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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노동자 인터뷰] 청년정의당 성남시위원회 이훈 당원

청년정의당 성남시위원회 이훈 당원님의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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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의 메카인 광화문 광장은 한창 공사 중이다. 그럼에도 구석구석 자신이 주장하는 피켓을 드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을 위해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피켓에 써진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열정만큼은 모든 이가 경의를 표할 정도로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 광화문의 한복판에서 활동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이훈 당원을 만났다.

이훈 당원은 성남시위원회 소속으로 현재 성공회대학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는 그에게 인터뷰 주제인 ‘노동’과 더불어 활동가로서의 이훈 당원을 같이 알아가려고 여러 질문을 던졌다. 덕분에 많은 관점들을 새로 정립할 수 있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청년정의당 당원분들이 인터뷰를 보면서 이훈 당원의 노동 경험과 그의 생각을 알아가면서 관련 주제를 새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인터뷰 도중에 나오는 성소수자 정체성을 밝히는 부분은 모두 본인의 허락을 받고 적은 것임을 명시합니다.

인터뷰어 : 김상현 (이하 김)
인터뷰이 : 이훈 (이하 이)




[당신은 누구신가요?]

김 : 형식적인 질문이지만 중요한 질문을 먼저 해보려고 하는데요. 본인 소개를 좀 해주시죠.
이 : 아 저는 아직 대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성남시위원회 소속이고요.

김 : 그럼 요즘 학교 갔다 오고 바쁘게 지내시나요?
이 : 일단 제가 지금 학교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서 그걸 하느라고 상당히 바쁩니다.

김 : 학생회 하는 게 힘들죠
이 : 네 학생회가 좀 어렵죠.

김 : 전공은 어떻게 되세요?
이 : 사회학이고 정치학을 복수전공하고 있습니다. 근데 제가 생각보다 더 정치를 모릅니다. (웃음)

김 : 방금 성남시위원회 소속이라고 하셨죠. 어차피 당원 인터뷰니까 당연히 당원이겠지만, 사실 정당에 가입한다는 게 큰 결심이잖아요. 특히 진보정당에서는 더 그런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왜 정의당에 입당했는지 궁금합니다.
이 : 사실 입당할 때 대단히 큰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닙니다. (많은 성소수자들이 그러하듯이) 저도 대선 때 심상정 의원님을 보고 큰 감명을 받었습니다. 이게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제가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 활동가였는데, 그 당시 QUV의 의장이었던 분이 다음 활동으로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을 하셨어요. 그러면서 저 사람이 저기 있는 것을 보고, 제가 당시에 활동가 선배에 대한 막연한 존경 같은 게 있었는데 저 선배가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두 가지가 겹쳐서 입당하게 되었습니다.




[첫 노동 경험에 대하여]

김 : 오늘 인터뷰의 핵심 주제는 노동인데요. 저도 이 질문이 생경한데 보통 사람들끼리 첫 노동 경험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잖아요? 그래도 공통질문에 나와 있으니까 여쭈어보는 겁니다만, 처음으로 금전적인 대가를 받고 한 노동은 어떤 것을 경험하셨나요?
이 : 돈을 받고 한 첫 번째 노동은 제가 수능을 본 후에 많은 사람이 그렇듯이 한두 달 정도 시간이 비잖아요. 그때 많이 아르바이트를 하니까 저도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야탑역에 다이소가 있잖아요? 그 다이소에서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했죠.
이 : 파트타임으로 들어왔다고 생각했죠. 일주일에 몇 번. 세 번씩. 네 시간 정도 이렇게 생각했는데, 사실 다이소는 그렇게 사람을 잘 뽑지 않아요. 그래서 저한테 풀타임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관련 경험이 별로 없기 때문에 원래 이렇게 하는 건가 보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하루에 점심시간 포함 9시간 일했죠.
이 : 처음에는 들어가면 무슨 일을 하나 싶었는데, 물건 정리를 하고 상품 정리하고 진열하고 계산하고 이 정도를 하겠지 했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은 기본으로 들어가고 아침에 트럭에 물건이 실려 와요. 매장이 큰 매장이래서 물건도 하루에 400~500박스가 왔거든요. 이걸 아침마다 날라야 해요.
이 : 그런데 매장이 더 커지면서 이 박스 개수가 800~900개 정도로 늘어난 것이죠. 그거를 매일 이제 오전 일을 할 때는 처리했어야 했죠.

김 : 지금 야탑의 매장이 매우 크죠
이 : 한 층짜리이기는 하지만 정말 큰 규모입니다.

김 : 보통 다이소 매장이 몇 층 그렇게 되어 있는데 그랬다면 더 좋았을까요?
이 : 그렇게 생각이 들 때도 있죠. 그런 매장에 지원을 하러 간 적이 있었는데, 상자를 들고 왔다 갔다 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좀 힘들었죠.

김 : 명동점인가요. 거기는 엘리베이터가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 직원들은 고객용 엘리베이터는 쓸 수 없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그 뒤에 있는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지원 나갔던 지점에서 썼어요.

김 : 아 그게 있군요. 다행이네요.
이 : 그것도 없는 데는 계단으로 옮겨야 합니다. 그렇게 되어 있어요. 어떤 데는 아침에 사람이 조금 있으면 연탄 나를 때처럼 직원들이 일렬로 서서 박스를 하나하나 다 옮기기도 했죠.

김 : 그럼 지금까지 다이소에서 한 첫 노동 경험에 관해서 이야기하셨는데 어느 정도 불만족스러운 경험도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좀 더 자세히 물어보려 하는데요. 그 노동 경험에서 어떤 것을 만족했고 어떤 것에 불만족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 : 만족했던 지점은, 그때 일이 엄청나게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하루에 점심시간 말고는 앉아있는 시간이 5분 채 안 됐어요. 항상 계속 일을 해야 했고 뛰어다녔어요. 그런데 그게 재밌었어요. 왜냐면은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그랬죠. 이게 매장마다 다르겠지만요. 제가 처음에 일했던 당시의 업무 난이도는 힘들었지만, 모두가 다 같이 힘들었죠. 그래서 모두 돈도 조금 받고 힘들지만 우린 다 같이 그런 거니까 서로서로 돕는 느낌이 있어서 그게 가장 좋았습니다. 그 덕분에 일이 생각보다 잘 맞았어요.
이 : 불만족했던 부분은 맨 처음에 제가 일을 시작할 때 박스도 날라야 한다, 그런 것을 미리 알려줬으면 좋았는데 그렇지 않은 지점이었죠. 그게 참 싫었어요. 그리고 일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게 제일 안 좋았던 것 같아요.

김 : 일종의 정보 비대칭 상황을 겪으신 건데, 그 부분이 어떻게 개선되면 좋겠다 하시는 생각은 있으셨나요? 기본적인 노동법이 다 존재하지만, 사용자가 어느 정도 고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그렇지 않는 게 일반적인데 본인이 처음부터 그런 상황을 겪으신 거잖아요?
이 : 약간 질문에 맞는 대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사용자가 공고를 낼 때 업무를 좀 정확하게 적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급여 같은 것도 상담 후 결정인데 지켜지지 않았고요. 확실히 공고가 똑바로 나가면 좋겠다.




[노동관에 대하여]

김 : 이후에도 다양한 노동 경험을 해보셨을 텐데 그 이후에 당원님이 생각하시는 노동관이 노동을 경험해 보기 이전과 이후에 어떻게 바뀌었나요?
이 : 사실은 노동해본 경험을 기준으로 무언가 바뀌지는 않았어요. 지금 제가 성공회대를 다니는데 이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노동조합이 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학교에 다니고 나서 노동에 대해 이것저것 배우고 실제 청소하시는 노동자분들과 하청 노동자분들 해고가 있어서 같이 투쟁을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노동관이 바뀐 것 같아요.
이 : 전에는 굉장히 훌륭한 톱니바퀴가 되는 게 목표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죠. 훌륭한 톱니바퀴가 되고 싶지도 않아요. 또 뭔가 시키는 일이 부당했을 때는 말할 수 있을 때는 말해야 한다. 말 하고 싶다. 의무와 목표가 동시에 있는 상황으로 바뀐 거죠. 그래서 최소한 당신과 내가 동등하고 지금 동등하지 않더라도 동등한 것처럼 활동할 것이다. 이렇게 바뀌었죠.




[앞으로 하고 싶은 노동에 대해]

김 : 방금 톱니바퀴 이야기의 연장선상인데요. 어쩌다 질문이 딱 맞게 되었네요. (웃음) 그러면 앞으로 본인이 대학을 졸업하면 노동을 하게 될 거잖아요? 어떤 노동을 하고 싶고 아니면 이렇게 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추상적으로 이야기해주셔도 됩니다. 꼭 구체적일 필요는 없어요.
이 : 저는 언제나 제가 활동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도 활동하고 싶어요. 아직 돈을 받고 활동해본 적은 없지만, 이제는 나중에 졸업하고 나면 돈을 받고 활동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사실 저는 인권운동이라면 뭐든지 다 정말 하고 싶고 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요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아무래도 노동조합 활동인 것 같아요. 현장에서 활동하는 노동운동가. 청소노동자와 함께할 때나 원자폭탄 피해자 구술채록 등을 해봤지만 노동운동에 가장 솔직한 느낌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다른 곳도 좋지만, 마음은 그렇게 정해두고 있습니다.
김 : 노동조합 상근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죠. 그 노동을 지향하는 데 있어 좀 더 자신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생각하시는 바는 어떤가요?
이 : 그거는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일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재밌어야 해요. 그리고 두 번째는 제 양심에 어긋나지 않아야 해요. 그런 상황을 봤을 때 저는 노동운동이 가장 적절하다고 여겨서 노동운동을 지망하고 있어요.
이 : 노동은 제가 비교적 잘 모르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학내투쟁이나 LG 트윈타워 투쟁이나 아사히 글라스 투쟁 현장을 방문할 때가 있었는데, 노동운동을 하게 되면 정말 재밌고 양심에 어긋나지 않겠다. 그리고 저는 현장에서 큰 힘을 얻고 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현장 속에 있고 싶어요.




[활동가로서의 이훈]

김 : 이제 방금까지 당원님과 노동에 관해서 이야기했는데, 지금부터는 현재하고 있는 일. 그러니까 대학에서 활동하시는 분야에 대해서 질문을 해보려고 하는데요. 성공회대에서 비대위원장 활동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지금 어떻게 무슨 활동을 하고 있고 전개가 되고 있는지, 지금 중점에 두고 있는 현안이 무엇인지 간략하게 말씀해주시겠어요?
이 : 지금 하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만, 메인으로 움직이는 것은 세 가지 정도입니다. 우선 등록금 반환이에요. 비대면으로 활동이 진행되다 보니까 등록금을 받아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학교와 협상하는 것을 시작하려 하고 있어요. 다음으로는 '모두의 화장실'*1인데요. 이게 좀 생소하실 수 있는데, 그래서 오해도 많고 뭔가 불편한 감정들도 많이 외부에서 내비치는 것 같아요. 그 반응들에 대응하는 데 지금은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 과정 에서) 내가 어떻게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이 : 마지막으로는 우리 학교가 온수역에 있는데, 출퇴근하거나 등하교를 할 때 거기 있는 횡단보도가 존재해요. 그런데 신호등이 없어서 그걸 세워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휠체어 타고 오신 분이 사고가 난 적도 있거든요. 그리고 우리 학교 근처에 장애인 학교가 있어서 더더욱이요. 지금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사람들을 모으고 있는데 이건 꽤 순항 중입니다. 물론 그거하고 실제로 신호등이 세워지는 것은 별개죠. 그것 때문에 고민을 좀 하고 있어요.
이 : 이렇게 세 가지인데 저는 필요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할 때마다 무슨 생각이 드냐면 '화장실이라니' '신호등이라니' 정말 내가 굳이 활동을 안 해도 이미 되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고 좀 뭔가. 사람들에게 모두의 화장실이 필요하다고 설득시키기 위해서 머리를 쓰고 있다는 게 가끔은 이게 문제시되어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연대’에 대한 의외의 대답]

김 : 지금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회운동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연대라는 가치를 깔고 가잖아요? 되게 상식적으로 많이 쓰이고 당연시되는 말인데, 추상적이라는 느낌을 지우기는 어려워요. 본인은 지금까지 말씀하신 대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면서 어떤 연대가 구체적으로 지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 저는 사실 연대라는 말을 엄청나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왜냐면 연대는 내가 옆에서 돕는다고 느끼게 해요. 그 실제의 뜻과 상관없이 그래요. 그래서 별로 연대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제가 최근에 학내 투쟁을 할 때도 LG 트윈타워 투쟁할 때도, 원폭 피해자 관련 활동이나 성소수자 운동을 할 때도 여태까지 무엇을 했든 간에 항상 그런 일들이 저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 그래서 저는 연대의 방식은 첫 번째로 공감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제 일인 것처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좀 진부한 말이 되었지만, 청년들이 노동 현장에서 연대할 때 하는 말이 '현재 노동자와 미래 노동자의 연대' 이런 이야기를 하잖아요. 저는 그게 현재 노동자와 미래 노동자가 같이 싸우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마찬가지로 신호등 설치 관련도 저도 교통사고 당하기 싫거든요. 화장실도 더 편하게 이용했으면 좋겠고, 청소 노동자도 해고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 : 왜냐하면 저도 언제든지 청소 노동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또 제가 기숙사에 살고 있으니까 저의 문제라는 생각도 들거든요. 이런 것처럼 모든 것은 저의 문제이고,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연대 방식은 언제나 첫 번째로 공감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그들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로 끝이 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 아주 좋은 말입니다.




[활동가에게 노동이란?]

김 : 다시 인터뷰로 돌아갈까요? 저희 인터뷰의 큰 주제는 노동입니다. 그러니까 이야기를 좀 더 하려고 하는데요. 활동가를 지망하고 있는데, 활동가에게 노동자로서의 경험은 어떤 함의를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이 : 사실 아주 많은 함의를 주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뭔가 도움이 되었다면 아무래도 공감의 영역에 있어서 그것을 빠르게 해주었다는 점에 있죠. 노동자들과 대화하는데 관리자가 이래서 짜증 났다, 이래서 모멸감이 느껴지는 것을 내가 경험했으니까 바로 알고 공감할 수 있는 거잖아요. 보통 연대를 갔을 때 노동자분들이 경계하시기도 하는데, 이렇게 빠르게 공감할 수 있으면 마음의 문도 더 빨리 열리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노동이 저에게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김 : 이번에는 방금 했던 질문을 뒤집어 볼까요? 그렇다면 '노동자로서의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데요. 그 일을 하는 데 있어 어떤 고충을 가지고 계신가요?
이 : 활동가는 쉬는 날이 거의 없어요. 항상 24시간 대기 상태에요. 근데 저는 솔직하게 말하면 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면도 있어요. 왜냐하면 언제나 사건이라는 게 매일매일 사람들에게 생길 수 있는 거잖아요. 활동가가 쉬는 날에 사건이 안 일어나지는 않으니까요. 휴가 같은 것을 떠나기 힘들죠. 휴가를 떠나더라도 옆에 있는 사람한테 미안한다던가 그렇죠. 뭔 일이 생길까 봐 불안해서 못 떠나는 것도 있고요.




[정의당에 대해 - 성평등이냐 노동이냐]

김 : 이제 벌써 마지막 파트입니다.
이 : 질문지를 봤을 때, 이 파트가 가장 자신 없더라고요. (웃음)

김 : 정의당에 대해 질문을 하려고 하는데요. 요즘 당내에서 노동하고 성평등이라는 가치를 비교해서 이야기하는 담론들이 있잖아요? 한쪽을 중시하고 다른 쪽을 낮추거나 아니면 둘 다 끌고 가야 한다는 다양한 주장들이 나오고 있어요. 당원님은 퀴어 당사자이기도 하고, 노동 경험이 있던 사람으로서 이 모든 논의에서 어떻게 보면 포괄적인 사람인데, 지금 당내의 두 가치 충돌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시는가요?
이 : 어떤 두 가치가 충돌했을 때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밀고 나가자는 입장이 옳을 수도 있죠. 그런데 저는 노동과 성평등의 가치가 같이 다루어져야 하고 사실은 두 가치가 한 가치처럼 느껴지게 되는 맥락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모두 같이 이끌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 노동자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쉽죠.
이 : 또한, 지금까지 정의당을 포함해서 많은 정치인이 노동을 나름대로 대변해왔다고 생각해요. 꽤 긴 시간을 통해 그래왔는데, 젠더적인 분야에서 약자인 사람들은 언제 대변을 해왔나. 젠더 약자들이 바보라서 기다리고 있던 게 아니죠. 참아준 거라고 생각해요. 그랬을 때 그럼 언제까지 젠더적인 분야의 소수자들은 기다려야 하는가.
이 : 이제부터 진보정당에서 그것을 다루기로 했으면 똑바로 다루어야 하고,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기다린 사람들한테 더 기다리라고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김 : 그렇다면 당내 일각에서 그리고 당 외부에서 제기되는 페미니즘 과잉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으시나요?
이 : 저는 그래요. 노동 과잉이라는 말은 아무도 안 쓰잖아요. 저는 페미니즘 기조가 더 강화되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대변되지 않았을 때의 상실감과 박탈감 같은 게 진짜 크거든요.




[청년정의당과 노동에 대하여]

김 :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볼까요? 청년정의당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계시나요.
이 : 제가 사실 잘 몰라요. 제가 당 활동을 잘 안 보니까. 이건 제 부족이죠.
김 : 그것은 제 책임이죠. 반성하겠습니다. (웃음)

김 : 그럼 바로 다음 질문을 해야겠네요. 저희 인터뷰 주제가 노동이니까, 노동 이야기를 계속하려 하는데요.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을 종합해서 청년정의당이 청년 노동을 다룰 때 어떤 방향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 사항이 있으실까요?
이 : 저는 노동과 청년을 다룰 때 양가감정이 크게 들더라고요. 그동안 항상 차별의 대상이 되었던 것들. 그러니까 젠더라는 것들 나이라는 것들 그러한 여러 가지 내가 선택하지 않은 요소들이 기본으로 깔린 상태에서 노동을 이야기하는 활동을 (청년정의당이) 했으면 해요. 노동을 하다 보니 젠더 이야기가 나와서 다루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냥 하나의 이야기로 녹아들었으면 좋겠어요.
이 : 예를 들면 직장 내 성희롱 같은 문제들 있잖아요? 그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한쪽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게 아니라 젠더와 노동, 노동과 젠더 두 가지가 동시에 다뤄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외의 배경들 계급, 나이 등등도요.




[청년정의당에게 바란다]

김 : 이제 질문이 두 개밖에 안 남았네요! 마지막까지 한 번 달려봅시다. (웃음) 거시적으로 청년정의당 전체에 대해서 어떤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이 : 전에 강민진 대표가 청년정의당 대표 후보 시절에 '청년정의당은 정의당을 견인해야 한다'고 했던 말이 너무 좋았다. 정치가 너무 낡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정치적 상황에 관심 없는 젊은 층에게 좀 더 어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더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정도의 바람이 있죠.

김 : 그럼 미시적으로, 그러니까 지역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시는지?
이 : 제가 지역위원회에 한 번씩 모임에 가면 항상 나이있는 남성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내가 갔을 때만 그런가 생각했는데, 뒤로 갈수록 항상 그렇구나. 이런 게 느껴지더라고요. 이게 어떻게 하면 좀 달라질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 있습니다.
이 : 류호정 의원님이 생각나요. 이전에 류호정 의원님이 성남시위원회에 있을 때 자기는 일부러 앞에 막 나오시더라고요. 맨날 앞에서 사진 찍으셔서 젊은 여성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애쓰셨죠. 젊은 청년과 여성 그리고 성소수자가 이런 식으로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포인트입니다.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저도 아직 잘 모르지만, 고민을 좀 더 해보겠습니다. 20대가 저를 포함해서 소수인 그런 상황은 원하지 않으니까요. (웃음)




[덧붙이기]

김 : 좋아요. 지금까지 저희가 열심히 달려왔는데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나 보충해야겠다는 지점이 있으실까요? 너무 부담 갖지는 마시고요.
이 : 저는 제 좌우명이 아니 원칙에 가까운 말인데 '어렵다고 안 할 것인가’이거든요. 이 생각을 특별하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정의당에 계신 중년 남성분들도 젊었을 때 그런 생각을 스스로에게 했겠죠. 그런데 지금 와서는 '어렵다고 안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더 하지 않거나 아니면 선별적으로 하면서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의제에만 적용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우려가 있어요. 이런 쪽에서 가장 먼저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자기반성이 필요할 것 같아요.

*1 모두의 화장실 : 나이, 성별, 성적지향, 장애 유무 등을 떠나서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의 개념. 기존에 성소수자 인권운동에서 제기된 성중립 화장실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모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을 설치한 평등한 화장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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