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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 4.0

  • [4기] 진보정치4.0 1학기 2주차 후기 / 장민형
진보정치4.0 1학기 2주차 후기 (장민형)
 

 
  이제 겨우 두 번째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번 강의 주제는 평소 일상의 이야기여서, 이 강의는 어제까지 살아오는 삶의 연장처럼 느껴졌다. 비단 이번 강의뿐 아니라 진보정치4.0에서 강사님들을 통해 들을 이야기들,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배우게 될 이야기들 모두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 일 것이다. 다만 일상에서는 바쁘게 살아가고, 각자의 목표를 향해 살아가는 중에 지나쳐가고, 너무나 익숙해진 이야기들 일 것이다. 국회라는 구분된 장소에서, 매주 정해진 시간에서 일상을 강의의 형태로 듣는 것이 진보정치4.0이지 않을까 싶다. 삶 속에, 정치 속에, 내 내면에 내재된 것들을 인식하는 시간은, 나의 생각과 삶 자체를 낯설게 보게 하고, 내면화된 통제로부터 자유를 누리게 되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강의는 플랫폼 일자리가 늘어나는 산업 환경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산업의 변화로 인해 일자리가 변화했고, 그 변화를 인식하고, 국가 등은 그에 대응하였다.
 

  변화의 큰 부분 중 하나가 플랫폼 노동이다. 이런 형태의 노동은 지식 정보 사회, 초연결 사회의 정보 통신 기술의 산물이다. 개인들이 각자의 모바일 기기로 상호 평가할 수 있고, 저장된 정보를 처리하고 공유할 수 있어지면서, 기존의 조직 중심적이고, 기업 전략이 중요했던 것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가능해진 것이다.

 

  강의는 직관적인 진단에 그치지 않고, 현상을 분류하고 자세히 분석하였다. 아쉬운 점이라면, 사회 변화를 유물론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전제에 두는 거 같다 느껴진 점이었다. 기술 변화가 문제를 야기한 것인지, 변화에 맞지 않는 법 제도가 문제를 야기한 것 인지에서 다소 후자 같다. 현상을 문제로 인식하는 시선은 있는데, 그것이 왜 문제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가 없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유여서일까.
 

  그 부분에 대한 인식 없이는, 법과 제도는 계속 조금씩 늦을 것이다. 5.0이 어쩌면 기술 변화를 선도할 ‘인간 중심’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었으나, 그 부분도 그저 기술 변화를 따라간 것이라 이해했다. 결국은 산업은 인간을 소외시키고, 법과 제도는 인간을 보호하려 해도 늦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긱(gig)워커'라는 용어처럼, 제도 밖의 일이란 점에서는 어느 시대든 비슷한 문제들이 있었을 것 같다. 이런 문제는 과거로의 회귀라기보다는 변화 속에서 나타나는 제도의 한계라 생각한다.

 
 


 

  눈이 내렸다. 첫 쉬는 시간에도 내리던 눈은 강의가 끝날 때까지 내렸다. 엄청 내렸다. 내리는 눈을 여유롭게 바라만 보면 마음이 벅차다. 눈이 쌓여 있는 곳에 나가면, 왠지 조금 더 따뜻한 것 같다. 하지만 이 눈길 위로 차가 다니면, 눈은 검은 오수가 된다. 그 위로 달리는 것은 위험하다. 눈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스키장에 눈은 쓸모가 있어, 만들기까지 하지만, 일상의 눈은 현대 산업사회에 도움이 안 된다. 내리는 눈을 보면서 한편으로 걱정을 한다면, 이미 그 사람에게는 산업사회가 내재화된 것이다. 그런 개인은, 산업 사회가 나의 편의, 이윤과 크게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거기에 방해가 되는 것들은 치우려 한다.
 

  인간에 대한 시선도 비슷한 것 같다. 내가 더 빠르고 좋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선택을 한다는 것, 평가를 한다는 것이 눈을 치우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그래서 공론의 장에서도 모두를 위한 평등한 기본소득 등이 논란이 된다. 노동자 간 불평등을 법적으로 오히려 분명히 하는 것은 사람들이 그런 것을 선택해서이다. 그리고 그것을 너무 쉽게 자본주의, 산업 시스템 탓으로, 또는 국가 권력에 한정된 정치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에게 내재된 사고는 들춰보지 않는다. 아마 환경보호가 혹은 노동자 보호가 산업에 이롭게 작용하고, 나에게 유리한 것이라는 어떤 이론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환경을 보호하고, 노동자를 보호하려 할 것이다.

 


 

  생명정치라는 개념이 있다. 어쩌면 인간이 특별하게 의식하지 않는 나의 생각, 나의 선택이 고도화된 통제를 내면화된 것일 수 있다. 보통 누구든 그런 통제의 내용, 내 신체에 내재된 것의 내용을 이야기하면 싫어하고, 불편해한다. 그런 내용에 동의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내 욕망이 누군가를 굶게 만들고, 길에서 죽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사례를 들으면 질색한다. 진보정치4.0이 일상과 내 삶에 깊이 내재화된, 교육된 행태를 관조하는 시간이 될 거라 기대된다.
 

  이번 강의의 특별히 좋은 점은 열심히 분류하고, 현상을 분석한 것에 매이지 않고, 그 범주들을 모두 아우르는 커다란 보호막을 주장한 점이다. 현실적으로 법적인 범주가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것 같다. 하지만 이면에는 그간의 노력들이 제대로 법에 반영되지 못하고, 너무나 우리 국가의 모습이 뒤져있다는 것에 대한 실망, 지침이 느껴져서 안타깝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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