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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8차 생태사회전환포럼]정부, 재생가능에너지 국내시장 형성에 적극 나서야

제8차 생태사회전환포럼을 마치고


박창규(진보정의연구소 전문위원)

 

 

후쿠시마 사고 이후 대다수의 사람들은 핵 발전소가 위험하다는데 공감하는 듯하다. 하지만 전기요금이 오르는 것에 대해서는 달가워하지 않고, 전기소비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아 하며, 탈핵에 대해서는 “대안이 무엇이냐? 재생가능에너지로 전부 대체하는 것은 가능하냐?” 라고 반문하며 고개를 갸우뚱 한다.

 

대안적인 ‘에너지 믹스’ 정책의 추진방향

대다수 사람들의 이러한 반응을 뒤집어 보면, 화석연료 에너지와 재생가능에너지의 ‘에너지 믹스’를 통해 점진적으로 탈핵을 해나가겠다는 정책방향 하에 재생가능에너지의 생산과 소비를 확대해나가야 한다. 또한, 산업?상업?수송?가정 등 부문별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효율화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의지와 시민사회의 참여의지를 바탕으로 산업부문에서부터 부문별로, 단계적으로 전기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한 현실을 알려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발전원의 다양화를 꾀하기 위해 전기시장에서 대안적인 후발 산업으로서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이 산업생태계 내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에 공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사회적 경제 주체(협동조합, 사회적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세제 혜택, 금융지원, 국내수요 창출 등의 초기 시장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또한 직, 간접적인 공적 투자를 통해 기술개발과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 기후변화협약 등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면서도 핵 발전 비중을 줄여나가는 선진 각국의 정책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가에게 듣는 정부의 재생가능에너지 정책 과제

그렇다면 과연 정부는 그러한 정책방향을 제대로 추진하고 있을까? 이 물음에 가장 현실적인 대답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산업현장에서 발로 뛰고 있는 중소기업가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재생가능에너지 분야도 태양광, 풍력, 바이오가스 등 다양한 반면 정부의 정책이 지나치게 태양광 발전에 편중되어 있다는 목소리를 수용할 필요도 있다. 

 

그러한 배경으로 지난 12월 2일(화) 저녁 7시, 정의당 부설 진보정의연구소가 주최하는 제8차 생태사회전환포럼이 ‘중소기업가에게 듣는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지원 과제’라는 주제로 열렸다. 중소기업 경영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정부정책의 현황에 대해서는 바이오가스 플랜트 제작?시공업체인 디에이치엠(주)의 탁봉렬 대표이사께서 발표를 맡아주셨고, 독일의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정책에 대한 소개와 국내 정책의 시사점에 대해서는 지방행정연구원의 최인수 박사가 발표했다.

 

 R&D 지원받으면 신용도가 하락하는 현실과 독일의 금융지원 제도

 

탁봉렬 대표이사는 발표 초입에 “개인적으로 R&D 지원은 충분히 받았고, 그 덕에 바이오가스 플랜트 기술 전체를 국산화 했다. 그러나 그 기술을 가지고 사업화 단계에 들어가면 R&D 지원을 많이 받은 업체일수록 재무제표 상 신용도가 낮게 평가되어 금융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은행들이 기술을 보고 대출하지 않고 장부만 보고 대출해주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개선하는 새로운 금융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서, 재생가능에너지 분야 중소기업에 대한 독일 정부의 지원정책을 설명한 최인수 박사는 건물, 기계, 장비 구입비와 운영비를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JT프로그램’, ‘Investment Allowance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한편, 독일의 은행을 통한 중소기업 자금조달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은 지역 차원에서 저축은행과 신용협동조합, 주 차원에서 신용보증은행, 전국적으로 국영산업은행(KFW)이 담당하는데, 저축은행은 기업에 투자자금이나 운영자금을 공급하고, 신용보증은행은 담보가 충분하지 않은 중소기업에 대한 융자지원과 보증지원을 하며, 국영산업은행(KFW)은 장기 저리의 대출로 에너지산업 투자지원을 한다. 그 밖에 국영산업은행(KFW)이 관리하며 낙후지역 지원프로그램에서 제외된 중소기업에게 저리 융자로 투자하는 ERP펀드가 있고, 주 정부가 주주인 주 산업은행을 통한 저리 융자와 보증 등 금융지원 제도도 있다.”
 

 

소규모와 대규모 사업의 혼합 추진이 필요한 바이오가스 플랜트 보급 사업

가축분뇨 등 바이오매스를 자원화?에너지화 하는 바이오가스 열병합 발전 기술은 지역순환 농업과 재생가능에너지 발전(發電)을 동시에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가축분뇨, 농업 부산물, 폐목재, 음식물쓰레기 등 바이오매스를 혐기(嫌氣)발효시켜 메탄가스와 유기 액비를 얻을 수 있는데, 메탄가스를 이용해서는 열병합 발전(發電)을 해 전기와 난방열을 생산하고, 유기액비는 논밭에 뿌리는 비료로 사용할 수 있다. 지역 내에서 경종농가와 축산농가 사이에 자원순환과 상생이 가능하고, 재생가능한 전기의 생산과 소비를 통해 화석연료 사용을 대체할 수 있다. 도시의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을 활용한다면 농촌과 도시 사이에 상생도 가능하다. 이러한 전 과정에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전제조건은 기술적, 사회적 신뢰관계이다.

 

 

탁봉렬 대표이사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600개 저탄소 녹색마을 건설사업’의 유일한 결과인 ‘김제지역 저탄소 녹색마을’의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시공?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발표를 통해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통한 저탄소 녹색마을 사업이 확산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지역민원이 사업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이고, 그 배경에는 주민들의 기술적 불신과 선입견에 의한 반대가 이었다”고 설명하고, “사업 추진을 할 때 우선 해당 지역 주민들에 대한 설득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탁봉렬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해서 정책방향의 근본적인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수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단위 사업으로 하루에 가축분뇨 1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설비를 설치하려고 하면 현실에서는 주민들의 반대여론에 부닥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과의 갈등 없이 보급할 수 있는 20톤 규모의 개별 농가를 대상 보급사업을 추진해보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대규모 마을단위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바이오매스 발전과 바이오가스 플랜트 보급 현황

탁봉렬 대표이사의 이러한 지적은 정부 보급사업 정책의 개선과제이다. 실제 독일은 개별 농가형과 대규모 집중형을 혼합해서 전국에 4,700여개(2009년 기준)의 바이오가스 플랜트가 보급되어 있다. 2012년 현재 재생가능 전력생산에서 풍력 다음으로 바이오매스가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이다. 정부도 독일의 이러한 보급정책에 대해 섬세하게 관찰해야 한다. 제2차 생태사회전환포럼의 발표자료를 통해서 동국대 박진희 교수는 독일의 재생가능에너지 생산현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2012년에 태양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이 총 전력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이르게 되었다. 풍력 역시 2012년 한 해만에 2,440MW가 추가로 설치되어 총 전력 소비에서 7.7%를 차지했고, 그 다음으로 바이오매스로 생산한 전력이 총 전력 소비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그림:  2012년도 재생가능에너지원에 의한 전력 생산 (출처:AGEE, 2013) 
 

2013년 7월에 프라운호퍼연구소에서 발간한 자료(Fraunhofer Institut für Solare Energieststeme ISE, Stromerzeugung aus Solar-und Windenergie im Jahr 2013, 2013)에 의하면 2013년 상반기 반년 동안 생산한 총 전력 생산에서 핵발전은 46TWh를 기록한 반면, 풍력과 태양, 수력이 45.9TWh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독일 에너지 전환 정책의 결과로 재생가능에너지원에 의한 전력 생산은 핵발전 전력 생산을 충당할 정도로까지 발전했다는 것이다. 핵발전이 총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 이하로 낮아졌다.”

 

액비보조금 제도와 CO2분리저장, CNG 에너지화가 경제성 확보의 관건

발표를 마무리 하면서 탁봉렬 대표이사는 바이오가스 플랜트 보급사업의 가능성과 확대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농식품부가 2016년부터 추진하겠다고 밝힌 액비보조금 제도마련, 바이오가스의 정제 및 분리과정을 통한 이산화탄소의 분리저장과 CNG(압축천연가스)의 에너지화가 바이오가스 플랜트 설치의 경제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가 녹색펀드 조성을 통해 민간 투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의 성장배경은 ‘재생가능에너지 수요측면의 견인

독일의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정책을 소개한 최인수 박사는 “독일의 재생가능에너지 산업 생태계는 정부의 적극적인 보급정책에 힘입어 가치사슬 전(全) 단계에 걸쳐 높은 기술 수준의 기업들이 고르게 분포하고 있고, 유기적인 분업체계가 잘 발달되어 있다”며 “재생가능에너지 분야 독일 기업 중 세계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상위 1,500개 기업 중 1,350개가 소기업 혹은 중간규모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최인수 박사의 발표에 따르면, 풍력산업은 1)소수의 터빈 제조기업 2) 다수의 부품공급 중소기업 3) 서비스공급 중속;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태양광 산업은 70여개의 제조기업(실리콘, 웨이퍼, 셀, 모듈)과 100개 이상의 장비제조기업에 5만 7천명 이상이 고용되어 있다. 이들 장비 제조업체는 태양광 산업 전 단계에 걸쳐 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500인 미만의 중견, 중소기업이다. 또한, 50개 이상의 최첨단 연구소와 태양광 연구를 실행하는 대학에서 활발한 R&D활동이 전개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신재생에너지원으로부터의 전략 생산 개발(1990~2011)>

 

최인수 박사는, 독일의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이 성장한 주요 배경으로 정부에 의한 ‘재생에너지 활용 촉진 및 시장 형성 지원 정책’을 통한 ‘재생가능에너지 수요측면의 견인’이며, 결정적 계기는 1990년 제정된 ‘전력발전차액지원법’을 발전시킨 ‘2000년 재생가능에너지법(EEG)’이라고 설명했다.

‘전력발전차액지원법’은 1990년에 기민당과 녹색당이 공동 입법한 법인데, 태양광 발전설비의 계통연계를 보장하고 발전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를 일반전력의 90% 금액에 매입하도록 했다. 최인수 박사의 발표에 따르면, 이 법의 제정으로 1989년 20MW수준이었던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이 1995년 490MW로 성장했다.

 

재생가능에너지법(EEG) 제정과 발전차액지원제도(FIT)의 효과

보통 1998~2003년을 독일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의 도약기라고 부른다. 이 시기는 독일 사민당과 녹색당이 연정을 한 ‘적녹연정’ 시기이다.

 

 

최인수 박사의 발표에 따르면, 이때 핵발전소 단계적 폐쇄 이외에 태양광 발전 시장을 형성하는 10만호 태양광발전 설치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재생가능에너지법2000(EEG; Erneuerbare-Energie-Gesetz)을 제정했다. 최인수 박사는 “이 재생가능에너지법 제정이 태양광,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산업의 투자확대와 내수시장 형성?발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4년 만에 전기공급에서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이 두 배로 늘어 약 9%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또한, 2000년 3월 재생가능에너지법이 채택되면서 수정된 발전차액지원제도(FIT:Feed-In Tariff)를 수정하게 되는데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소에 대해 20년 동안 생산되는 전력의 전량 구매를 보장 ▲구매가격은 재생가능에너지원별로 차이가 있고, 동일한 에너지원의 경우에도 발전기의 질적 수준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두며, 해마다 약 1.5%(풍력)~5%(태양광)씩 지원수준을 감축하도록 했다.

 

이후 2004년 8월 1일에 재생가능에너지법을 개정했는데 이때는 재생가능에너지를 통한 전력생산 비중을 상향조정해 2010년까지 12.5%, 2020년까지 20%로 증대시킨다고 명시했고, 신규 풍력발전기에 대한 보장구매가격 하락률을 1.5%에서 2% 수준으로 높였다. 그리고 2009년부터 발효된 재생가능에너지법2009는 2020년까지 전력부문의 재생가능에너지 사용비율을 최소 30%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내에서도 RPS(공급의무화제도)와 FIT(발전차액지원제도) 병행방안 등 필요

 

 

끝으로 최인수 박사는, “독일 재생가능에너지 산업 성장과정에서 1991~2000년까지 ‘전력발전차액지원법’, 2000년 '재생가능에너지법(EEG)'이 절대적 역할을 했으며, ‘정부의 기술개발 연구지원’, ‘다양한 금융지원’이 부수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내수확대를 위한 정책’→ ‘중소기업 및 지역산업 지원정책’→ ‘수출확대 지원정책’→ ‘기술축적 R&D정책’→ ‘시장형성 확대 정책’의 순환구조로 이들 산업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은 정부의 정책의지에 영향을 받으며, 장기간에 걸친 기술개발 지원과 산업의 불확실성 등 위험요소의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 “국내 핵심 재생가능에너지 산업 지원정책인 RPS(공급의무화제도)와 FIT(발전차액지원제도)는 각각의 장점이 있으며, 시장형성 확대에 초점을 두고 FIT를 재도입하거나(1안) FIT와 RPS를 병행(2안)하는 정책개선방안을 검토해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의 국내시장 형성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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