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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공감 2호]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지역별 선심성 예산 나눠 먹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지역별 선심성 예산 나눠 먹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태석 정의당전북도당 정책자문위원(전북대 교수)
 
최근에 소위 '예타'가 전국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예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줄인 말인데, 경제성을 따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한 '예타 면제'는 김대중 정권 때인 1999년에도 도입되었다. 지역균형발전이나 사회복지 증진, 사회적 약자 지원 등을 위한 국책사업은 공적인 효과가 중요하기에 경제성만을 따져서는 안 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도입한 것이 바로 '예타 면제' 제도였다. 

그런데 모든 법과 제도는 늘 애초의 선의에 따라 적용되고 운영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만고의 진리이다.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예탄 면제를 신속하게 추진했다. 처음부터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했고 환경단체들이 많은 문제를 제기했던 4대강 보의 건설에 22조 원이 넘는 예싼을 투입했다. 물을 잘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시작했던 토건 사업으로 물이 오히려 더 오염되었으니 무용지물에 애물단지가 된 보들을 보면 참으로 속이 터질 일이다. 

돌이켜보면 이번에 전북지역에서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선정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사업은 김대중 정권 때 예타 면제 사업이었던 새만금 간척 사업에 뿌리를 둔 것이다.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워 숙원사업으로 시작되었던 새만금 간척 사업은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여전히 그 끝을 알 수 없다. 새만금 간척으로 전북지역이 과연 발전을 이루었는지를 생각해보면 이 역시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2000년에 200만 명 정도였던 전북지역 인구가 지금은 183만 명이 되었다. 이것은 새만금 간척 사업이 지역균형발전에 별로 기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말하자면 대규모 토건 사업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별로 기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라북도는 계속해서 새만금 개발에 몰두해왔고 문재인 정권에서도 예타 면제 사업으로 또 다른 토건 사업인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내세웠다. 하지만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우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식으로 나아가서는 곤란하다. 

국가예산을 지역에 나눠주더라도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진정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를 꼼꼼히 따지는 것이 정부의 임무이다. 

그런데 이번 예타 면제는 문재인 정부가 과연 이러한 정부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지방 곳곳에 세워진 국제공항들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현실에서 또 하나의 적자 국제공항을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의문스럽고, 또 이 사업이 과연 전북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그래서 정의당은 정부의 이번 예타 면제 조치가 대규모 토건 사업으로의 회귀라는 비판적인 논평을 내놓았다. 
첫째로 예타의 나쁜 선례를 남겼고,
둘째로 원칙과 기준이 불분명한 지역별 나눠 먹기 식의 선심성 정책이며,
셋째로 지역 간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켰고,
넷째로 국가재정 낭비와 환경파괴 등 부정적 효과가 생겨날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다섯째로 지역균형발전과 일자리 창출, 사회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예타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하였다. 

정의와 공정의 관점에서 보면, 지역균형발전은 중요한 가치이며 판단기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무분별한 토건사업으로 지역균형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실질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지 못하는 지역균형발전은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대규모 토건 사업이 아니라 마을의 생활기반을 개선해주고, 지역을 이어주고, 물류를 원활히 해줄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는 것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더 시급한 일이다.

이제 그 많은 돈을 퍼부어도 주민들이 떠나가는 지자체를 만들어놓은 것에 대해 성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도지사를 비롯하여 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지역통치 세력이 새만금 개발이라는 대규모 토건 사업을 앞세워 중앙정부 예산을 구걸하는 일에만 몰두하는 관성적인 지방정치와 지방행정에서 벗어나는 일이 시급하다.

전북의 민주주의와 지역 정치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 정의다으이 임무가 무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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