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원교육
  • 당비납부
  • 당비영수증
    출력
  • 당비납부내역
    확인

브리핑

  • HOME
  • 뉴스
  • 브리핑
  • [울산제일일보기고문] 책임정치 - 대변인 김성재

책임 정치

 

명절이 되면 각지에 흩어져 살던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저녁뉴스에서 쏟아지는 온갖 정치기사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다 보면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경우가 다반사라 가급적 정치이야기는 언급을 자제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를 하는 나는 집안어른 가운데 누군가 정치이야기를 하더라도 동의하는 척하거나 침묵한다. 내 생각과 달라도 굳이 언쟁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반대 의견을 내어 모처럼 만난 어른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은 때문이며 직업 정치 활동을 하는 자가 정치 사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는 것이 다소 무책임하게 보일지언정 가족의 화합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싶다.

 

이제 지방정부를 살펴보자, 지방정부 또는 의회를 구성하는 단위는 그 지역의 주민 대표이다. 예외적으로 타지에서 온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나고 자라 같은 학교를 나오고 지역에서 가까이 살아온 선후배 동기 등 온갖 인적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다. 거기다 같은 정당소속 또는 지역의 모임 구성원 등 정치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떤 경우에도 나 홀로 인 경우가 거의 없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으로서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싶다.

 

정치를 한다는 것은 인적네트워크 경쟁의 다른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주변의 도움으로 성장한다. 그런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부담을 갖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 챙겨야 하는 사람도 나타나기 마련이다. 정치인이 성장하는 동안 도움 준 이들을 배척하는 것은 어쩌면 정치를 그만하겠다는 의미가 될 수 도 있을 정도로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우리가 살아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다 보니 지방정부의 수장이 되면 보은인사 논란이 계속된다. 또 어떤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과정에 누군가의 입김이 작용해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인정에 이끌려서 또는 사적인 책임감이 내재된 가운데 정책을 집행하려다 보면 분명히 가야할 곳은 저 곳인데 가지 못하고 주저앉거나 다른 곳으로 가기 십상인 것이다. 누구나 정치를 시작할 무렵에는 소명의식으로 정치를 하리라 마음먹지만 정치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관계를 벗어나 책임지는 정치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제 다시 돌아가 글머리에 이야기한 명절 집안어른의 말을 반박하지 못하는 정치인을 판단한다. 집안 화합을 위해 자신의 소신을 접은 정치인은 정치를 직업으로 택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이 정치를 직업으로서 한다는 것은 주관적인 책임감만을 강조한 것으로 아주 위험한 일이다.

 

막스베버가 쓴 <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책을 보면 정치인에게 책임감을 강조하고 있다. 책에서 말하는 책임감은 사적영역의 책임감이 아닌 공적영역 다시 말해 객관적 책임감을 말하고 있다. 달리말하자면 자신이 정치를 하게 된 동기, 즉 신념에 따른 책임의식이 뒤따라야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관계를 끊어야 바른 길을 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훼손하지 않는 정치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직업으로서의 정치> 끝 구절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한 성숙한 인간이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진정으로 그리고 온 마음으로 느끼며 책임 윤리적으로 행동하다가 어떤 한 지점에 와서, "이것이 나의 신념이오. 나는 이 신념과 달리는 행동할 수는 없소" 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비할 바 없이 감동적인 것이다.”

 

참여댓글 (0)
지역위/클럽 바로가기

    소속 동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