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친화도시 성북’ ‘현장에서 답을 찾다’라는 화려한 현수막 아래 생활고로 숨진 성북 네 모녀가 있었고, 끔찍한 아동학대가 있었으며, 노인들이 쪽방에서 매일 고독사 했습니다. 6년간 성북에서 대선 총선 지선을 맨몸으로 부딪치며 당원 한 명을 한 명을 만나고 설득해야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나동그라지고 있다고, 죽음의 수렁 속에 빠져 있다고 알려야 했습니다.

성북에는 비정규직 차별과 부당노동행위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나의 일상 아래 무수한 이들이 위협받고 곤경에 처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구청장을 찾아가 항의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 노동단체와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야 했습니다.

서울시민 10명 가운데 8명이 자산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도시가 서울입니다. 성북구에 사는 시민 대다수가 1인 가구이자 월세로 살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해놓고 저임금의 위험한 일자리 늘려놨습니다. 양질의 일자리와 돌봄과 필수노동자에 대한 예산은 삼각됐습니다. 가령 CCTV 개수만 늘려 놓고 CCTV를 볼 노동자는 없는 형국입니다. 그러면서도 매년 예산을 다 쓰지 못하고 남은 세금만 수백억 원이 있습니다. 코로나 자영업자들이나 비정규직 필수노동자들에게 지급해도 될 금액이었습니다. 또한 올 하반기부터 성북구의 각종 축제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3년 만에 시작된 성북구 행사는 제로 웨이스트도 부족했습니다. 행사의 편의를 제공하고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소적 대안을 커녕 정치인 의전등의 비용으로 낭비되고 있습니다.

성북에서도 갈수록 ‘땀’의 가치보다 ‘땅’의 가치가 높아졌습니다. 성북구 택지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세입자들끼리의 갈등도 심화되었습니다. 철거민들은 흩어지고, 건물주들이 단체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대형 재개발을 부추기고 집단행동과 담합을 일삼고 있습니다.

서울의 모순 속에 당연하게 성북의 모순이 있습니다. 송파 세 모녀, 성북 네 모녀의 죽음 이후에도 2017년 12월 정부가 발표한 임대사업자 종합대책은 조세혜택을 확대했고, 무제한 담보대출을 허용하고 건강보험료를 감면한 와중에도. 성북 네 모녀에게도 깎아주지 않은 건보료를 임대사업자에게 깎아주는 곳입니다.

“불기차(불평등, 기후위기, 차별) 서울로부터 사회 대전환”이란 슬로건도 성북으로부터 서울 대전환이라는 일상의 정치 속에 실현되어야 합니다. 성북의 진보 대오를 다시 복원시키고 엔데믹 이후 흩어졌던 진보정치의 위기, 노동운동의 위기, 시민사회의 위기 속에서 우리를 묶는 결속력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첫째, 당의 어려움 속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가장 먼저 선언하겠습니다.

둘째, 지금처럼 지역의 현안과 의제에 기민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셋째, 성북의 청소노동자, 관제요원, 비정규직 노동, 보건의료 등 함께 연대해왔던 노동을 묶어내겠습니다.

넷째, 성북구의 주거취약계층, 안전관리노동자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관련한 대응책을 만들도록 지속적인 촉구와 규탄 행동에 나서겠습니다.

다섯째, 성북구의 구정을 감시하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야당 역할을 굳건히 해내겠습니다.

여섯째, 서울시기후위기조례 제정을 통해 성북구의 가로수와 자연이라는 공공재를 함부로 제거할 수 없도록 지금처럼 투쟁해나가겠습니다.



[약력]

정의당 서울시당 공동대변인(현)
정의당 성북구위원회 공동위원장(현)
전환서울사회운동위원장
권수정 서울시장후보 대변인(전)
너머서울 젠더팀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