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을 다시 바다로, 재생에너지는 이에 발 맞춰서!
김재병 전북환경운동연합 생태디자인센터 소장
내년, 정부는 새만금 담수화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해수 유통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원래 계획은 새만금호를 담수화하고, 이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것이다. 생산성이 풍부한 연안 바다를 농업용 저수지로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새만금 간척사업은 당초 계획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안이 필요하다.
대안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 수질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새만금호의 수질은 새만금 물막이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중간 수역의 경우 5~6등급에 달하는 수준이다. 주간에 해수를 유통함에도 불구하고, 고인 물은 썩고 있는 것이다.
둘째, 매립토 확보가 어려우며, 준설은 환경 문제를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새만금 지역 내 용지 조성에 필요한 총 매립 토량은 7억 583만㎥인데, 새만금호 내에서 5억 660만㎥, 군장항 수역에서 1.1억㎥, 외해역에서 0.3억㎥을 조달할 계획이다. 2015년 6월까지 새만금 호내 준설 량은 1억 2,042㎥으로 전체 호내 준설 량의 21.3%를 준설했다. 여기에 군산항 준설토를 더해 매립을 하고 있는데, 이도 모자라 서천에서 석탄재 폐기물 43만 톤을 들여왔고, 앞으로는 보령에서 석탄재 폐기물(중금속 포함 여부 논란 중) 1천만 톤을 들여와 매립토로 쓸 계획이다. 또한 내부 준설은 수심을 최대 -15m까지 깊게 하여 무산소층을 더 많이 만들어 내고, 수질 정화에 기여할 생태계를 황폐화시킨다. 대규모 물고기 폐사는 반복될 것이다.
셋째, 연약 지반의 문제가 있다. 어렵게 매립을 했다 하더라도 그 위에 국제협력용지를 만드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단단한 기반은 수심 30~40m 깊이에 있기 때문이다. 그 위에 모래나 실트, 점토가 쌓여 있을 뿐이다. 고층 건물을 세우려면 기반까지 파일을 박아야 하는 상황이라 경제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포항 지진에서 확인했듯이 매립 지역은 지진에 취약하다. 많은 돈을 들여 연약 지반을 개량하지 않으면 지반 침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부산 녹산산단이나 전남 대불공단 등에서 이미 확인하였다. 하천 퇴적물의 경우 점성토 지반이 우세하여 성토재로 부적합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넷째, 전북의 경제적 손실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새만금 사업으로 어패류의 산란처와 서식처가 사라져 어업 생산량은 70% 감소하였고, 이에 기반해 추산해 보면 새만금 사업으로 전북은 1990년부터 2015년까지 누적해서 어업에서만 7조 5천억 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어업 기술의 향상으로 충남처럼 어업 생산량이 2배가량 늘어났을 경우를 가정하면, 2015년 한 해에만 1조 2천억 원 손실, 누적 15조 4천억 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전국 백합 생산량의 80%를 대던 일은 추억이 되고 말았다. 새만금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고농도의 방류수를 하루에 20만 톤씩 외해로 배출하게 될 미래에는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해 상류 지자체는 농업, 축산을 줄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상수원 보호구역에 준하는 하천 관리를 요구받고 있으며, 앞으로는 비점 오염 방지를 위해 도시 개발을 억제해야 하는 일도 생길 전망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북의 어민들과 시민사회단체는 계속해서 새만금의 해수 유통을 요구해 온 것이다. 예전과 달리 정부나 전라북도도 해수 유통을 논의의 한 주제로 언급하는 정도까지는 이르렀다. 하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것은 간척은 마스터플랜대로 하고, 갑문만 지금처럼 여는 것 정도이다. 그 정도로는 위에서 말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해수 유통은 새만금을 다시 바다로 복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더 많은 물이 수시로 드나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바다가 살아나서 어업이 살아나고, 어민들의 일자리가 생기고, 어업 관련한 2차, 3차 산업이 들어와야 전라북도의 경제가 살아난다. 무분별한 준설과 간척이 멈추면 갯벌이 회복되고 물고기와 새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고 생태 관광이 시작된다. 간척 사업 전 수준까지는 안되겠지만, 최대로 바다를 복원하는 것이 해수유통 논의의 핵심이다.
최근 정부는 새만금사업을 토목 사업 일변도에서 일부 전환한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지만, 여기에도 해수 유통에 대한 고려가 없어 매우 아쉽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는 적극 찬성하나, 이 재생에너지 계획이 다시금 토목 사업에 돈 대주는 일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인다.
정부의 새만금재생에너지계획을 보면, 새만금개발청은 총 2.6기가 와트 분량의 발전을 주관하는데, 이 중 수상태양광이 2.1기가와트를 차지한다. 한편, 태양광 사업은 용지 조성형, 기업 유치형, 도민 수익형으로 크게 나뉘는데, 도민수익형은 0.3기가와트로 새만금호 내측 총 3기가 와트의 10%에 불과하다. 이 계획에 대해 어민과 시민단체가 제안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상 태양광 설치가 어족 자원 복원에 문제를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 현재 수상 태양광이 예정된 2,3,4번 부지는 수면 상태로, 해수 유통시 어족 자원의 산란장이나 갯벌 서식처로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곳이다. 늘어난 어족자원은 새만금호 안쪽만이 아니라, 외해까지 영향을 미쳐 전북의 수산업 전체에 기여한다. 따라서 이곳을 방수제나 가토제로 에워싸 막는 것은 이러한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고, 물을 고이게 하여 썩히는 일이다. 파도나 어선 운행으로 인한 태양광 시설 훼손이 우려된다면 부력식 구조물을 가장자리에 설치하면 된다. 추가적인 가토제 설치를 중단하고, 기존의 방수제와 동서 및 남북도로에 교량이나 하단 터널을 설치해 물이 유통되도록 해야한다.
둘째, 어업 및 관광업에 활용할 수 있는 부지는 우선 제외시켜야 한다. 해수 유통과 함께 바다를 복원하고, 그에 맞게 새만금 마스터플랜을 변경해야 한다. 따라서 복원된 바다에서 이루어질 어업·관광업과 상충될 수 있는 재생에너지 부지는 다른 부지로 변경하거나, 최소한 후순위로 미뤘다가 2020년 이후에 결정해야 혼선을 피할 수 있다. 수상태양광 2,3번 부지는 이런 점에서 사업 진행을 미뤄야 하며, 특히 2번 부지는 현재에도 새만금 내측에서 어업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므로 이 곳에서 진행하려던 한수원 선도 사업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2,3번 부지 대신 방조제 옆 수변 부지와 육상 유휴지 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셋째, 도민 수익형과 기업 유치형의 비중을 대폭 늘려야 한다. 현재 사업 비율을 보면 용지 조성형은 1기가 와트, 기업 유치형은 0.5기가 와트, 도민수익형은 0.3기가 와트로 되어 있다. 간척 개시 후 28년이 지났지만, 도민들은 새만금사업으로 이익은커녕 피해만 입어 왔고, 새만금 주변 자지체의 경제는 어려워졌다. 시만금 산단 1,2 공구가 완공되었고 많은 특혜를 주고 있지만, 기업이 들어오지 않아 텅 비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땅을 만들겠다고 용지 조성형 비중을 높여 잡은 것은 전북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다. 따라서 도민 수익형과 기업 유치형을 크게 늘리고, 기업 유치형은 확실히 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한다.
넷째, 도민과 소통하고 합의를 만들어내는 민관협의회가 구성되어야 한다. 기대와 달리 에너지계획에 대해 전북도민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정부는 새만금재생에너지 민관협의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전라북도만이 논의하던 새만금사업에 기초지자체와 도민들을 참여시키겠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민관협의기구가 성공하려면 민과 관 사이에 정보와 권한의 비대칭 문제가 해소되어야 하고, 서로 신뢰가 쌓여야 한다는 점을 정부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새만금사업을 볼 때 한 부분문 보고 전체를 보지 않으면 위험하다. 에너지계획이 수산 자원 복원, 수질 개선, 어업 ·관광업 활성화와 함께 기획되고, 이 과정에서 전북도민들이 실질적 혜택을 얻도록 정부의 에너지계획은 수정되어 추진되어야 한다. 새만금이 바다로 회복되고, 재생에너지 계획이 이에 발맞추어 나간다면, 그동안 건설 자본에게만 이익을 주면서 공유 자산을 훼손시켜 왔던 새만금사업에 새로운 희망의 빛이 보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