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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평구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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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자립생활보장 요구에 목 조르나?

은평구 “장애인 활동보조 24시간은 예산상 지원할 수 없어”

 

 

 

 

  경찰에게 사지가 들린 채 구석에 끌려가 목 졸리며 폭행당한 한 활동가가 고통을 호소하며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처: 비마이너]

구(區) 차원의 장애인자립생활 보장에 대한 은평구청과의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의 활동가들이 은평구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선포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서울장차연),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서울협의회),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은 28일 늦은 4시 은평구청 앞에서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보장을 위한 서울시 각 자치구 순회투쟁 선포식 및 은평구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보장을 위한 요구안 제출 및 구청장 면담 요청’ 기자회견을 열고 은평구 사회복지과장 등과 면담에 들어갔다.

서울장차연 등은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해 △구비 예산 마련으로 하루 24시간 활동보조 지원 보장 △중증장애인 권리보장과 자립생활을 위한 조례 제정 △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자립생활사업 지원 △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자립생활 체험홈과 자립주택 제공 △장애인전세주택 제공사업 및 장애인가구 맞춤형 주택개조사업 실시 등 총 5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그러나 은평구청 측이 서울장차연 등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아 결국 협상은 한 시간 만에 결렬됐다.

면담에 참여한 서울협의회 박현영 활동가는 “활동보조 24시간 보장은 구 예산에서 할 수 없으며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현재 최중증장애인 25명에게 45시간 보장하는 것의 5%만을 늘리겠다고 했다. 5%면 2~3시간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꼬집으면서 “전세지원과 관련해서는 구에서 지원하는 건 힘들고 시에서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결국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활동가는 “체험홈 제공 또한 구 예산으론 어렵다고 했으며, 자립생활센터 지원 역시 처음에는 못 한다고 하다가 현재 열네 개 구가 지원한다는 것을 알자 최저수준은 되지 않게 지원할 수 있도록 알아보겠다고 했다”라며 “조례안은 제정하겠다고 했으며 TFT를 구성하겠다고 답했다”라고 전했다.

박 활동가는 “결국 24시간 활동보조 보장은 안 되며 다른 요구안에 대해선 ‘알아보겠다, 찾아보겠다, 검토해보겠다’라고만 답했을 뿐”이라면서 “요구안에 대한 구체적인 기본안이 나올 때까지 은평구청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겠다”라고 단호한 결의를 밝혔다.


  두 시간의 대치 끝에 오후 4시, 기자회견이 예정됐던 은평구청 앞 로비에서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보장을 위한 서울시 각 자치구 순회투쟁 선포식 및 은평구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보장을 위한 요구안 제출 및 구청장 면담 요청’ 기자회견이 열렸다. [출처: 비마이너]

이날 협상 전에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서울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2010년 7월 이 자리에서 장애인 활동보조 추가지원, 자립생활 조례 제정, 자립생활센터 지원, 체험홈 지원 등을 요구했다”라며 “현 구청장이기도 한 김우영 구청장이 당시 없는 예산이지만 마련해보겠다며 활동보조 8천만 원 추가지원과 자립생활센터 5천만 원, 체험홈 지원을 약속했다”라고 전했다.

최 회장은 “그러나 현재 활동보조 지원만 이뤄지고 있으며 그것도 최중증장애인에게 45시간 혹은 20시간만 지원된다”라면서 “이를 받기 위해 현재 대기자만 100명이 넘지만 대기자는 대기자일 뿐, 누군가 죽어야만 대기자는 지원받을 수 있다. 결국 실질적으로 지원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 [출처: 비마이너]
최 회장은 “최중증장애인은 한 달 720시간 활동보조가 필요하다. 작년 10월에 고 김주영 동지가 왜 죽었나. 활동보조인이 퇴근하고 세 시간 후에 집에 불이 나 스스로 터치펜을 물고 119에 전화했지만 119가 도착하기 전에 질식사했다.”라고 참담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장애인의 현실을 고려한 실질적인 예산을 세워라”라고 절규했다.

서울장차연 박현영 활동가는 “비장애인에게는 자는 시간이 쉬는 시간일지 몰라도 중증장애인에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시간”이라며 “그런데 이 시간을 활동시간이 아니라고 지원하지 않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활동보조 24시간 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달장애 1급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고 밝힌 발달장애부모모임 유재숙 회장은 장애인 자립생활과 관련해 “아들을 시설에 보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그 이야기를 듣기 싫어 없는 듯 조용히 살았다.”라며 “장애인 자녀가 없는 부모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로선 내가 병들고 죽지 않는 한평생 자식 끌어안고 살고 싶은 마음”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소장은 “비장애인들이 노후대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나이 들어서 요양시설에 가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살기 위함이 아닌가”라고 꼬집으면서 “현재 강동구는 은평구보다 더욱 열악하다. 다음 주에 강동구에서 투쟁을 이어갈 예정인데,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장애인자립생활을 보장받자.”라고 강조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현재 많은 지자체에서 이야기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며 “활동보조 24시간 보장을 은평구만 하라는 게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선 하고 있는데 왜 은평구는 하지 않는가를 묻기 위해 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그런데 이에 대한 대가가 경찰의 폭력이고 우리가 가는 길을 막는 거라면, 은평구는 이제 장애인 인권에 관해 이야기하지 마라”라며 “말로만 이야기하면서 장애인 인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우리의 요구는 듣지 않고 예산으로 보장하지 않는 채, 장애인 인권을 이야기하는 건 대체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은평구청 앞에서 장애인자립생활보장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경찰이 극렬히 탄압하자 이에 항의하던 비장애인 활동가들이 경찰에 사지가 들린 채 끌려가고 있다. [출처: 비마이너]

한편,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은 은평구 공무원들의 구청 봉쇄와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두 시간가량 지연됐다.

서울장차연 등은 구청 앞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은평구청 측은 미리 정문을 걸어잠그고 철제 셔터를 내렸다. 경찰 또한 “은평구청이 시설보호를 요청했다. 장애인은 예비범법자로 진입할 수 없다.”라는 등의 이유를 들며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이동하는 경사로를 방패로 막아섰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은 “비장애인이 이동할 수 있는 계단은 열어둔 채 경사로만 막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자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며 격렬히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비장애인 활동가 세 명의 팔을 꺾고 사지를 들어 구석으로 끌고 가 집단 폭력을 행사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 중 한 명에 대해 바닥에 쓰러뜨려 눕힌 채 가슴 위에 올라타 어깨와 무릎을 짓누르고 손목을 비틀었으며 목을 조르기도 했다.

경찰에게 폭행당한 한 활동가는 “경찰이 ‘XX새끼야, XX놈아’라는 등 심한 욕설을 했다”라면서 “경찰에게 폐소공포증이 있다고 말했는데도 이를 무시해 상황은 10분 동안 지속됐다. 양쪽에서 어깨를 누르고 다리도 누르고 있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라며 당시 폭력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이날 집단 폭행을 당한 또 다른 활동가는 “피케팅을 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채증 카메라를 가린다며 피켓을 빼앗으려고 해 저항하던 중 팔을 뒤로 꺾고 끌고 갔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러한 폭력에 대해 강동센터 박현 소장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는 장애인이 이동하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물리적으로 막는 것을 금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도 나와 있다”라며 “대체 누가 법을 어기고 있나. 우리를 예비범법자라고 한 것이 얼마나 반인권이고 명예훼손인지 법적 대응해 증명할 것”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서울장차연 임영희 활동가는 “우리는 생존의 문제를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라며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공개 사과하라. 서부경찰서에도 항의 방문해서 공개 사과를 받아내겠다.”라고 강조했다.

28일 23시 현재 서울장차연 등은 은평구청 본관 정문 앞 등에서 장애인자립생활보장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기사제휴=비마이너)


  경사로를 막고 있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장애인 활동가 [출처: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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