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정의당 STORY] 56. 자원외교 비리를 덮고 가겠다고?

56. 자원외교 비리를 덮고 가겠다고?

    : 정의당 김제남 의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증인으로 나와라”

 

 

 

 

자원외교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가 한참인 2015년 2월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출간되었다. 회고록에는 자원외교를 통한 “총 회수 전망 액은 30조원으로 투자 대비 총회수율은 114.8%”, “전임(노무현) 정부 시절 투자된 해외자원 사업의 총회수율 102.7%보다도 12.1% 포인트가 높은 수준”이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면서 “자원 외교는 그 성과가 10년에서 30년에 거쳐 나타나는 장기적인 사업”이라며 “퇴임한 지 2년도 안 된 상황에서 자원 외교를 평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 생각한다”고 거꾸로 비판자들을 공격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2월 4일 참여연대 등과 함께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고록에 자원외교가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한 것 중 투자대비 회수율 114.8%는 거짓”이고 “이 데이터는 현실 유가나 광물 가격의 장기 전망을 반영하지 않고 미래의 현금 유입을 현재 가치로 전환하여 억지로 부풀린 것”이며 “국민들은 이 전 대통령의 자화자찬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라 왜 자원외교란 이름으로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 26조원의 혈세를 탕진했는지 알고 싶어 한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성과가 10년에서 30년에 거쳐 나타나는 장기적인 사업’이라는 것도 이미 종료된 사업에서는 통하지 않는 논리였다. 이 전 대통령이 돌아다니며 체결한 양해각서 24건 중 18건은 성과 없이 종료되었으며 한승수 총리가 성사시켰다는 우즈벡의 나망간 광구 사업도 현재 사업 철수 단계였다. 야당이 대표적으로 지적했던 캐나다 하베스트 사의 정유부문 자회사 ‘NAHL’은 2009년 1조3700억원을 들여 인수했으나 5년 뒤인 지난해 8월, 1000억원 정도의 헐값에 매각되었다. 더구나 석유공사가 각종 비용을 제하고 실제 현금으로 받은 최종 금액은 고작 329억원에 불가해, 약 1조 3천억원에 가까운 혈세가 공중분해 되었다. 쥐고 있을수록 손해만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무리한 투자로 인해 금융비용이 불어나는 상황에 놓인 자원외교는 성과가 아니라 국민의 혈세를 빨아먹는 블랙홀로 바뀌어 있었다. 석유공사나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같은 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에만 31조원 이상이 투입되었는데 서둘러 종료하지 않으면 손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민간기업에는 소위 ‘성공불융자’를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쏟아부었다. 기업이 나랏돈을 빌려 자원사업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면 융자금 대부분을 탕감받는 것이다.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은 386억원을 감면받았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2008~2012년 성공불융자 감면액은 1500억원이었다. 제도가 시행된 1984년 이후 이명박 정부 전까지 이뤄진 총 감면액의 39%에 이른다. 이렇듯 이명박 정부 당시 이른바 ‘자원 외교’에 투입된 해외 자원 개발 투자액은 40조 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회수한 돈은 12.8%인 5조 128억여 원에 불과한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출한 ‘MB정부 자원개발 사업별 통계자료’에 나타났다.

 

 

이 정도면 단군 이래 최대의 ‘국부유출사건’임에 틀림없는 것이었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으며 책임자가 누구인지, 눈먼 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어떤 비리가 있었는지 등을 밝혀내는 것이 국회의 임무였다. 그럼에도 국회의 국정조사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방해공작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수시로 말을 바꾸었고 산업부 등 해당 부처와 해당 공기업은 부실한 자료 제출로, 새누리당은 야당 측이 요구한 증인 채택을 거부함으로써 국정조사를 완전히 마비시켰다.

 

 

국정조사 100일 중 1/3이 시간 끌기로 지나가고, 2월 9일로 예정되어 있는 기관보고의 경우 여당이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참여연대, 민변, 공무원노조 등과 함께 2월 3일 국민과 함께 하는 자원외교 문제 국정조사 대응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의원은 ‘MB 자원외교 사기의혹 및 혈세탕진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모임을 운영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진실을 요구하는’ 집중적인 활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2월 4일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앞 기자회견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진행된 것으로, 김제남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청문회의 증인으로 출석해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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