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10월 16일(월)
병무청의 얼굴 ‘굳건이’ 소개글에 나타나는 성 차별
성역할 고정관념이 반영된 표현과 성범죄 희화화까지
김종대 “성 평등 인식 확산에 앞장서야 할 정부 기관이 오히려 성 차별을 조장”
16일 정의당 김종대 의원(국방위원회·비례대표)이 낸 2017년도 병무청 국정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병무청 공식 마스코트 ‘굳건이’를 소개하는 글에 성 차별적 문구와 성범죄 희화화 등 그릇된 성 인식이 반영된 표현이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무청 공식 블로그 청춘예찬(http://blog.daum.net/mma9090)의 블로그 소개를 보면 2012년 병무청 마스코트로 제정된 ‘병무청의 새로운 얼굴, “굳건이”를 소개합니다!’이미지가 나타난다. 해당 이미지 상 굳건이의 특이사항을 살펴보면 잘못된 성 인식에서 비롯된 부적절한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병무청은 굳건이의 특이사항 중 첫 번째로 ‘남자인데 입이 깃털처럼 가벼움’을 기재했다. 이는 남자는 과묵하고 반대로 여자는 입이 가볍고 말이 많다는 성 차별적 사고방식이 반영되어 있는 표현이다. 남성과 여성을 구분지어 성별에 따라서 특정 행동양식을 기대하는 성 역할 고정관념이 투영된 것이다. 성 평등 확산에 앞장서야 할 정부 기관이 공식 마스코트를 통해 성 차별 문구로 홍보에 나선 상황이다.
심지어 굳건이는 성범죄를 희화화시키기까지 한다. ‘가끔 다른 기관 잘나가는 페북을 보며 부러워 스토킹을 하기도 함’이라며 스토킹을 하나의 장난스러운 행동인 것처럼 가볍게 표현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스토킹은 2014년 297건, 2015년 363건, 2016년 555건이 적발되어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납치 및 살인 등 강력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심각한 범죄이다. 스토킹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병무청의 낮은 성범죄 인식 수준이 드러난다.
또한 병무청은 굳건이를 ‘SNS의 대표 꼬픈남’이라 소개한다. 꼬픈남은 ‘꼬시고 싶은 남자’의 약어이다. ‘꼬시고 싶다’는 특성은 병무청의 업무와 연관성이 전혀 없어, 마스코트 굳건이가 ‘꼬픈남’으로서 갖는 특징과 강점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김종대 의원이 앞서 지적한 성 차별 표현 및 성범죄 희화화와 겹쳐 마스코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욱 강화된다.

이에 대해 김종대 의원은 “공식 마스코트의 소개글에서 병무청의 낮은 성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부기관의 온라인 홍보 및 SNS는 파급력이 높기 때문에 성 평등 인식 확산에 큰 의미와 역할을 갖고 있다. 그러나 병무청 SNS의 얼굴 굳건이는 오히려 성 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고 성범죄를 가볍게 표현하는 등 그릇된 성 인식이 바탕이 된 표현이 일색인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종대 의원은 이어서 “굳건이 소개글의 성 차별 및 성범죄 희화화 표현들을 즉시 삭제하거나 수정하고, 굳건이 뿐만 아니라 병무청의 기타 정책 홍보의 표현 및 문구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를 거쳐 성 차별 요소가 사용된 경우가 있는지 민감하게 살펴보고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병무청은 16일 저녁 청춘예찬 블로그 상의 굳건이 소개글을 돌연 비공개로 전환했다. 병무청 부대변인은 이에 대한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굳건이 소개글은) 젊은 사람의 감각에 맞게 한다고 했는데,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