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진보정당 STORY] 74. 2004년 4월 총선과 탄핵 반대 열풍

74. 2004년 4월 총선과 탄핵 반대 열풍


   :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 “불판을 바꾸자”

 

 

 

 

2004년 4월 총선은 탄핵 반대 열풍의 한가운데서 치러졌다.


3월 30일이 1차 변론이었고, 4월 2일 2차 변론, 4월 9일 3차 변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난 시민들의 촛불의 집회가 연일 이어졌다. 탄핵 5인방 박관용 국회의장과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홍사덕 한나라당 총무, 조순형 민주당 대표와 유용태 총무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민주노동당은 탄핵 열풍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선거에 임했다. 최초로 치러지는 1인2표에 의한 총선에서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지상 과제였다. 민주노동당은 방송토론을 십분 활용했고 비례후보 8번 노회찬 사무총장이 방송토론의 스타로 떠올랐다. 3월 20일 KBS 심야토론에서 노회찬은 "50년 동안의 썩은 정치판을 이제 바꿔야 합니다. 50년 동안 삼겹살을 같은 불판 위에서 구워 먹으면 고기가 새까맣게 타버립니다. 이제 바꿀 때가 됐습니다."며 정권교체를 넘어 보수세력 자체를 진보개혁 세력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세력교체론을 내세워 공격적으로 토론에 임했다. 노회찬 특유의 유머코드는 네티즌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노회찬의 말만 따로 모은 ‘노회찬 어록’이 다양한 버전으로 편집되어 인구에 회자되었다. 삼겹살 집에서 “아줌마 불판 바꿔주세요”라고 말할 때 사람들은 노회찬의 이 말을 연상했다.

 

노회찬의 속풀이 유머코드 어록은 이어졌다.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과 민주당 김경재 의원이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탄핵했다고 주장하면서 방송이 편파적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즉 3월 12일에 국회 몸싸움 장면을 14시간이나 방송에서 의도적으로 계속 보여주는 바람에 국민들은 혼돈에 빠졌고 분노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회찬은 “사과할 일을 가지고 탄핵을 하다니, 그렇게 하찮은 일을 가지고 탄핵을 하다니, 제정신입니까?”라고 질타했고 “193명 의원들이 탄핵을 다 잘한 일이라고 주장하셨잖습니까? 그렇다면 그 화면을 TV에서 자주 보여주면 오히려 한나라당, 민주당에 유리한 것 아닙니까?”라고 맞받았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누가 죽인 게 아니고 알아서 자살한 겁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서도 “열린우리당은 길 걷다가 지갑 주운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지갑을 주웠으면 경찰에 신고해야죠.”라며 탄핵의 반사이익을 얻으며 실력 이상으로 지지율이 치솟고 있음을 짚어내면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방송토론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제일 잘한다”, “시원하고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불판을 바꾸자’는 민주노동당의 호소에 반응했다.

 

 

 * '74'회 글과 그림은 7월 8일 실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선거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중앙선관위의 권고의견을 존중해 동시당직선거 일정이 완료된 후 게재하기로 결정, 오늘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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