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의 집을 찾아서>
- 군산 시간여행거리 작은 책방 마리서사
강주영 기획위원장
군산에서 근대 일본 적산 가옥 복원일을 하게 되었다. 현장은 '시간여행거리'라고 군산시가 이름지은 월명동에 있다. 군산은 개항도시이다. 발전과 개발(?)이 늦어 일본인들이 만든 근대의 풍경이 많이 남아 있다. 시간여행거리는 금강하구와 서해가 만나는 해변을 끼고 있다. 식민지 수탈로 번성하던 근대의 풍경을 상상해 본다.
금강에 사리가 들고 탁류가 갯벌을 뒤집어 일으키면 칠산 바다에서는 조기 떼들이 꾸억꾸억 울고 갈매기들은 째보선창의 비린 것들을 쪼아댔다. 건너편 장항 제련소의 높은 굴뚝이 검은 연기를 뿜고 똑딱선은 통통거렸다. 입맛을 다시며 작부 집을 찾아드는 뱃사람들과 때에 전 무명 수건을 목에 두른 하역꾼들과 잔 생선들을 대바구니에 담은 아낙과 들병이들이 왁자한데 왈짜들은 눈을 희번득하니 굴리며 빌붙을 거리를 찾았다. 황혼이 넘어가고 금강 하구가 소리만 남긴 채 어둠으로 사라지면 작부 집에서는 '목포의 눈물'이 흘러나오고 어디선가는 악다구니 소리가 밤공기를 가르는 것이었다. 조기 떼가 울면 포구의 눈물이라는 작부 집 작부는 무릎을 세운 채 옷고름을 말아 쥐고 울었다.
현장 옆에 작은 책방이 있다. 일본식 가옥의 한 모퉁이에 가을 낙엽 같은 적삼(스기) 빛으로 다소곳이 자리잡았다. 근대 거리 관광객들이 스쳐 지나간다. 무슨 생각들이 저마다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까? 바람이 휭휭하는데 꿈틀거리는 활자들이 손짓한다.
책방 이름이 <마리서사茉莉書舍>, 마리는 프랑스 시인 마리 로랑생이고, 서사는 책방이라는 뜻이다. 명동백작으로 불리운 박인환이 종로에서 운영하던 책방 이름이다.
현장 일이 끝날 저녁 무렵이면 할 일도 딱히 없는 터라 책방을 드나들게 되었다. 그러다가 마리서사 책방 주인과 익숙해지게 되었다. 같은 정의당원임을 알게 된 것은 2018 군산시 신입 당원 환영식 때문이었다. 전주시위원회 소속이지만 군산에서 일을 하는 터라 참석했다. 이때 찍힌 사진이 군산시 당원 소통 SNS에 게재되었다.
- (마리서사) 어디서인가 뵌 듯 합니다.
- 그래요. 어디서 봤을까요?
- 혹시 군산에서 시민단체 활동 같은 것 하세요.
- 아닙니다. 옆 골목에서 적산가옥 복원일을 하는 목수입니다.
- .....분명 어디서 뵌 것 같은데?
- 단체라면 제가 정의당원입니다만
- (마리서사) 아, 맞다! 군산시 당원 행사에 참여하셨는지요? 행사 사진에서 봤어요. 제가 그 행사에 참석을 못 해서 사진을 꼼꼼히 봤거든요.
- 아 그러셨군요. 주인장께서도 정의당원이군요. 반갑습니다
이날 몇 권의 책을 구입하였다
다윈의 약육강식 진화론과 대비되어 진화의 원동력은 만물의 상호부조라 간파한 크로포토킨의 <빵의 쟁취>는 번역본을 못 구해 지하 유인물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아나키즘의 대표적인 저작이다. 번역본이 나온 줄을 몰랐다. 소장용으로 샀다.
- 어 '빵의 쟁취'가 있네요? 번역되어 정식 출판 되었군요.
- 얼마 안 되었어요.
- '빵의쟁취' 표트로 크로포트킨은 잘 안 알려져 있는데 이런 책을 가져다 놓으셨네요.
- 아...... 예,
- 아나키즘의 대표적인 고전으로 흔치 않은 책인데.....
근대 건축 일본식 가옥을 복원하고 있기도 하고, 근대의 병통을 고심하던 터라 근대(?) 조선 문인들의 산문을 모은 <모단 에쎄이>를 주저없이 골랐다.
1925년 중앙서림 발행본을 그대로 만들어낸 <진달내ㅅ곳>(ㅅ곳은 오타가 아님, 초성이 ㅅㄱ 쌍자음인데 자판으로 적어지지 않는다.)도 소장용 겸 읽을 시집으로 집어들었다.
그후로도 십여 권의 책을 구입하게 되었다. 작은 책방은 주인장의 개성이 짙다. 지역 지방, 인문과 문학, 사유 등이 담긴 책들이 각각의 자리에서 향기를 낸다.
마리서사를 운영하는 주인장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그의 블로그에 실린 글(2017.12.29)을 인터뷰 대신 싣는다.
m.blog.naver.com/mariebookst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