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우의 한 컷 만화, 진보정당 STORY] 64. 의석 하나 없는 정당이 법을 만들다

64. 의석 하나 없는 정당이 법을 만들다


   : 민주노동당의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운동

 

 

 

 

 

 

“의석 하나 없는 정당이 모범적인 입법 활동을 해냈다”


민주노동당의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을 두고 한 말이다. 1997년 대선의 권영길 후보 정책 공약이었던 이 법안은 민주노동당의 민생정책 과제로 이어졌다. IMF 사태 이후 급증한 임대차 분쟁 과정에서 영세 상인들은 일방적인 임대료 인상이나 계약해지 통보뿐만 아니라 보증금을 떼이기도 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었다. 민주노동당은 녹색소비자연맹, 함께 하는 시민행동, 참여연대 등과 함께 ‘상가임대차보호공동운동본부’를 조직하고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 캠페인에 착수했다. 당은 피해사례 조사와 전 당원 민원신청 운동, 거리 상담을 비롯한 무료상담, 법 제정 캠페인과 상인대회 등 강력한 캠페인을 벌여나갔다. 의석 하나 없는 정당이었지만 캠페인 능력에서는 발군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동당은 강한 정당이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정리해고로 치킨집을 차렸다가 건물주 부도로 임대보증금을 통째로 날리기도 한 영세상인들의 눈에는 민주노동당의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 활동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이런 와중에 한국부동산신탁의 부도사건이 터졌다. 서민들의 피해액만 2천5백억에 달했으며 피해 상인들의 원성은 하늘을 찔렀다. 정치권도 민주노동당이 입법 청원한 상가임대차보호법 제정을 미룰 수 없게 되었다. 2001년 12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는 짧은 한마디로 법안이 통과되었다. 권영길 후보의 제안이 있은지 4년만에 비로소 결실을 맺은 것이었다. 비록 입법취지를 훼손할 수 있는 결함도 포함되긴 했지만, 경매 시 세입자의 임대보증금을 보호할 수 있는 대항력 제도와 세입자 계약갱신청구권제도 등 400만 상가 임차인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었다.

 

민주노동당은 재벌의 소유구조 개혁이나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같은 문제뿐만 아니라 영세상인들의 민생을 챙기고, 약탈적 고금리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민생고에도 주목한 명실상부한 ‘민생지킴이 정당’, ‘경제민주화 정당’이었다.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