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근거를 내세워 진보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얼마전 노동당 김종철 부대표도 정의당과의 통합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통진당을 통합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정의당은 신자유주의 세력인 참여계가 있어 통합 대상이 되기 어렵다" "민주노총을 기반으로 노동중심 정당을 창당하고 이를 중심으로 진보개편을 해야한다"는 등 진보통합에 대한 범위나 방법론에선 여러 생각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각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주•민주•통일을 기치로 내건 분들이 있고, 생산수단을 공유화한 사회주의 국가 건설을 꿈꾸는 분들도 계십니다. 자본을 극복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 노동과 자본의 공생을 바라는 분들도 있지요. 노동의 가치가 중심이 되는 세상을 그리는 분들도 계시고 생태환경 보존에 더 큰 비중을 두는 분도 있습니다.
또한 '자유'를 앞세우는 사람도 있고 '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며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사람도 있고 '반공산주의' 또는 '반김일성주의'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슨 '주의'나 '이념'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정의'나 '상식'이 지배하는 세상을 추구하는 분들도 계시지요.
세상엔 이렇듯 생각과 지향이 다른 사람들이 섞여살고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색깔의 정당이 많들어져 왔습니다. '정치에 대한 이념이나 정책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하는 단체'라는 사전적 의미의 정당 개념을 생각했을때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일 것입니다.
노선과 문화가 각기 다른 정당들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선 '명분'과 '정치적 이익'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진보진영에서 이단아로 취급되며 일찌감치 통합 또는 연대의 대상에서 제외된 통진당을 제외하면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이 진보통합의 대상이 되는 정당들인데, 과연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은 무엇을 매개로 하나로 묶을 수 있으며 통합했을때 얻어지는 정치적 이익은 무엇일까요?
통진당을 제외한 진보통합으로 얻어지는 정치적 이익은 쉽게 예단할 수 없어 논외로 하겠지만,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을 묶어줄 수 있는 연결고리는 분명 '사회민주주의'일 것입니다. '한국형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의당,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노동당, '녹색생태주의'를 지향하는 녹색당을 하나로 묶기위한 공통분모는 '사민주의' 외에 보이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사회민주주의가 진보통합에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과거 운동권 사회주의적 입장을 지나치게 대변한 것일 뿐 청년학생 층의 '사민주의'에 대한 높은 이해와 공감 및 증가하는 복지수요를 감안하면 통합된 진보정당의 지도노선은 '사회민주주의' 외에 대안이 없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꼭 하나로 뭉쳐야 하는 것인가? 그게 가능하기나 할까? 어설프게 통합하여 새로운 갈등과 분란을 만들어 내느니, 분립된 상태에서 연대와 경쟁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데 정말 그럴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2011년 진보대통합 과정에서 발생했던 동지들 간의 다툼과 분열 그 결과물이었던 통합진보당의 계파별 화학적 결합 실패와 폭력적 분당사태를 경험한 저로서는 진보정치의 통합이라는 당위성엔 수긍하나 성공에 대해선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인위적이고 폭력적인 통합보다는 각당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 진보정당들 특히 정의당에 주어진 과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통합논의에 에너지를 소진하기 앞서 "정의당의 정체성 확립이 선행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통합'이나 '야권 정계개편'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말고 '정치개혁' 그 중심에 서서 상황을 주도하는 정의당이 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