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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당 | 2018-09-20 11:42:45 227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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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후 대전 오월드 사육장의 문밖을 나선 8살 뽀롱이는 ‘집’을 나선지 4시간 30분 만에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2010년 서울대공원에 태어나 2013년 대전 오월드로 이사한 뽀롱이는 8살 평생을 동물원 사육장 안에서만 생활하다 고작 4시간 동안 ‘일탈’의 대가로 생명을 잃고 말았다.
시민의 안전을 고려하여 사살이 불가피했다는 당국의 설명에도 시민들의 여론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동물원을 폐지해 주세요’와 같은 청원이 여러 개 올라오고 있으며 ‘꼭 사살을 했어야만 했느냐’는 안타까움 섞인 목소리가 크다. 이제는 비생태적 환경에서 단지 인간의 유희를 위해 동물을 이용하는 ‘전시형 동물원’에 대해 다른 생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당장 동물원 문을 닫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점진적으로 ‘관람’에서 ‘멸종동물 보존’을 중심으로, ‘격리형’에서 ‘서식지 조성’ 형태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에는 동물원이라고 이름 붙은 곳은 없지만 전동면의 베어트리파크와 금남면의 금강수목원 내에 동물원 성격의 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생태와 동물복지의 관점에서 당장 우리 주변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부터 고민을 시작해보자는 것이다.
당장 세종시는 중앙공원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 갈등은 장남평야가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금개구리 서식지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시작되었다. 이미 법에 의해 멸종위기 동물 보호를 위한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되어 ‘서식지 보존’으로 가닥이 잡혔음에도 여전히 이를 축소 또는 폐기하고 이용형 공원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대전 오월드의 뽀롱이 문제를 바라보면서, 세종시민으로서 지금 당장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좁은 사육장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야생의 동물들, 현실적으로 이 좁은 땅에서 세렝게티 초원 같은 국립공원을 만들 수도 없다면, 이미 있는 서식지를 그저 ‘내버려 두는 것’ 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조홍석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