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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평] 거대양당의 기후위기에 대한 몰이해와 핵발전 찬양, 지긋지긋하다

【기후·에너지정의특별위원회 논평】

 

거대양당의 기후위기에 대한 몰이해와
핵발전 찬양, 지긋지긋하다


-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정의당 기후·에너지정의특위 논평 -

 
 

어제와 오늘 국회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국회에서 진행되었다.
 

이틀간 진행된 연설에서 거대양당 대표들은 기후위기와 에너지 문제를 모두 언급했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발언을 보면 기후위기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엉뚱한 해법만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제 있었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설을 보면, ‘205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를 지금보다 1.5도 낮추지 못하면 인류문명이 파국을 맞는다’라고 밝혔다. 파리 협정에 따라 ‘1.5도 목표’를 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뜻이다. 이미 지구 온도는 1도 정도 올라 있는 상태이며, 파리 협정의 ‘1.5도 목표’를 지키려면 ‘0.5도’ 정도의 여유만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송영길 대표는 이를 ‘1.5도 낮춰야 한다’라고 발언한 것이다. 이 경우 산업화 이전보다 더 낮은 온도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산업화 이전으로 지구 온도를 되돌리면 좋겠지만, 현재 그런 목표를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와 같은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송영길 대표가 대표로 있는 한 국회의원 연구모임에서는 ‘우리 지역 1.5℃ 낮추겠습니다’라는 글씨가 쓰인 대형 지구본을 갖고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번 연설의 표현은 단순한 실수라기보다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애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탄소중립 해법 역시 엉뚱하게 소형모듈원자로(SMR)와 핵융합을 통해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금 기후위기의 쟁점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2030년 목표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라는 점이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SMR이나 핵융합은 지금 당장 쓸 수 없는 기술이다.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았다. 한수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30년까지 SMR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핵융합이 상용화되려면 2050년 이전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연구개발 특성상 실제 해당년도에 상용화가 완료될 지는 불확실하다. 이들 기술을 둘러싼 안전성과 핵폐기물 논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이다. 반면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기술은 전 세계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실존하는 기술이다. OECD 유럽국가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이미 40%를 넘겼고, 50%를 넘긴 나라들도 이미 상당수 있다. 이런 가운데 아직 개발도 되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핵기술을 대안을 제시하는 여당 대표의 모습에 매우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


그동안 핵발전에 대한 애착과 재생에너지 가짜뉴스 설파한 국민의힘의 김기현 원내대표의 발언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탈원전 국가 손실이 1천조 원’에 달한다는 핵산업계 인사들의 이야기를 아무런 검증 없이 인용하고, 석탄과 천연가스 등 연료비 인상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탈원전 때문이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진짜’는 하나도 없다. 최근 몇 년간 핵발전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고, 핵발전소 추가 폐쇄는 이뤄지지도 않았다. 국민의힘 논리대로라면 핵발전량이 늘었으니 전기요금은 내려야 할 텐데, 이에 대한 언급은 없이 과거부터 해오던 ‘기-승-전-탈원전 반대’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어제오늘 국회에서 진행된 거대양당 대표의 연설은 그간 양당이 보여왔던 태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긋지긋하다. 겉으로는 ‘탈원전’을 내세우지만, 수출용을 명분으로 핵에너지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않는 더불어민주당, ‘기-승-전-탈원전 반대’를 유지하면서 가짜뉴스 설파에 여념이 없는 국민의힘. 두 거대양당의 모습에서 기후위기 대응의 진정성이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고려는 찾아볼 수 없다.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과정에서 어떠한 에너지를 선택할 것인지는 우리 후손들을 위해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지금은 화석연료·핵에너지의 과감하고 질서 있는 퇴각과 재생에너지의 단계적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언제 개발될지 알 수도 없고 안전성 검증도 끝나지 않은 기술에 인류와 지구 생태계의 미래를 걸수 없다는 점을 거대 양당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2021년 6월 17일

정의당 기후·에너지정의특별위원회

(위원장 이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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