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허용진-김옥임 도당 위원장, 제주현안-총선 예측 등 3당3색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위성곤 위원장, 국민의힘 제주도당 허용진 위원장, 정의당 제주도당 김옥임 위원장. ⓒ제주의소리
설 명절 연휴를 지나며 밥상머리에 오른 정치권 주요 이슈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평가는 지지 정당과 정치적 성향에 따라 상반됐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또 오영훈 제주도정의 행보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다만, '신3고'로 지칭되는 경제상황과 관련한 위기의식은 공통적이었다. 정부와 제주도정의 슬기로운 해법 마련을 바라는 마음도 담겼다.
[제주의소리]는 연휴 끝무렵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위성곤 위원장, 국민의힘 제주도당 허용진 위원장, 정의당 제주도당 김옥임 위원장과의 막간 인터뷰를 통해 설 민심을 엿들었다.
#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해도 너무해" VS "민심 돌아와"
위성곤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를 묻자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라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하셨다. 너무 준비가 안돼있고, 무능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며 "매일 전 정권만 탓하며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주변 민심을 전했다.
위 위원장은 또 "이태원 참사나 외교 참사 등의 가시화된 문제도 있지만, 특히 어려운 경제 분야에서도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민들의 걱정과 불안이 매우 컸다"고 혹평했다.
허용진 위원장은 "야당에서는 윤 대통령이 경험이 없다고 폄훼하지만, 그래도 지난 정부의 잘못을 바로 잡고 있는 과정으로 본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고 했다.
허 위원장은 "3대 개혁을 비롯해 국정지표를 뚜렷하게 설정하고, 뚝심있게 추진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초기에는 부정적인 여론도 있었지만, 이번 설 민심을 들어보면 많이 돌아온 듯 하다. 기대해 볼만 하지 않나 싶다"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김옥임 위원장은 "다들 황당해하는게 보이더라. 공안탄압이나 제2공항의 군사기지화 등 제주도민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생각이 팽배했다"고 대변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정부가 들어서면서 예상은 했지만, 국민들의 상식을 벗어나면서까지 할 줄 몰랐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양당 구조 속에서 정치적인 논리로만 이야기되는 것이 정치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려오더라"고 말했다.
# 제주 현안 '경제위기' 화두...제2공항 해법 시각 3당3색
제주 현안과 관련 위성곤 위원장은 "어려워진 경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하셨다"고 평을 남겼다. 특히 제2공항과 관련 "찬성하시는 의견을 주신 분도 있고, 환경 보호를 위해 추진해선 안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여러 분들을 만나보니 의견이 반반 정도 갈리는 것 같다"고 했다.
허용진 위원장은 "제2공항과 해녀의 전당 등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 반영돼 추진되고 있지 않나. 공약할 때의 기조를 쭉 이어갈 것"이라고 대변했다. 그러면서 "조금만 기다리면 정부의 의지가 가시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옥임 위원장은 "제일 충격이었던 것은 제2공항 문제다. 이미 도민여론조사에서 끝내야했을 문제를 질질 끌다가 더 일을 키웠다"며 "이미 도민들은 관광객이 많아진다해도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지 않나. 거기에 군사기지 내용까지 나오면서 배신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했다.
또 "무엇보다 많은 도민들은 '신3고' 경제위기 시대에서 어떻게 살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우선 살아야 현안 문제에 대해서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정치권이 믿음을 줘야 하는데, 설 민심이 무겁기만 했다"고 토로했다.
# 오영훈 도정 운영 "평가 유보" VS "비전 없어"
오영훈 도정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위 위원장은 "오 도정과 관련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되지 않느냐라는 유보적인 입장이 많았다"고 답변을 유보했다.
반면 허용진 위원장은 "쭉 지적해왔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미래에 설계된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도의 성장동력이 무엇인가를 제시해야 하는데, 오 지사는 성장동력이라는 용어조차 모르는 것이 아닌가, 전혀 비전이 없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 "뭘 먹고 살 것이냐를 제시해줘야 할 시점에서 사법리스크까지 겹치니 대단히 실망스러워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김옥임 위원장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정치개혁이나 15분 도시 등 구상은 던져놓은 상황인데, 아직 실체가 명확하지 않아 의문이 있는 것 같다"며 "취지나 구상은 알겠지만, 과연 제주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이전처럼 개발사업으로 보여지는 것 아닌가, 확신이 들지 않아 우려가 있더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초자치단체 부활 등 도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보수냐, 진보냐, 잘하냐, 못하느냐의 문제를 떠나 자신의 주권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많은 대화가 오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 1년 남은 총선 "尹정부 못맡겨", "민주당 심판", "제도 논의돼야"
1년 남짓 앞으로 다가온 내년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해서는 각각의 해석대로 긍정론을 폈다.
위 위원장은 "주변에서는 어떻든 간에 민주당이 좀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 민주당에 힘을 실어줘야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지금 윤석열 정부에 맡겨놓으면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이 상당한 것 같다"고 흐름을 전했다.
허 위원장은 "거시적으로 보면 20년 내지 24년간 집권해 온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 이뤄지는 선거가 될 것이고, 미시적 측면에서 보면 서귀포 지역을 중심으로 위성곤 의원이 재선을 하면서 도민들에게 무슨 희망을 심어줬는가, 피부로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갑자기 중대선거구제를 던져놓으면서 앞에 논의돼야 할 것들이 사라졌다.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논의돼야 할 시기에 마치 중대선거구제만이 정답처럼 이야기해버리면 국민들이 다양한 선거제도에 대한 논의의 장을 해치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pio@jejusori.net정치권이 바라본 ‘제주 설 민심’...경제위기 공감, 尹정부-吳도정 평가 상반 < 정치 < 기사본문 - 제주의소리 (jejuso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