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민도 의원도 모르는 밀실 속 행정통합법, 국회는 당장 중단하고 주민투표 실시하라!
어제(12일) 저녁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속도로 행정통합 특별법이 통과됐다. 점심 무렵 법안소위가 끝났는데, 불과 10시간 만인 밤 10시에 전체회의가 열렸다.
법안소위 회의록도, 최종 대안 법안도 국민에게 공개되지 않은 그야말로 밀실 처리였다.
더 기막힌 건 심의하는 의원들조차 법안의 정확한 내용을 몰라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논의가 부족하고 독소조항이 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일단 ‘개문발차’하겠다고 한다. 사회의 공동 규칙을 만드는 입법자로서 무책임의 극치이자 치졸한 변명일 뿐이다.
밤 10시에 3개 행정통합 특별법을 통과시킨 행안위 의원들, 그리고 국회에 있는 모든 정치세력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이 법안을 위해 주민들과 진지하게 대화 한 번 해봤는가? 지역 곳곳에서 추진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이건 완전히 무시하겠다는 것인가?
주민의 삶과 국가의 백년대계가 걸린 행정통합이다. 이런 중차대한 사안을 대통령의 말 몇 마디에, 6월 지방선거 일정에 맞추려고 군사작전 하듯 몰아치는 게 말이 되는가. 지역주민과 소통 절차도 없이 정치인 몇 명이 사인하고 합의하면 끝이라는 사고방식이 절망스럽다.
아니나 다를까, 법안은 과정뿐 아니라 내용도 졸속적이다. (대구경북통합특별시 특별법안)
법안 제214조에서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2조(고령자 고용 의무 등)을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해 연령에 의한 차별을 법제화하고 있다.법안 제230조에서 특별시장이 지정한 글로벌미래특구에 대해서 '행정규제기본법'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규제배제특례 등'을 적용하도록 하여 대형개발사업에 대해 규제자유화의 문을 활짝 열어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한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최첨단.친환경 도시"(법 230조)가 가능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법안은 자율학교(제66조), 영재학교(제67조), 과학고등학교(제68조)의 지정 및 설립.운영에 대해 상당한 권한을 특별시교육감에게 부여하고, 외국교육기관(제72조)의 설립 승인 권한을 주도록 했다.
'교육의 서열화 및 입시 경쟁 심화'라는 이유로 기존 법안의 교육 특례 조항을 불수용했던 행안부의 문제의식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법안 제312조에서 의료법인이 '의료법'에 규정된 부대사업 외에 조례로 정하는 부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는 의료기관의 수익구조 다변화를 허용하여 공공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법안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제172조) 및 소규모환경영향평가(제173조) 협의 권한을 환경영향평가법에도 불구하고 특별시장에게 이양하고, 농업진흥지역의 해제와 농지전용 허가권(제261조), 보전산지의 변경 및 해제 권한(제264조)도 특별시장이 갖도록 하고 있다.
다른 법으로 규제하던 환경적 제어장치를 특별시장에게 모조리 넘겨주는 것은 '대형개발사업의 속도전'을 가능하게 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국회는 지금 당장 이 졸속적인 행정통합 법안 처리를 중단해야 한다. 최소 1년 이상 충분히 국민적 숙의를 거치고, 최종적으로 주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 일회성 예산 지원이라는 ‘사탕발림’을 넘어, 실질적인 재정 분권과 풀뿌리 자치가 보장될 수 있는 길을 다시 찾아야 한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주민의 목소리를 지우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그 어떤 졸속 통합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대구경북 시도민의 자기결정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2026년 2월 13일
정의당 대구시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