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진보정당 STORY] 85. 삼성 X파일 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한 노회찬

85. 삼성 X파일 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한 노회찬
     : “또 다시 이런 상황에 처해도 내 행동은 똑 같을 것”

 

 

 

 

2005년 8월 18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삼성으로부터 떡값(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 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노 의원은 1998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이 국세청을 동원해 대선자금을 모금한 이른바 ‘세풍 사건’ 때도 현대와 대우, SK는 모두 돈을 낸 것으로 드러났는데 유독 삼성만 빠진 것은 검찰이 삼성 봐주기 수사를 한 것이었으며, 그것은 삼성X파일에서 보듯 삼성의 상습적인 뇌물 공여에 길들여진 검찰에 의한 공모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이 공개한 명단은 김상희 법무부차관에서부터 홍석조 광주 고검장까지 검찰 수뇌부가 망라된 명단이었고 X파일에는 이들 뿐만 아니라 검찰 ‘쥬니어’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돈을 살포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노 의원에 의해 명단이 공개된 전·현직 고위 검찰 간부들은 골리앗에게 돌을 던진 다윗을 가만두지 않겠다며 안강민 서울지검장을 앞세워 노 의원을 고소했다. 노 의원은 “나를 기소하려면 그렇게 하라. 나의 행동이 공익에 반한다면, 국민이 알 필요도 없는 내용을 공개하고 사리를 추구했다면 스스로 면책특권을 포기할 것이다. 나 스스로 나의 손목에 수갑을 채울 것이다. 옳다면 해야 한다. 다시 또 이런 상황에 처한다 하더라도 나의 행동은 똑 같을 수밖에 없다”며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주도한 5개월간의 수사는 삼성과 떡검의 면죄부 주기로 끝이 났다. 뇌물을 주라고 지시한 이건희 회장은 출국정지도 되지 않았고, 소환조사도 받지 않았다. 서면조사에서 이건희가 한 답변은 “개인 돈 일부를 구조본에 맡겼고 알아서 쓰라고 시켰기에 본인은 잘 모른다”는 것이 전부였다. 검찰은 명백한 자료를 고의적으로 외면하고 이회장이 돈을 준 사실이 없다는 말만 인정했다. 그리고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는 논리로 아무도 기소하지 않았다.

 

노회찬 의원이 공개한 7명의 검찰 고위간부들은 어떤 법적 심판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노 의원을 고소한 안강민 전 대검중수부장은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고, 한부환 서울고검 차장은 삼성비자금 수사를 맡고 특별감찰본부장을 하기도 했다. 삼성 장학생이 삼성 비자금 수사를 맡고, 검찰 내부 감찰본부장을 맡고 있으니 감찰이 공정하게 될 수 있었을까? 이 사람은 언론중재위원까지 맡았다. 역으로 삼성 X파일을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와 떡검 명단을 공개한 노회찬 의원 등이 삼성공화국 황제의 코털을 건드리고 그 호위무사들의 비위를 캤다고 거꾸로 기소되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삼성X파일은 1997년 100억이 넘는 대선 자금을 여야 정치권에 전달하는 범죄 모의 장면이 담겨 있으며 검찰에게 명절과 연말 정기적으로 떡값을 나눠주는 장면이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작년에는 3천만 원 했는데 올해는 2천만 원 하자”는 식의 얘기들이다. 이 범죄 모의 테이프가 밝혀진 것은 2005년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범죄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작년에 2천 했는데 올해는 얼마를 하자”는 얘기가 계속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삼성으로부터 상습적으로 뇌물을 건네받은 검찰 주니어들이 그 후 시니어가 되어 있을 텐데 이들에게 최소한 2004년 연말까지 ‘떡값’이 건네졌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 아니냐는 말이다. 그런데 97년 뇌물죄의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수사를 종결한 것은 애초에 수사 의지가 없었다는 말이다. 수사 검사였던 황교안 스스로가 ‘부당거래’의 한통속이라는 의미다. 황교안 차장은 법무부 장관을 거쳐 2015년 8월 현재 대한민국 국무총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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