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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평] 세계인권선언 73주년을 맞이하며

[세계인권선언 73주년을 맞이하며]

 

저는 성소수자입니다. 저의 존재는 사회적 합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를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합리적 이유없이 부당하게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차별금지법(제정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에 사과하십시오. 저와 이 땅의 성소수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와 여성에게 사과해주십시오.”

 

다 했죠?” 선거운동 중 맞닥뜨린 성소수자를 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후보는 한 마디를 내뱉고 냉소를 보이며 돌아섰다.

차별에 반대하고 평등을 요구한 시민에게 보인 태도는 무례했고, 소통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태도는 불성실했다.

 

지금으로부터 73년 전 오늘, 유엔총회에서 인류가족 모두의 존엄성과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의 자유, 정의, 평화의 기초로 지속적인 국내적 국제적 조치를 통해 회원국 국민들의 보편적 자유와 권리신장을 위해 노력하도록, 모든 인류가 다 함께 달성해야 할 하나의 공통기준으로서 세계인권선언을 선포했다.

 

그로부터 73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과연 존엄하게 살고 있는가?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보편적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 코로나19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심화되고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에 생존권마저 위협을 받고 여성혐오에 기반한 차별과 불평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또한,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성소수자들이 있으며 장애인, 이주민, 난민 등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혐오와 차별을 마주하며 이 시대를 살아내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사회적 합의뒤에 숨어있는 동안 국민들의 인권감수성은 높아지고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공감대는 넓어졌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경험을 계기로 자신도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작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국민인식조사에서 10명 중 9명이 나도 차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고, 10명 중 8명이 우리 사회의 차별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어 응답자의 88.5%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했으며, ‘성적 지향·정체성과 관련해서도 응답자의 73.6%성소수자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존중받아야 하고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며칠 전, 한겨레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1.2%로 나타났다.

 

14년 동안 제정이 요구되고 있고, 각종 여론조사는 물론 1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는 국민동의청원을 해주셨고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관련 안건만 4건이다.

이 정도면 사회적 합의를 넘어선 사회적 통합이다.

 

이렇게 사회적 지지가 탄탄한데 국회는 어떠한가? 지난 20216, 정의당에서 발의된 차별금지법이 국민동의청원 요건을 갖춰 국회로 넘어갔지만 국회는 심의조차 하지 않고 한 차례 연기에 이어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2024529일까지 연기되었다. 사실상 제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직무유기다. 국민동의청원에 대해서는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논의토록 국회법이 규정하고 있고, 국가는 국민이 차별받지 않고 소외되지 않으며 누구나 누릴 마땅한 자유와 권리로 존엄하게 삶을 살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될 책임과 의무가 있기때문이다.

 

세계인권선언 1,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

2,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 언어, 종교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다.”와 같이 인간의 존엄과 평등은 가장 기본적이고 불가침의 인권이다.

정부와 21대국회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권고와 평등을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연내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국가의 책무를 다하길 바란다.

 

정의당은 지난 1125일부터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위해 국회 본관 앞에서 끝장농성을 진행했고, 2021년 정기 국회 마지막 날인 어제(9)는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며 끈질기게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국회 담장 밖에서는 차별금지법 연내제정 쟁취 농성단이 꾸려져 연내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인권선언은 선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투쟁을 통해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는 73주년 세계인권선언일맞아 연내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행동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 나갈 것을 선언한다.

 

 

20211210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위원장 배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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