고, 한국 사회의 뭇 정당이 찾아 헤매던 다수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손을 잡고 정의당을 투명인간들의 ‘1인칭 정당으로’ 만들겠습니다.
정의당이 한국 정치지형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뚜렷한 진보정당으로 우뚝 서는 길에 함께 해주십시오. 그 길에 늘 동행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후보 약력)
2010년 전북 무주에서 생태주의 대안학교를 다니며 공존을 공부함.
대학교에서 법학과 문예창작을 공부하며 세상을 가꾸는 예술을 배움.
6년간 열다섯 가지의 아르바이트.
2017년 3월, 정의당에 생애 첫 입당.
전) 정의당 경기도당 비정규직 상담창구 담당
전) 정의당 청년 부대변인
현)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위원회(준) 교육팀장
현) 정의당 경기도당 청년위원회 여성소위원장
현) 정의당 수원시지역위원회 사무국장
현) 정의당 장애평등교육 강사
현) 정의당 당대회 대의원
현) 진보정치4.0 아카데미 제1기 졸업생 대표
현) 여성정치웹진 ‘페미톡톡’ 편집 총괄
** 댓글과 다음과 같이 추천 부탁 드립니다.
예시) 00 시(도)당 00지역위원회 당원 000, 박예휘 당원을 부대표 후보로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