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금강 자연성 회복을 위해 세종보를 즉각 해체하라

강을 가두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의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다. 강은 녹조로 뒤 덥혔고 녹조는 강바닥에 가라앉아 썩고 악취를 품겼으며 강을 더욱 오염시켰다.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으며 시궁창에서 사는 벌레들이 우글거렸다. 새들도 찾지 않고 물고기를 먹고 사는 야생의 동물들은 죽거나 병들었다. 강은 죽어가고 있었다.

강바닥을 파헤치고 모래를 퍼내고 물길을 막아 수질을 개선하고 이수와 치수를 하겠다는 지난 정권의 4대강 사업은 전대미문의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이 온 천하에 드러났다.

4대강 사업은 22조 원이라는 막대한 국민혈세를 퍼부어 재벌 토건자본, 그에 기생해 양심을 저버린 학자들과 관료들의 배를 채우는 거짓말 잔치였던 것이다.

국민은 알고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지도 평가에서 항상 꼴찌를 맡아놓은 이유는 무엇인가?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부끄러움도 모르고 너무도 뻔뻔하게 자신의 곳간을 채우는 도구로 사용했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이제는 강을 제 모습으로 되돌려놓아야 할 때다. 생태학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우리의 턱밑에서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기후위기와 '코로나' 감염증 발생은 인간이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자연을 함부로 망친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발 위주 국가 경제성장 정책을 뒤돌아보고 이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토로한다.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를 근거로 현 정부도 '그린뉴딜' 정책을 공표한 것이 아니었나?

그러나 지난 18일 있었던 국가물관리위원회의 결정에 좌절과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세종보 해체를 금강 세종시 구간의 자연성 회복 사업의 성과를 지켜본 후 시기를 결정한다는 것은 그 근거가 무엇인가?

세종시도 지난 6월에 밝혔듯이 세종보 해체 여부와 자연성 회복 사업은 별개 사안이라고 했다.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과 세종보 해체의 상관관계를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체 시기를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의 성과를 지켜본 후 결정한다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세종보 수문이 개방된 지 3년여 동안 강의 모습은 삼척동자가 보아도 구별할 만큼 확연하게 달라졌다. 한여름 더위에도 녹조가 눈에 띄지 않았고 멸종위기의 물고기들이 다시 돌아오고 철새가 찾아오고 등 생물 다양성이 확연히 달라졌다. 강은 우리의 생각보다 빠르게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의 추진과 진척상황을 보고 세종보 해체 시기를 결정한다는 것은 이명박 정권이 4대강 사업으로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국민을 우롱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강의 변화를 보지못했단 말인가? 세종보 해체보다 강력한 자연성 회복 방안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지난 정권의 거짓말과 망상을 재현해서는 안된다.

자연성 회복에 동의하면 보를 허물어라.

이춘희 시장과 환경부는 구시대의 개발논리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지금은 자연을 회복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다.

민심이 등을 돌리기 전에 현명하고 책임있는 행정을 통해 민심에 답하길 바란다.

2021년 1월 21일

정의당 세종특별자치시당 생태위원회(위원장 강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