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가 실패한 뒤, 마치 태고처럼 다른 시대가 시작하는 시점에서 우리는 노회찬과 심상정이라는 10년의 강을 건너고 있습니다. 그들이 멈춘 자리에서 여전히 두 정치인의 잔영에 간섭받는 사람들에게, 이제 여기를 깨뜨려 저기로 향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패배라는 끝 모를 침묵을 끝내고, 또다시 실패할 거라는 낙담을 멈추고, 우리가 해왔던 영예 없는 일을 진정한 영예로 만드는 항해를 시작합시다. 뛰어난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해 봅시다. 우리가 만들어낸 일체의 일들이 지금도 어둠 속에 들어앉은 이들의 비의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우리가 한때 진보 정치운동에 가졌던 어떤 깊이를 역사의 무한한 전망으로 다시 열어봅시다. 패배에서 벗어나 우리 안에 묶여 있던 두려움을 오히려 용기로 바꿔 야만의 시대에 진보의 등불을 밝혀 봅시다.
87년 체제에 초대받지 못한 노동자, 여성, 농민, 장애인, 소수자를 위한 정당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첫째, 제7공화국 운동을 펼쳐나가겠습니다.
주거, 교육, 의료, 일자리, 돌봄 등 5대 분야에서는 이윤 논리가 아니라 공공성의 논리가 되어야 합니다, 에너지와 교통 분야에서는 획기적인 공개념을 도입해 기후 위기 문제에 대응하도록 지역과 중앙과 정당 밖 사회운동과 연대의 스크럼을 짤 것입니다.
둘째, 자본주의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재창당을 이루겠습니다.
정의당 혁신재창당 과정에서 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세우는 강령의 개정을 실현하겠습니다. 이념과 정책적인 측면에서 민주생태사회주의의 원칙과 사회민주주의의 장점을 일부 수용하는 방향으로 강령을 개정하고 이를 실천하는 활동에 정의당이 앞서 나가게 하겠습니다.
셋째, ‘노란 봉투 법 제정’ 등 사회운동의 축적된 힘으로 입법전략을 세우겠습니다.
정의당은 10년간 ‘원내 중심’ ‘상층운동’ 정치활동에 자원이 치중되어 왔습니다. 가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차별금지법 모두 사회운동에서 파생된 의제입니다. 저는 사회운동 전략조직 너머서울 언론홍보팀과 젠더 팀 팀장을 각각 역임하며 사회운동의 요구를 어떻게 지역 운동으로, 원내의제로 일원화할 것인지, 무수히 고민하고 구상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운동과의 적극적 결합을 통해 광장의 정치를 복원하고 정의당의 정치를 확장하겠습니다.
넷째, ‘불평등’이라는 핵심 이슈에 대해 정책역량을 강화하겠습니다.
진보진영의 관성적인 정책에 과감한 문제제기를 하고 정의당이 사회운동진영과 함께 정책대안을 토론해 의제를 마련하고 법제화시키는 실력 있는 정당으로 대중적 지지를 얻겠습니다. 가령 ‘일하는 모든 시민에게’ 시민 최저소득 100만 원 도입, ‘국가일자리보장제’ 제도화 부채탕감 운동과 불로소득 환수 운동 등 대중운동을 전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당원 중심, 지역 중심’ 민주주의 정당으로 지속적인 혁신을 이루겠습니다.
진보정당 운동은 이제 중앙집권적 대중정당을 넘어 각 지역(광역, 기초)에서는 지역 주체들이 최대한 자율성을 갖고 정의당 활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또 선거 시기 지자체별 선거공약을 수립하고 지원하겠습니다.
[약력]
정의당 서울시당 공동대변인(현)
정의당 성북구위원회 공동위원장(현)
전환서울사회운동위원장
권수정 서울시장후보 대변인(전)
너머서울 젠더팀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