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 단축이 고용의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정태석 정책자문위원(전북대 교수)
일명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문재인 정부가 등장한 이후로, 휴일 포함 주당 최대 노동 시간을 52시간으로 제한한 법안이 만들어졌고 또 최저 임금도 큰 폭으로 상승하였다. 물론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아쉬운 점도 있겠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하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변화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가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면은, 한편으로는 노동자들의 과로를 줄이고 여가를 늘려 좀 더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자들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임금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다.
사실 노동시간 단축 정책은 2016년 3월에 정의당에 의해 제안된 바 있는데, 정의당 홈페이지의 주제별 정책앨범을 보면 9-5(5시 퇴근제) 정책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연간 노동 시간은 2013년 2,201시간(주 42.2시간)에서 2014년 2,240시간(주 43시간)으로 39시간(주 0.8시간) 증가하였는데, 이것은 OECD 회원국 중에서 멕시코(2,327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길었고 OECD 평균(1,770) 보다 354시간이나 긴 것이었다. 2017년 기준으로도 2,024시간으로 이전보다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멕시코(2,257시간)에 이어 두번째를 기록했다.
정의당 정책 제안에서는 이러한 장시간 노동 체제가 ①노동 비용을 줄이려는 기업의 욕구, ②근로기준법의 독소 조항과 고용노동부의 탈법 행정, ③왜곡된 임금 체계와 포괄임금제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면서 그 해결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근로기준법의 휴게 시간을 근로 시간으로 산정하는 5시 칼퇴근법(9to5) 도입이다. 근로기준법 제 54조에 8시간 근로 시 1시간 이상 휴게 시간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휴게 시간을 퇴근시간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적용하자는 얘기이다.
둘째, 모든 노동자에게 연간 30일 이상 유급 휴가(공휴일/국경일 유급휴일 하, 6개월부터 연차 휴가 부여, 여름 휴가 1주일 의무제 실시) 보장이다. 휴가일을 늘리는 것이 노동시간의 실질적인 단축을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된다. 이것은 주 5일제를 통해 노동 시간을 줄였던 과거의 경험에서도 확인된다.
셋째, 연 1,800시간 노동 시간 상한제 관련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지원법' 제정이다. 노동자 개인의 노동 시간이 단축되면 기업은 생산에 필요한 총 노동시간을 채우기 위해 고용을 늘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점에서 기업이 노동 시간 단축에 따른 일자리 나누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이 중요해진다.
넷째, 하루에 한 시간씩 더 일하고 주 4일만 근무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근무제 도입이다. 이것은 노동자들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여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삶의 재충전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와 인간 관계의 회복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다섯째, 법정 초과 근로 한도인 주 52시간을 넘어 주당 최장 68시간까지 연장 근로를 허용한 고용노동부의 탈법적 행정 해석을 시정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토요일과 일요일을 주당 근로 시간에서 제외하여 주당 52시간이 넘는 연장 근로를 허용한 것이 노동자들의 과로를 부추겼다는 얘기다.
여섯째,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고 실 노동 시간 단축에 역행하는 근로기준법의 독소 조항 개정이다. 이것은 앞의 방안과 같은 맥락에서의 제안이다.
2018년 2월에 통과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정의당의 이러한 제안들이 일부 수용된 것이다. 주당 근로 시간이 52시간으로 엄격히 제한되었고, 정부는 위반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 의지도 보여주고 있다. 이 법이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일자르 창출 효과가 생겨나고 있다. 물론 중소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이 장시간 노동에 의존해 임금 비용을 줄이면서 생존을 이어왔다면 이제 이런 방식에서 벗어나 경영 혁신이나 기술 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경쟁력이 떨어짐에도 저임금에 의존해 온 기업들은 점차 도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기업 간 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제한하는 효과도 있다.
대기업들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기업에게 부담을 준다고 불평을 하지만, 사실 이들은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과학 기술적 발전을 통해 증대되어 온 사회적 생산성 발달의 혜택을 독점적으로 누려 왔다. 부의 재벌 편중이 심화된 데에는 이것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더 적은 노동으로도 동일한 양의 생산물을 만들 수 있게 되었으면, 이에 맞게 노동시간을 줄여 생산성 향상의 이득을 사회로 환원하는 것이 공정하고 또 바람직하다.
2019년 1월 9일에 정의당은 "고용 사정 개선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정책 논평을 내놓았다. 최근 고용 동향이 실망스러운 것은 물론 인구적 요인, 자동차 및 조선 산업 등 주력 산업의 구조 조정 등 장기적·구조적 요인의 영향이 컸지만 문재인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아쉽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근본적인 해법이란 당장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근로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아동수당, 실업수당 확대 등 복지정책을 통한 소비 진작 등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득 재분배를 통해 노동자들과 서민들의 소비 여력을 높여주면, 중소기업과 도소매업의 매출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한미 간정책금리 역전 등에 따라 자본의 해외 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마련하여 국내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고용 사정을 개선하려는 거시 정책의 적절한 운용도 주문하고 있다. 노동 시간 단축이 고용의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우선 정부가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면서 국민들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구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사실 노동시간 단축 정책은 2016년 3월에 정의당에 의해 제안된 바 있는데, 정의당 홈페이지의 주제별 정책앨범을 보면 9-5(5시 퇴근제) 정책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연간 노동 시간은 2013년 2,201시간(주 42.2시간)에서 2014년 2,240시간(주 43시간)으로 39시간(주 0.8시간) 증가하였는데, 이것은 OECD 회원국 중에서 멕시코(2,327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길었고 OECD 평균(1,770) 보다 354시간이나 긴 것이었다. 2017년 기준으로도 2,024시간으로 이전보다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멕시코(2,257시간)에 이어 두번째를 기록했다.
정의당 정책 제안에서는 이러한 장시간 노동 체제가 ①노동 비용을 줄이려는 기업의 욕구, ②근로기준법의 독소 조항과 고용노동부의 탈법 행정, ③왜곡된 임금 체계와 포괄임금제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면서 그 해결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근로기준법의 휴게 시간을 근로 시간으로 산정하는 5시 칼퇴근법(9to5) 도입이다. 근로기준법 제 54조에 8시간 근로 시 1시간 이상 휴게 시간을 부여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휴게 시간을 퇴근시간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적용하자는 얘기이다.
둘째, 모든 노동자에게 연간 30일 이상 유급 휴가(공휴일/국경일 유급휴일 하, 6개월부터 연차 휴가 부여, 여름 휴가 1주일 의무제 실시) 보장이다. 휴가일을 늘리는 것이 노동시간의 실질적인 단축을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된다. 이것은 주 5일제를 통해 노동 시간을 줄였던 과거의 경험에서도 확인된다.
셋째, 연 1,800시간 노동 시간 상한제 관련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지원법' 제정이다. 노동자 개인의 노동 시간이 단축되면 기업은 생산에 필요한 총 노동시간을 채우기 위해 고용을 늘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점에서 기업이 노동 시간 단축에 따른 일자리 나누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이 중요해진다.
넷째, 하루에 한 시간씩 더 일하고 주 4일만 근무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근무제 도입이다. 이것은 노동자들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여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삶의 재충전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와 인간 관계의 회복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다섯째, 법정 초과 근로 한도인 주 52시간을 넘어 주당 최장 68시간까지 연장 근로를 허용한 고용노동부의 탈법적 행정 해석을 시정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토요일과 일요일을 주당 근로 시간에서 제외하여 주당 52시간이 넘는 연장 근로를 허용한 것이 노동자들의 과로를 부추겼다는 얘기다.
여섯째,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고 실 노동 시간 단축에 역행하는 근로기준법의 독소 조항 개정이다. 이것은 앞의 방안과 같은 맥락에서의 제안이다.
2018년 2월에 통과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정의당의 이러한 제안들이 일부 수용된 것이다. 주당 근로 시간이 52시간으로 엄격히 제한되었고, 정부는 위반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 의지도 보여주고 있다. 이 법이 우선적으로 적용되는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일자르 창출 효과가 생겨나고 있다. 물론 중소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이 장시간 노동에 의존해 임금 비용을 줄이면서 생존을 이어왔다면 이제 이런 방식에서 벗어나 경영 혁신이나 기술 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경쟁력이 떨어짐에도 저임금에 의존해 온 기업들은 점차 도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기업 간 격차가 확대되는 것을 제한하는 효과도 있다.
대기업들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기업에게 부담을 준다고 불평을 하지만, 사실 이들은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과학 기술적 발전을 통해 증대되어 온 사회적 생산성 발달의 혜택을 독점적으로 누려 왔다. 부의 재벌 편중이 심화된 데에는 이것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더 적은 노동으로도 동일한 양의 생산물을 만들 수 있게 되었으면, 이에 맞게 노동시간을 줄여 생산성 향상의 이득을 사회로 환원하는 것이 공정하고 또 바람직하다.
2019년 1월 9일에 정의당은 "고용 사정 개선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정책 논평을 내놓았다. 최근 고용 동향이 실망스러운 것은 물론 인구적 요인, 자동차 및 조선 산업 등 주력 산업의 구조 조정 등 장기적·구조적 요인의 영향이 컸지만 문재인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아쉽다는 견해를 피력한 것이다. 근본적인 해법이란 당장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유지하면서 근로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아동수당, 실업수당 확대 등 복지정책을 통한 소비 진작 등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득 재분배를 통해 노동자들과 서민들의 소비 여력을 높여주면, 중소기업과 도소매업의 매출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한미 간정책금리 역전 등에 따라 자본의 해외 유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마련하여 국내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고용 사정을 개선하려는 거시 정책의 적절한 운용도 주문하고 있다. 노동 시간 단축이 고용의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우선 정부가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면서 국민들의 이해를 적극적으로 구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