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전국위원 후보로 출마하는 정채연입니다.

“더 이상 어떻게 해볼 수 없다는 무기력과 절망을 토로하는 일이 많았다”
전국 각지를 돌며 활동가들을 만난 후 작성했던 문서의 한 구절입니다.

당에 애정을 쏟고 활동하던 이들의 헌신이 시효를 다했습니다.
‘늘 그랬듯 이건 고비일 뿐이고, 우리는 앞으로 잘 해낼 것’이라는 말은 설득력을 잃었고 무한할 거라 생각했던 에너지는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제는 분명한 실력과 능력으로 우리가 그려오던 미래를 보여주어야만 합니다. 재창당 정의당은 그 무엇보다 변화를 향한 열망에, 말이 아닌 행동과 결과로 화답하는 정당이 되어야만 합니다.


당이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겠습니다.
2017년 수원시위원회 청년위원장을 시작으로, 지역의 당대의원과 사무국장, 부위원장, 시도당의 각종 역할들을 맡아왔습니다. 그러면서 당의 결정에 의문을 품거나 슬퍼하고, 분노하는 지역 당원들의 이야기와 항의를 직접 듣고, 당의 결정을 설득하며 함께 해주기를 요청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름도, 얼굴도 모르며 지역에서 활동하지 않는 전국위원들이 내리는 결정은 지역으로 가닿지 못했고 당원들의 의구심이 풀리지 않는 일은 점점 많아졌습니다. 중앙과 지역의 괴리는 날이 갈수록 커져갔고, 당론은 그 이름을 유지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흐려지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습니다.
이제 새롭게 세워질 전국위원회는 앞으로 2년 간 재창당 정의당의 근간과 방향뿐 아니라 세부적인 전략과 계획까지 모두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재창당 정의당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여러 갈등과 파열음을 시도당과 지역의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설득하며 합의해나가겠습니다. 당원들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전국위원이 아닌, 발언과 결정에 정치적 책임성을 가진 전국위원으로서 지역과 당원을 대의하며 당의 의사결정에 함께 하겠습니다.

당의 공론장을 세우겠습니다
당내 갈등과 분열이 격화되는 와중에, 코로나는 오프라인 모임조차 어렵게 만들었고 오며가며 직접 이야기를 나누던 당원들은 인터넷 상에서 정제되지 않는 글로만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쉼 없이 발생하는 당내 이슈에 지도부는 우왕좌왕했고 커져가는 불신 속에 공간을 잃은 당원들은 서로 반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역에서부터 다양한 사람들과의 숙의가 가능해질 때, 당의 내용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습니다.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의 이야기만으로는 편향되고 획일화된 견해만을 낳을 뿐, 보다 다양한 가치관과 경험을 담아내고 우리의 지대를 확장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더욱 유연하고 열린 자세로 사람들을 맞이해야 하며, 가장 비슷한 이들만 수용하고자 하는 최대주의와 결별해야 합니다.

당의 주요한 결정을 시도당과 지역 당원들에게 설득하고, 당원들의 의견을 결정에 반영해내며 건설적인 의견나눔이 가능한 소통창구로서 기능하겠습니다. 비록 회의체가 지난하고 더디게 느껴질 지언정, 온라인에서의 산발적인 의견표명과 달리 의사결정에 확실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험을 쌓아나가 당원들의 활발한 토론과 참여를 이끌어내겠습니다.


정의당의 여성주의를 다시 세우겠습니다.
정의당의 여성주의는 시민과 당원들을 설득해내지 못했습니다.

그간 우리 당은 몇 가지 성폭력 사건들을 대응하는 것만으로 여성주의의 역량을 인증받고자 했습니다. 그마저도 몇몇 여성정치인들이 당의 입장을 대표하고 처리 과정을 도맡게 한 채, 정작 당의 결정 근거나 논리는 발전시키지 않고 그 때 그 때의 어설픈 미봉책만이 존재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유일하게 해왔던, 성폭력 대응마저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정의당이 성평등 사회를 선도해나갈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주는 데에도 실패했습니다. 이러한 무능은 여성주의를 향한 공격에 힘을 더했고, 성평등을 향한 시민들의 희망을 꺾이게 만들었습니다.

정의당에서 오랜 기간 여러 당직을 맡아온 여성청년으로서, 저는 이 상황에 책임을 느낍니다. 권한 있는 다른 이들이 더 잘할 것이라는 안일한 판단 아래 저의 책임을 오랜 시간 회피해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제는 다른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직접 정의당의 여성주의를 다시 세워내겠습니다. 당원들과 함께 시민들의 삶을 바꿔낼 수 있는 유능한 여성주의를 만들어가겠습니다.
분명한 원칙과 그를 뒷받침하는 세심한 기준을 세우고, 우리가 그리는 성평등 사회를 추상화가 아닌 점묘화로 그려내겠습니다.

누구나 동의하는 당연한 명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 명제를 실현시킬 것이며 그 과정에서 무엇을 개선하고 보완해야 하고, 나아가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합의해나가겠습니다. 여성주의에 대한 당의 책임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할 것이며 우리 사회의 여성주의 실현은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 실질적인 토론을 해나가겠습니다. 불합리한 차별과 혐오에 맞서며, 거칠고 실체 없는 범주화에 기반한 배제를 단호히 거부하고 구체적인 말과 행동, 정책으로 여성주의를 그려내겠습니다. 그럼으로써 시민들이 정의당이 여성주의를 대표하며, 성평등 사회를 이뤄낼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신뢰를 갖도록 만들겠습니다.
운동을 넘어서는 ‘정치’를 정의당에서 실현하겠습니다.

저는 사회의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진보정치야말로 이 세상을 더 행복한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해낼 수 있는 진보정당을 만들어내는 것이 제 소명이라고도 믿고 있습니다.

우리의 소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여기서 주저앉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일어설 시간입니다. 터널 같은 절망의 끝에 빛이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미래를 향해 전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함께 시민들 곁으로 당당히 나아갑시다.
가슴 뛰는 정의당을 다시 만들어냅시다.

고맙습니다.


[약 력]
현) 청년정의당 대표(직무대행)
현) 청년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
현) 청년정의당 정신건강위원회 위원장
현) 정의당 수원시정위원회 부위원장
현) 정의당 경기도당 당기위원회 위원
현) 정의당 동물복지위원회 운영위원
현) 행복한우리동네의원 임상심리사

전) 2022 제8회 지방선거 수원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전) 정의당 경기도당 청년위원회 위원장
전) 경기도 청년정책위원회 복지분과장
전) 정의당 수원시위원회 사무국장
전) 2020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이병진 후보 선거사무장
전) 정의당 당대회대의원
전) 정의당 수원시위원회 청년위원장
전) 수원시 청년정책위원회 위원
전) 수원시자살예방센터 임상심리사
전) 수원시청년지원센터 청년 프로젝트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