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원교육
  • 당비납부
  • 당비영수증
    출력
  • 당비납부내역
    확인

정의공감

  • HOME
  • 커뮤니티
  • 정의공감
  • [정의공감 5호] 정책이야기 - 선거법 패스트트랙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의미

선거법 패스트트랙과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의미




정태석 정책자문위원(전북대 교수)

 

 

2019년 4월 29일, 우여곡절 끝에 국회에서 선거법을 비롯한 몇몇 개혁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려졌다. 이로써 선거법에 대한 논의와 표결이 최장 330일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에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선거법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소선거구제 의석과 병립하여 비례대표제 의석을 배분했던 병립형에서 소선거구제 의석도 정당별 비례대표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연동형으로 비례대표제의 방식을 바꾸었다는 것에 있다.

이것은 국민들이 이념이나 정책에 따라 지지한 정당의 득표 비율에 맞춰서 의석을 배분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표의 비례성, 즉 국민 대표성을 높였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단지 비례대표제의 개선뿐만 아니라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할 때 민주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강제하여 정당민주주의를 강화했고 또한 특히 선거참여 기준연령을 18세로 낮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런데 현재 제출된 법률안의 중요한 특징은 소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점인데, 이것은 기득권과의 타협을 통해 여야가 현실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수준에서 만들어졌다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우선 소수정당들은 현실적으로 지역구에서 당선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비례대표제의 도입은 원칙으로 보나 현실로 보나 절실한 것이다. 반면에 거대정당들은 지역구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의석수를 유지하거나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한 정당에서 지역구에서 당선된 의원 수가 비례대표 선거 득표율에 따라 배분되는 의석 수를 초과하게 되면 국회의원 전체 의석 수가 늘어나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국회의원 정수가 300인 상황에서 한 정당이 지역구에서 110석을 차지하고 비례대표 선거에서 35%의 지지를 얻었다고 가정해보자. 이 정당은 비례대표 득표율 기준으로는 지역구 의석을 포함하여 총 105석을 배분받을 수 있는데, 지역구에서 이미 이보다 5석을 더 얻었기 때문에 초과된 의석만큼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국회를 불신하는 국민들 다수는 현재 300석인 의원 정수를 더 늘리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 현재의 의석 수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이러한 초과의석 문제를 가장 쉽게 해결하는 방법은 지역구 의석 수를 대폭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지역구에서 기득권을 가진 정당들과 의원들이 동의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우선 지역구 의석을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리기로 했다. 민주당의 양보가 큰 역할을 한 대목이다. 그런데 지역구 의석을 이 정도로 줄여서는 초과의석이 생길 가능성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역구 연동 비율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계산식이 다음이다.

 

연동배분 의석수 = [(국회의원정수 - 의석할당정당이 추천하지 않은 지역구국회의원당선인수) × 해당 정당의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득표비율 - 해당 정당의 지역구국회의원당선인수] ÷ 2


앞서 보았듯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하면, 국회의원 정수 300명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 수를 제외한 나머지 의석에 대해 비례대표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게 되어 지역구 초과의석이 나올 수 있게 되는데, 이 계산식처럼 각 정당이 비례대표 득표율에 따라 차지할 수 있는 의석 수에서 지역구 당선자 수를 뺀 나머지 비례대표 의석의 반(50%)을 배분하게 되면 초과의석의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완전 연동형일 경우, 한 정당이 지역구에서 20석을 얻고 20%의 비례대표 득표율을 얻었다면 우선 득표율에 따라 60석을 차지할 수 있는데, 이 중 지역구 20석을 우선적으로 채우고 나머지 40석은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우게 된다. 그런데 준 연동형에서는 60석에서 지역구 20석을 제외한 순수 비례대표 40석 중 반(50%)인 20석만을 배분하게 된다. 물론 정당 득표율에 따른 의석 수보다 지역구 의석 수가 많으면 비례대표 의석을 따로 배분하지 않는다. 이것이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런 계산식으로 비례대표를 배분한 후에도 잔여 의석이 생기면, 일반적인 비례대표 선거의 원칙에 의거하여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추가적으로 의석을 배분하게 된다.

 

이처럼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를 하면,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정당은 1단계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작거나 초과의석이 생기면 그 여지도 없어진다. 그렇지만 전체 의석으로 보면 거의 정당 득표율에 가까운 의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지역구 당선자가 거의 없지만 정당 득표율이 높은 정당은 득표율에 따른 의석에서 지역구 의석을 제외한 나머지 의석의 50%만을 얻을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이것은 연동 비율 50%로 인해 표의 비례성이 훼손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비례대표제가 지역구 연동으로 인한 초과의석 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표의 비례성을 양보한 셈이다.

 

한편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정당도 2단계에서 순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원칙에 의거하여 잔여 의석을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게 되면 비례대표 의석을 좀 더 배분받을 수 있게 되는데, 이 대목에서 민주당은 기존의 불이익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게 된다.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갈 경우에 민주당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정되는 의석 수보다 지역구 당선자 수가 많아 별도의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준 연동형으로 가면 2단계 잔여 의석 중에서 순수하게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분을 받게 되므로 좀 더 유리해진다.

 

한편 각 정당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할 경우 지역, 성별, 세대, 직업과 직능, 소수자, 환경, 인권 등 다양한 이익과 가치를 골고루 대표할 수 있는 후보 선출이 필수적인데, 일단 권역별로 지역구 의석에 연동하여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도록 함으로써 지역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경우 각 정당은 다른 이익이나 가치를 골고루 대표할 수 있는 후보 선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국민의 다양성을 대표한다는 비례대표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준 연동형은 완전 연동형에 비해 표의 비례성의 훼손을 어느 정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초과의석의 발생을 막고 다른 한편으로는 거대정당 민주당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정치적 타협안이었다고 하겠다. 물론 권역별 연동 의석 배분이나 석패율 제도 도입 등도 지역구의 기득권과 타협한 면이 있다. 게다가 지역구 의석 비율이 75%로 여전히 높아 전문가들의 국회진출을 제약하고 있는 점도 문제이다. 앞으로 국회와 정치권에서 선거법 최종안을 만들기 위한 논의들이 이루어질 텐데, 무엇보다도 표의 비례성의 개선을 위해 1단계 연동 비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 것인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며, 추가적인 비용 없이 의원 정수를 늘리고 비례대표 의원 비중을 높여 국회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