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로켓배송 없는 날 기자회견 발언문]
- 일시 : 2025년 8월 14일(목) 오전 11시
- 장소 : 쿠팡 본사 앞
정의당 부대표 문정은입니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과도한 노동 강도와 열악한 휴식 환경으로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4년간 평균 산업재해율이 5.9%에 이르는데 이는 전체 산업의 9배에 달하는 것이고 산업재해에 취약한 건설업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산업재해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쿠팡의 새벽·심야·휴일 배송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대화가 시급합니다.
누군가 여름은 계급이라고 했습니다.
누구는 찌는 듯한 폭염과 폭우속에서도 냉방된 사무실에서 추워서 겉옷을 걸치고 냉방병을 앓으며 허울좋은 회의를 하고 누구는 태양 아래서 어쩌면 시급하지도 않은 물건을 나르며 목숨을 위협받습니다.
더위는 자연현상만이 아니라 사회구조 속에서 불평등하게 분배되는 고통입니다. 대응 능력은 계급에 따라 나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더위가 불쾌지수가 되고 누군가에겐 생사의 문제가 됩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보고서에서 폭염을 “노동자 건강에 가장 빠르게 확산되는 위협”으로 지목했다고 합니다. 매년 2억 명 이상이 열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과 생산성을 잃고 있는데, 그 피해는 운송·농업·건설 부문의 저소득·비공식·이주노동자들에게 집중되며, 폭염은 점점 더 ‘가장 약한 노동자’에게 구조적으로 떠넘겨지고 있다는 겁니다.
국내 택배업계는 최근 폭염 속에서 택배기사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근무시간 탄력 운영, 휴식 시간 의무화, 작업 중지권 부여 등을 도입하며 배송 지연에 대한 고객의 이해를 구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쿠팡은 여전히 노동자들이 충분한 휴식과 안전한 작업 환경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합니다. 심지어 단 하루 택배없는날에도 동참하지 않는 인면수심의 경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SG고 나발이고 기업을 이따위로 운영하면 당장 눈앞에 작은 이익은 챙길지언정 경쟁력을 잃는것은 순간입니다. 정신차리십시오.
해외에서도 폭염 등 고온 환경에서 물류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 배송기사들이 트럭 화물칸이 50도 이상으로 치솟는 극심한 폭염 속에서 작업을 거부하는 파업을 벌이는 등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 워싱턴, 오리건 주 등은 구체적인 온도 기준 27도에서 휴식, 음수시설, 그늘제공, 작업시간 단축 등의 조치를 법제화했습니다.
이탈리아 푸글리아에서는 오후 12시 30분부터 4시까지 농업 작업 금지 조례를 시행, 스페인과 그리스에서는 폭염 기간 중 일부 야외 작업(건설, 배달)을 금지하는 법적 조치 시행, 이탈리아 라치오 지역도 배달 운전사들의 무더위 시간대 작업 중단을 확대 추진 중입니다.
기업에서는 UPS가 작년부터 에어컨 완비 차량 도입, 아마존과 페덱스도 냉방 시스템 점검과 휴식 권장 강화, 에어콘 고장시 즉시 운행 중단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과도한 물류·배송 서비스 강요에 반대하는 투쟁에 강력하게 연대하며, 노동자들이 무더위에 대응해 직접 작업 속도 조절 권한을 갖고, 열사병 위험 시 작업 중지할 수 있는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노동자가 존엄한 삶을 누릴 수 없는 로켓배송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습니다. 폭염과 같은 기후재난의 극한 환경에서 노동자의 안전과 휴식권을 우선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쿠팡 노동자의 정당한 휴식과 건강권 보장을 위한 투쟁에 결연히 함께하며, 지속가능한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합니다. 노동자의 목소리가 사회의 중심에 서는 그날까지 연대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8월 14일
문정은 정의당 부대표
2025년 8월 14일
문정은 정의당 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