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민주노총 신임 집행부 정의당 예방 대화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민주노총 신임 집행부 정의당 예방 대화 

일시: 2018년 1월 31일 오전 9시
장소: 본청 223호 

■ 이정미 대표

정의당을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정말 추웠던 겨울에 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을 이끌었던 김명환 위원장님, 아마 역대 어떤 노조위원장보다 국민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위원장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저도 민주노총 침탈에 맞서, 추운 한나절 내내 민주노총 현관 앞에서 농성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9기 80만 민주노총을 이끄는 대표자가 되어 어깨가 굉장히 무거우시리라 생각된다. 특히 지금의 민주노총 위원장은 촛불혁명 시대를 이끌어가는 위원장이기 때문에 그 역할이 훨씬 막중하다. 아시다시피 촛불혁명 1년 전, 제일 먼저 촛불이 된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한상균 위원장, 또 한사람은 백남기 농민이다. 두 분 모두 노동자와 농민의 생존권을 위해 싸웠던 분들이다. 지금 한분은 감옥에, 한분은 돌아가셨다. 촛불혁명이 여전히 마무리 단계에 있지 못한 것은 일하는 사람들이 구체적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노동자와 농민, 많은 국민의 목소리가 새 정부에 충분히 담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정의당도 민주노총도 고민이 많고 책임이 깊을 수밖에 없다. 

일단 국민의 요구를 구체적인 제도로 담아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정부가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것이 민간기업까지 확산되어야하고 특히 비정규직의 사용사유제한이라는 분명한 제도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근로시간단축의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을 반드시 수행해나가기 위해, 어떤 타협도 없이 국회 안에서 싸워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점에서 민주노총은 노사정 사회 대화기구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 본다. 그 기구 안에서 ‘국민들에게 왜 이런 기구가 필요한가’, ‘왜 노사정이 한자리에 앉아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정확하게 느끼게끔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이 당면한 많은 노동현안을 뛰어넘어, 특히 사회복지세와 같은 사회연대에 대한 이슈를 확실하게 끌고 나가는 모습을 기대한다. 

올해 크게 두 가지 국면이 펼쳐진다. 하나는 개헌, 하나는 지방선거다. 개헌 국면에서는 이미 정의당이 어느 다른 정당보다 먼저 개헌안 시안을 발표했다. 개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구조에 앞서, 지난 30년간 변화된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국민들의 기본권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 정의당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그리고 노동을 존중할 수 있는 노동헌법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으로 개헌을 준비해왔다. 핵심 내용은 제헌헌법에 있었던 이익균점권을 제대로 헌법에 못 박자는 것이다. 그리고 동일노동·동일임금의 가치를 분명히 명시하는 헌법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핵심적으로 다뤘다.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말씀 드리겠다. 현재 국민의 개혁 요구들이 국회 앞에서 멈춰진 상황이다. 그래서 저희들은 ‘이번 지방선거는 제1야당을 교체하는 지방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유한국당이 제1야당의 지위에서 국민들의 개혁요구를 방해하고, 가로막는 정치판을 바꿔야한다. 이를 위해 제1야당을 대체할 수 있는 정의당이 되어야 하겠다. 그리고 정의당이 ‘노동이 당당한 나라 시즌2’를 만들 수 있는 힘을 만들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많은 노동세력들, 특히 민주노총이 정의당과 함께 연대해 노동이 당당한 나라 시즌2를 함께 열어가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의당과 민주노총의 연대와 협력이 더 깊어져 노동하는 모든 국민들이 행복한 2018년을 열어갔으면 한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정의당이 시작부터 항상 민주노총 곁에 있었다. 제가 철도 노동자다. 철도 노동자 파업 중, 경찰이 체포하러 올 때 가장 옆에 있었던 분이 정의당 박원석 전의원이었다. 그리고 그 날 민주노총 현관 앞에 수많은 정의당 당원이 철도노조 민영화 반대 투쟁을 격렬히 사수하고자 혹한의 겨울에 많은 고생하셨다.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철도노조의 조합원과 민주노총 조합원을 대표해 마음을 담아 감사말씀 드린다. 

2018년 새로운 세상을 열어야하는데 아직 열릴 듯 말 듯하다. 그래서 민주노총은 이를 활짝 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 속에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했다. 선출된 지도부가 조합원들과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정의당과 같은 진보정당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다. 결국 노동자도 정치와 분리돼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이 일을 하면 할수록, 사업과제를 논의하면 할수록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 6월 지방선거도 당연하다. 노동헌법도 그렇다. 노동헌법은 지난 연말, 이미 진보정당과 민중헌법이라는 이름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정의당에서 제안하신 것도 있다. 이를 민주노총이 적극적으로 나서 확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일례로 헌법 조문에서 근로자가 노동자로 바뀐다면, 우리 사회의 동사무소까지 모든 공문이 바뀔 것이다. 정부의 공문과 공공기관의 명칭이 바뀌고, 더 나아가 우리 아이들의 교과서에도 근로자가 아닌 노동자로 바뀔 것이다. 단순히 헌법의 자구를 고치는 것 아니라, 우리 사회의 노동에 대한 기본적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그래서 정의당이 앞서서 노동헌법을 제기하고 추진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활동에 정의당과 적극적으로 더 함께하겠다. 정의당이 활동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도 민주노총이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현재 80만 조합원에서 2배가 훨씬 넘어가는 200만 조합원이라는 목표를 잡고 새로운 민주노총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200만이라면,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른 바 대공장 담벼락 안의 컨베이어 시스템보다는 마트·청소·용역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의 주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들 통해 민주노총의 체질이 바뀔 것이고, 사업과 운영, 지도부의 주체도 많이 바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정의당과 함께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과 조직 발전을 함께 논의했으면 한다.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적폐청산과 재벌개혁이다. 지난 촛불혁명을 통해 큰 걸음을 뗐지만, 광장의 민주주의가 여전히 일터의 민주주의로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 주말에는 촛불을 들었으나 월요일 출근해서는 갑질, 성희롱과 온갖 폭압에 시달리는 일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한다. 여전히 일터의 주도권을 재벌이 쥐고 있는 상황이다. 이 재벌을 개혁하고 사회적 책임을 제대로 묻지 않으면 근본적인 개혁은 없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정의당과 함께 재벌개혁의 과제도 함께하려고 한다. 

민주노총과 진보정당 사이에 풀어야할 과제들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이런 문제에 얽매여 소모적인 논쟁을 하기 보단, 생산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민주노총은 진보정당과 함께 현재 조건 속에서 공동의 논의를 하려고 한다. 보다 실사구시적인 관점에서 조합원과 국민을 보며, 공동의 사업을 해나가는 것이 정의당과 민주노총이 국민의 지지받는 길이 될 것이라 본다.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진보정당과 끈끈한 연대를 통해 새로운 진보정치 세력화의 길을 열어봤으면 한다. 그리고 협력의 질을 높이는 것부터 창의적으로 길을 만들어 갔으면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 가장 큰 문제인 양극화를 해소해야한다. 또한 민주노총의 숙원의 과제가 있다. 이미 80%가 산별노조로 재편됐지만, 사실상 교섭이나 현장 경영참여, 산별적 투쟁은 하고 있지 못하다. 이런 제도를 만드는 데 정의당이 함께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이후 비공개) 

2018년 1월 31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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