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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공감 3호] 당원의 집을 찾아서 - 세상을 노래하는 가객 홍성욱의 소금인형
세상을 노래하는 가객
홍성욱의 소금인형

 
강주영 기획위원장
 

그는 노래한다. 세상을 노래한다. 가객 홍성욱 그는 왜 노래하는가?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것은 큰 결례이지 않은가?
노래가 좋으니까, 노래가 있으니까 하겠지. 그렇게 짐작한다. 
가객 홍성욱이 주인장으로 노래하고 운영하는 공간이 전주 한옥마을 입구, 옛날 전주부성 동문이 있던 동문사거리에 있는 카페 <소금인형>이다.


카페 소금인형은 카페가 아니라 마당이다. 마당이 무엇인가? 꽃이 피고, 장을 담고, 햇볕이 쏟아지고, 아이들이 재즐대고, 담장 너머로 음식을 나누던 곳이 마당이 아닌가? 전주에서 문화 예쑬을 하는 분들치고 소금인형을 모르면 이방인이라고 불러도 좋으리라. 문화 예술이 꽃 피고, 담론이 벌어지고, 때로는 굿판이 벌어지기도 한다. 프랑스의 살롱에서 프랑스의 계몽과 프랑스혁명이 자랐다고들 한다. 문화 예술인들의 향이 넘친다. 운이 좋으면 굿판과 판소리까지 듣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굿쟁이들의 굿과 소리와 피아노와 기타가 즉석에서 대합창, 대합장을 한다. 동과 서가 만나고 옛과 오늘이 소통한다. 

잠시 상상을 한다. 동문길이 대정길 시대로 돌아간다. 일제 강점기에 동문길은 대정길로 불리웠다. 

서학은 박다옥(전주 최초의 서양식 콘크리트 건물)의 황금싸롱에서 가베(커피)와 아사히삐루(맥주)를 마셨다. 둘 다 쌉싸름하다. 축음기가 짖직 돌아가며 나팔관 소리통으로 노래가 나온다. 
"광막한 광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는 무엇을 찾으러 왔느냐.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흥, 윤심덕이는 김우진이랑 현해탄에서 죽었다지. 남포등이 흔들린다. 포마드를 바른 머리카락이 머루 껍질처럼 빛이 난다. 양장 우와기(상의) 자락이 다정길(동문길) 바람에 떨린다. 이상이 그랬다지! '19세기는 될 수 있거든 봉쇄하여 버리오.' 금융조합을 끼고 서학은 길을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갔다. '내선일체 황군에 나가자'고 쓰여진 현수막이 조합 건물 꼭대기에서 날린다. 서학은 참을 수 없는 토를 느껴 어둑한 골목 한구석에 쏟았다. 세모 반듯한 모임지붕에 수직창을 가로 세로로 나누고 기단은 공구리9콘크리트)인 경찰서장 관사 너머로 경기전이 드러났다. 왕의 뜰 경기전에는 매화가 피고, 백성의 골목길에서는 탁주 냄새가 번졌다. 선술집 덧문 틈으로 왠 장터 소리꾼이 소리를 한다. 
"쑥대 머리 적막 옥중에 잔자리요...." 팔작지붕 추녀 끝을 타고 도는 바람 같기도 하고, 그믐밤 대숲에 이는 소리 같기도 하다. "그러지" 젓가락 장단 추임새가 소리를 돋는다. 텁텁 탁주보다야 쌉싸름한 삐루가 아쌀하지. 만주로 가야하나. 만주보다는 상해로 가야하나. 아니지 동경으로 가야하나. 겨드랑이가 가려웠다. 

매일 밤 9시면 가객 홍성욱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세상을 멀리 보고 높이 보며 서로가 서로를 모시는 세상이 그립다고 하였더니 김광태의 <도요새의 비밀>을 불러준다.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만큼 높이 나는지/ 저 푸른 소나무 보다 높이/ 저 뜨거운 태양 보다 높이...... 도요새~ 도요새~ 가장 멀리 꿈꾸는 새" 그렇다. 수운은 해월에게 새 세상을 위해 개벽을 위해 '고비원주(高飛遠走)' 하라고 하였다. 가객 홍성욱은 매일매일 고비원주하는 마음으로 노래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전주의 촛불 때에 그는 매일 거리에 나가 노래했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왜 정의당에 입당했냐고 하니 자신의 생각에 제일 가깝고, 어디인가에 소속되어 있어야 자신을 다독거릴 수 있지 않겠냐고 한다. 유학의 수기치인(修己治人)하는 마음이다. 동학의 수심정기(守心正氣)하는 마음이다. 그 마음들이 쌓이고 쌓이면 치국평천하가 된다. 보국안민이 된다. 무슨 거창한 이념이 아니다. 그저 아름다운 세상을 향한 마음이면 충분하다. 

소금인형이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 유시화의 시 '소금인형'이라고 한다. 한동안 음악은 안했다고 한다. 음악을 다시 할 때에 유시화의 소금인형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한다. 스마트폰으로 유시화의 소금인형을 찾아봤다. 물질개벽이 편리하기는 하다. 금세 화면에 뜬다.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바다로 내려간/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 당신의 피 속으로 / 뛰어든 / 나는 /소금 인형처럼 / 흔적도 없이 / 녹아벼렸네" -유시화 「소금인형」

비장하기도 하고, 욕망을 버린 소박한 마음같기도 하고, 조용히 세상의 짐을 짊어진 구도자의 마음같기도 하고, 상처를 보듬은 마음 같기도 하다. 

소금인형에 있으면 정의당 마을 지회같기도 하다. 좀 앉아 있으면 마을의 정의당원들이 하나, 둘 들어온다. 앞집, 옆집 당원들이 마을 순찰(?)을 한다. 몇마디하고는 나가기도 하고, 소금인형에 꼭 술 마시러 오는 것도 아니다. 홍 가객이 노래하는 9시면 들르기도 한다. 당원 비당원이 어우러져서는 동문길이나, 한옥마을 이야기도 하고, 자식들 이야기도 한다. 오늘도 홍성욱 당원을 만나러 왔더니 당원 둘이 있다가 나간다. 옆자리에서는 참여연대 사무처 활동가들이 열띤 토론을 한다. 

홍성욱 가객과 이야기를 마쳤더니 소설 쓰는 벗이 들어 온다. 어이 개벽주나 하세.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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