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공공 데이트앱이 저출생 대책?... ‘결혼은 곧 출산’ 주장 김진천 마포구의원 유감
김진천 마포구의원(국민의힘, 망원2동·연남동·성산1동)이 ‘청년들에게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줄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출산율'이 증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지자체 차원에서 데이트 휴가, 데이트앱 개발 등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혼은 곧 출산'이라는 구시대적 인식이 고스란히 담긴 발언이며, 저출생 원인에 대한 낮은 수준의 인식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드러낸 꼴이다.
저출생의 원인은 단순히 ‘결혼을 전제로 한 이성 간 접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주거와 보육, 일자리, 사회보장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깊이 뿌리 내린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결과다. 마포구의 출생율이 25개 자치구 중 20위를 차지할 정도로 저조한 이유는 1인 가구가 많기 때문도, ‘미혼 남녀’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했기 때문도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지역의 사회 문제를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구의원이 출생률 문제 해결로 제시한다는 방안이 고작 ‘데이트 지원’에 불과한 현실이라니 참담할 따름이다.
김진천 의원의 발언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배제한다는 점에서도 문제적이다. ‘남성’과 ‘여성’의 법적 혼인을 전제로 하는 사람만 출산과 육아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비혼모·부 가정과 조손가정은 물론 동성부부 역시 출산과 육아의 주체로서 마포에서 이미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김진천 의원이 ‘우리나라 정서’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유배우자 출산율이 대부분이라는 나름의 근거를 내세우기는 했지만, 그와 같은 사정이 이른바 ‘정상가족’이 아닌 가족 형태를 가지고 있는 구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정당한 이유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구청에도 상당히 결혼 적령기를 지난 우수한 재원들이 있는데, 데이트 사진이라도 올리도록 식사 상품권도 주고, 연애하는 분위기를 장려해야 결혼이 되지 않겠느냐"는 김진천 의원의 발언은 저절로 구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정도다. 혼인하지 않은 마포구 공무원을 '데이트 지원' 정책의 실험 대상으로 삼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는 실언에 한숨만 깊어질 뿐이다.
정의당 마포구 지역위원회는 김진천 의원의 발언에 유감을 표하며, 마포구청과 마포구의회가 성인지 감수성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통해 제대로 된 저출생 해결 문제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만에 하나라도 마포구가 김진천 의원의 구시대적 발언에 호응해 ‘데이트 지원’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시대착오적 정책을 펼치려 한다면, 정의당 마포구 지역위원회는 단호히 막아설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22. 1. 24.
정의당 마포구 지역위원회 (위원장 오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