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원우체국 지키기 주민모임 활동경과를 보고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망원우체국 지키기 주민모임입니다.
지난 2020년 4월 27일, 약 30년 동안 우리의 곁을 지켰던 망원우체국이 사라졌습니다.
동네의 소중한 랜드마크가 없어진다는 안타까움, 폐국을 이미 결정하고 그 이후에야 행정예고 의견을 받는 절차적 위법에 대한 어처구니 없음, 공무원 인력감축과 우편취급국 전환으로 인한 비정규직 양산에 대한 분노 등... 서로 다른 이유였지만 망원우체국이 이렇게 없어져서는 안된다는 주민들의 마음은 똑같았습니다.
그 마음을 모아 '망원우체국 지키기 주민모임'이 꾸려져 2월부터 폐국 이후까지 주민들과 함께 망원우체국 폐국의 위법성, 부당함을 알리고 폐국을 막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활동현황 >
(1) 2월 27일 '망원우체국 지키기 주민모임'이 꾸려져 현수막 걸기 긴급행동을 진행했습니다. 망원역부터 마포구청역까지, 큰 대로변의 가로수, 가로등마다 주민들의 글이 새겨진 현수막 108개가 붙었습니다.
(2) 망원우체국 폐국 순간까지 폐국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망원동 인구의 무려 10%에 해당하는 약 5000명의 서명을 모았습니다.
(3) 망원우체국 폐국의 위법성에 대한 국민감사청구를 진행했습니다. 394명의 청구인단 서명을 모아 감사원에 제출했으나, 감사원은 위법성이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실질적인 행정절차가 아닌 형식만을 검토하며, 해당 절차를 법에 억지로 끼워맞춰 주민의 목소리를 기각한 감사원의 처분에 유감을 표합니다.
노력의 결과 >
아시다시피 망원우체국은 지켜내지 못했고 그 자리에는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들어섰지만, 망원우체국을 지키기 위한 주민 여러분의 노력이 언론과 방송에 소개되면서 우정사업본부는 전국 677곳(전국 우체국 수의 절반) 우체국 폐국 계획을 보류했습니다.
망원우체국이 전국 우체국 폐국 계획 중 최초 폐국대상 중 한 곳이었는데, 결국은 최후의 폐국대상으로 남게 된 것입니다. '망원우체국 없는 망원우체국 사거리'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지만, 주민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한 듯 합니다.
회계보고 >
현수막 걸기 긴급행동은 1장당 만원씩 현수막을 공동주문하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주민 여러분께서는 만원이 아니라 3만원씩, 10만원씩 보내주셨습니다. 그렇게 모인 돈이 2,505,000원입니다.
- 현수막 제작비용 1,080,500원
- 문자공지(현수막 게시, 철거 등 알림문자) 및 회의실 대관비용 130,000원
- 회의비용(우체국 노동조합과의 간담회, 식비 등)은 104,000원
잔액 1,190,500원에 대해서는 주민모임 운영진 4명(김우, 손정란, 오현주, 김민석)이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논의중에 있습니다. 사사로이 쓰지 않고, 망원우체국을 지키려던 주민의 뜻(지역 공공서비스 확대, 위법한 행정권력 행사 중단 등)에 따라 후원금을 사용한다는 원칙에 따라 판단할 것입니다.
활동을 마무리하며 >
망원우체국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윤창출의 논리로 지역의 대표 공공기관을 없애면서도, 폐국 절차를 이미 밟고 난 이후에야 행정절차법상 필수적인 행정예고를 하는, 비합리적이고 반민주적인 행정은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망원우체국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은 위법한 권력 행사에 대해 주민들이 어떻게 직접 힘을 모아내고 발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망원우체국은 폐국되었지만, 앞으로 마포구에서는 비슷한 사건이 생길 때마다 권력자든, 그에 맞서는 주민들이든, '망원우체국'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망원우체국 폐국 8개월이 지난 지금, '망원우체국 지키기 주민모임'도 이제 해산하려 합니다. 주민 여러분의 뜨거운 참여와 격려, 지지 덕에 전국적인 우체국 폐국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있었습니다. 망원우체국을 지키고자 했던 많은 주민 여러분의 노력을 잊지 않겠습니다.
2021년은 우리 모두에게 더 따뜻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1. 1. 5.
망원우체국 지키기 주민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