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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포스팅.

1. 도움이 필요합니다.

2. 12월 16일쯤 사무실로 전화가 왔었습니다. 예비후보 등록 전이었고, 선거법 개정 농성을 진행중이었던 날이어서 무척 바쁜 날이어서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다른 분이 전화를 받았고, 저는 그날 오후에 제가 전화를 드렸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고, 그날밤 11시 30분경 이OO(52세, 남, 사하구)씨로부터 전화가 와서 통화가 되었습니다.

3. 내용은 이랬습니다. 다니던 택시회사에서 실직한 지 3개월이었고, 구직도 안되고 있는 상황. 집에 식량과 김치 뭣 하나 없는 상황이어서 며칠을 굶었다고 합니다. 위아래로 직계식구는 없고, 법적으로 배우자가 있지만 집을 나간 상태이고, 현재는 고양이 세마리와 살고 있었습니다. 기초수급자 신청을 하려고 했으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혼을 준비중이면 그 상황이 참작된다고는 하지만 절차가 간편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후에 동사무소를 비롯해 각종 기관에 쌀이나 김치를 달라, 전기장판을 하나 줄 수 있겠냐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원하는 반응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가진 현금은 하나도 없었는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당뇨가 있는데, 석달째 약을 먹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치를 구하러 다니던 대목에서는 꺼이꺼이 울었습니다. 그러니까.... 배고프고 추워서 정의당 당사로 전화를 했던 겁니다.

불길한 예감도 들고,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늦은 밤이라 일단 안심을 시키고, 다음날 아침, 저는 만사를 제치고, 쌀과 김치와 약간의 라면 그리고 고양이 사료 약간을 들고 그이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젊었을때 생긴 신용불량딱지를 안고 있었고, 보증금 200에 월세 15만원을 내는 집은 1층이었지만 사실상 해와 바람이 들지 않는 반지하 냉방이었는데, 그 집에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공과금은 몇달치가 밀려있었고, 현금은 하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 분 집에 공급되는 에너지는 가스렌지가 유일했습니다. 그나마 얼마 전 청각장애인 판정을 받아 지하철은 무료로 탈 수 있어 다행히 거동은 할 수 있었습니다

4. 방법을 찾으려고 사방팔방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온 마음을 써서 같이 마음 아파해주시고 필요한 조언을 해주신는 동지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빈곤을 없애기 위해 활동을 하시는 분, 사회복지 전문가들, 보건의료계에 계시는 분들, 함께 활동했었던 교회의 형제자매님들... 이분들께는 나중에 감사의 마음을 따로 전하고 싶습니다.

이후 복지관에서도 방문을 하고, 근로장려금(아마 70여만원) 도 받게 되었다고 해서 한숨을 돌릴 수 있을까 했습니다만. 근로장려금으로 밀린 집세 일부를 지불하고 나니 약값은 커녕 쌀값도 지금 현재 수중에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며칠 연락이 안되는 동안 (저혈당에 감기 몸살로 인해) 며칠을 또 굶었다고 합니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노무사와 상담도 하게 했지만 쉽지가 않았고요. 오늘 중으로 노숙자 진료소에서 무료진료를 받을 있도록 조치할거고요(진료는 받을 수 있게 하더라도 약값은 별도의 문제입니다.) 이후에는 채무변제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겠지만, 시간이 필요한 문제이고요.

5. '가난의 자격'을 다룬 최근의 기사가 있었습니다. 최근에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안타까운 사연들이 있었습니다. 사각지대가 괜히 사각지대가 아닙니다. 늘 가난의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겁니다. 법제도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라고 요건을 갖춘 분들은 사실 걱정이 덜하지만 늘 문제는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입니다. 저도 사회복지 관련 활동들을 해오면서, 도와드려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심판을 받아야 하는 안타까운 경우들을 많이 봤습니다.

자격이 있건 없건, 이유가 어쨌건 이분에겐 우선은 배고픔과 추위를 피하게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방법을 찾는 일, 제도를 보완하는 일은 더욱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우선은 손길이 필요합니다. 이웃들의 온정어린 손길에 의존하는 것이 궁극의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지금 당장 기댈 수 있는 것은 그것 밖에 안보이네요. 그리고 방법을 찾는 것도 도와주시면 좋고요.

6. 주변에 남는 전기장판이나 온열기, 그리고 식량을 필요합니다. 이분의 신상을 자세히 올리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실 겁니다. 연락 부탁드립니다. 제 전화번호는 010-8387-1729 입니다.

7. 올해의 마지막 포스팅으로 남길까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 복도 나눠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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