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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북구

  • 2020.9.14 정의당 성북구위원회 책과정치 온라인모임.






2020.9.14 정의당 성북구위원회 책과정치 온라인모임.

"1년 넘게 월1회 꼭 이어오던 “책과 정치”를 화상으로 진행했다. 준비를 위해 처음 시도해보는 분들께 하는 방법을 여러 번 알려드렸다. 그 일이 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초반엔 다들 반신반의했지만 시도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쨌든 내가 위원장 출마선언에 쓴 “우리가 연결돼 있다는” 확신주기에 내 마음도 자꾸 기울었다.
12명의 당원이 참여했다. 정말 많은 숫자였다. 시행착오를 이해했고 최대한 협조했다. 끊기는 지역에 있는 당원을 기다려주기도 하고 톡으로도 소통하며 어쨌든 9월 책과 정치를 비대면으로 했다. 처음 서로 화면으로 접한 우리는 일단 반가웠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애틋했다. 사랑제일교회 근방에서 자영업을 하는 당원분도 접속했다. 이렇게나마 눈을 맞출수있어서 서로 몇 번이고 손을 흔들었다.

9월 책과 정치는 젊은작가상 수록작 중 이현석 <다른 세계에서도>였다. 소설의 제목처럼 마치 우리가 다른 세계에서 만난 기분을 지울수 없었다. 열띈 토론이 이어졌다. 한분도 빠짐없이 이야기했고 아이 밥을 해주고 있다고 했던 당원님께선 잘 듣고있다고 답해주며 함께 했다.
이현석의 <다른 세계에서도>는 낙태죄에 관련한 이야기다. 베틀그라운드 저자의 책을 바탕으로 소설을 구성했다고 명기돼있었다. 낙태죄 폐지가 얼마 전 일이기도 했지만 역시 소설이 그렇듯 ‘낙태죄 폐지’라는 소재를 통해 대중을 설득해야하는 진보활동가들의 갈등과 입장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진보정당인 우리에게 낯설지 않지만 여전히 어렵고 논쟁적인 쟁점이었다. 작품 속 희진의 대사를 쟁점화했다.

언니는 “이렇게 안전한 약물적 임신중지법은 차기 임신에 영향을 주지 않아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한다”고 쓰기도 했고 “어떤 여성도 임신중지를 결코 쉽게 결정하지 않”는다며 “여성 자신의 삶과, 가족과, 무엇보다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고심 끝에” 결정한다고 적기도 했지요. 다른 구성원들도 “낙태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낙태의 죄를 폐지하는 것에 동의” 한다는 식의 표현을 언니처럼 자주 사용했는데, 나는 이런 수사들이 못내 불편했습니다. 173쪽

이 불편함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토론이었다. 불편함의 정체란 무엇이며 불편해하는 화자를 또 불편하는 독자의 입장들이 교차했다. 작품 속 희진은 “옳다고 여기는 거랑 말해져야 하는 게 늘 같을 수는 없다” 라고 말한다. 희진은 낙태죄 폐지라는 현실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도덕적 우위를 잃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도덕적 우위’에 대해 첨예한 토론이 이어졌다. 온갖 사안과 쟁점이 도출되었고 다들 뜨겁게 토론했다. 우리는 오늘날 많은 정치적 논의들이 괴상하거나 과도해지고 온전치 못해지는 일들을 함께 목격해왔다. 스토리텔링이라는 문학적 상상력이 개입되면서 인간과 타인을 수단화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정치에서 사용하는 약자에 대한 재현방식을 다시 돌아봤다. ‘자기결정권’ 이라는 항목을 지워 얻어낸 ‘도덕적 우위’는 그 대중적 공감으로 승인받은 법안은 온전한 것인가. 자신만의 경험들이 이어졌고 그 이야기들은 편의와 둔감함의 정치적 수사로 가려진 무수한 주체를 소환했다. 온갖 편향으로 뒤덮인 이 세계에서 소설의 제목처럼 <다른 세계>를 상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며 모임을 마쳤다.
어쨌거나 우리는 앞으로 비대면 시대에 연대의 마음으로 서로의 "다른세계"를 지켜주기 위해 모니터 앞에 앉고 온몸을 동원해가며 힘을 모아나갈 것이다. 부족한 내게 참 과분한 당원들이다."

- 책과 정치 소모임 /여미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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